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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콜 펀드'에 1.4조원 몰리며 히트…이유는?


횡보장세에 매월 1~1.5% 수익 축적…증시 하락시 손실 유의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최근 중위험·중수익의 새로운 투자상품으로 '커버드콜 펀드'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올 들어서만 1조4천억원을 순식간에 끌어모았다.

하지만 수익구조가 복잡하고, 상승이나 하락장세보다는 횡보장세에 걸맞은 상품인 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선택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23일 신한은행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홍콩 H지수에 투자하는 '신한BNPP홍콩H커버드콜' 펀드가 판매에 들어갔다. 신한은행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내놓은 세 번째 커버드콜 펀드 상품이다.

신한은행은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의 협업을 통해 지난해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신한BNPP커버드콜'을 선보였고, 지난달에는 유럽주식에 투자하는 '신한BNPP유로커버드콜' 판매를 시작했다.

신한BNPP커버드콜 펀드는 지난해 5월 설정됐으나 판매가 급증하기 시작한 것은 올해 3월부터다. 이후 한 달에 1천억~3천억원씩 자금이 유입되며 올해 손꼽히는 '히트 투자상품'이 됐다. 지난달에만 3천200억원이 들어왔다. 현재 순자산은 1조4천억원 이상으로 1년여 만에 초대형 펀드 반열에 올라섰다.

지난 7월10일 설정된 '신한BNPP유로커버드콜' 펀드 역시 출시 한 달여 만에 설정액 550억원을 돌파하며 커버드콜 인기를 이어갔다.

'동부커버드콜2.0레버리지' '교보악사퇴직연금분할매매커버드콜' '삼성KODEX 미국S&P고배당커버드콜 상장지수펀드(ETF)' 등도 올 들어 줄줄이 출시됐다.

◆커버드콜, ELS와 뭐가 다른가

커버드콜 펀드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께에도 국내 출시됐다 크게 빛을 못 보고 사라진 펀드다. 하지만 최근에는 수익구조와 전략에서 안정성을 강화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수익률이 코스피200지수 등 주식과 연동되면서도 일반 주식형펀드보다 안전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주가연계증권(ELS) 같은 상품과 콘셉트가 비슷하다.

ELS 시장이 2015년 홍콩H지수 급락 사태 등을 겪고 다소 시들해진 가운데, 이 같은 상품 수요가 일부 커버드콜 펀드로 이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ELS 발행규모는 지난달 4조3천75억원으로 지난 3월 이후 계속 감소했다.

하지만 커버드콜 펀드의 수익구조는 ELS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무작정 갈아타기보다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ELS는 주가가 올라 조기상환 조건을 채우거나 만기 때까지 원금손실이 없으면 정해진 만기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코스피200 등 지수형의 경우 수익률이 연 3~5% 정도다.

주가가 하락해도 30~50% 정도까지 떨어지지 않는다면 원금이 보장되며, 정해진 수준 밑으로 하락할 경우 그 다음부터는 주가 하락이 그대로 손실로 반영된다.

커버드콜은 주식이 상승할 경우 ELS보다 높은 수익률도 기대할 수 있다. 제로인에 따르면 신한BNPP커버드콜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지난 18일 기준 6.80%다.

커버드콜의 수익은 주가 상승률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매월 단위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에 따라 정해진다. 지수가 더 오르더라도 프리미엄 이상의 수익률은 올릴 수 없다. 코스피지수가 연초 이후 16% 이상 오른 것에 비하면 성과가 낮은 것도 그 때문이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에 따르면 최근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은 약 1.0~1.5% 수준을 나타냈다. 펀드도 매달 이만큼의 수익을 올렸다고 보면 된다.

신한BNPP커버드콜 펀드는 코스피 지수가 꾸준히 올랐던 올 1~6월까지 매달 각각 0.9~1.4% 수익률을 올렸다. 하지만 증시가 출렁였던 7월에는 한달 수익률이 0.15%에 그쳤다.

주가가 하락할 경우에는 하락률에 따라 손실이 난다. 다만 프리미엄만큼은 손실을 만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안정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코스피 지수가 월 1.5% 하락했는데,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이 1.0%였다고 하면 펀드의 손실은 0.5%가 되는 것이다. 신한BNPP커버드콜 펀드는 최근 한 달간 코스피지수가 2.62% 하락하는 동안 손실이 1.21%에 그쳤다.

◆횡보장세에 강한 펀드…원금손실 가능성 염두 둬야

수익 상단은 제한돼 있지만 손실 하단은 제한이 없다는 점에서 투자자에게 불리한 구조로 볼 수도 있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서는 주식형 펀드보다 우수한 성과를 올릴 수도 있다.

바로 증시가 소폭으로 오르락내리락 하는 보합장세를 보일 경우다. 증시가 하락할 경우에도 손실이 적고, 상승할 때에는 꾸준한 월 수익률을 누적해서 쌓음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또한 ELS와 달리 원하는 때 매수와 환매를 자유로이 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김희정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퀀트운용팀 차장은 "최근 커버드콜 펀드의 인기에는 시장상황에 대한 전망이 깔려 있다"며 "코스피가 많이 올랐으니 앞으로 추가 상승보다는 쉬어가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이 가입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커버드콜 펀드의 수익률을 결정하는 콜옵션 매도 프리미엄은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데, 대체적으로 상승 가능성이 높고 변동성이 높을수록 비싸진다.

설태현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콜옵션이라는 것은 주가가 오르든 내리든 현재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며 "증시가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면 프리미엄이 오른다"고 전했다.

또한 증시 변동성이 높을수록 상승 가능성이 크므로 프리미엄이 비싸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최근 시장에서는 코스피지수보다 유로스톡지수가 변동성이 높으며, 홍콩H지수는 그보다도 더 변동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 애널리스트는 "다만 변동성이 높다고 무조건 커버드콜 전략이 좋은 것은 아니다"며 "증시가 크게 오르거나 떨어질 것 같을 때 사는 펀드가 아니라, 꾸준히 안정적으로 간다는 것으로 예상될 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커버드콜 펀드라고 해서 증시가 하락할 때 원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므로 주의가 당부된다고 덧붙였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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