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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車시장"…파업·통상임금 등 발목


완성차·부품업계 글로벌 경쟁력 위축 우려

[아이뉴스24 이영은기자] 국내 자동차 산업이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 탓에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중저가격대 소형차 위주의 수출구조 및 R&D 투자 부족도 경쟁력의 한계를 가져오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22일 서울 팔래스호텔에서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진단과 대응'이라는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현 자동차 업계가 맞닥뜨린 위기 해법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는 정진행 현대차 사장과 박한우 기아차 사장, 황은영 르노삼성차 본부장,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과 신달석 자동차산업협동조합 이사장 등 완성차 및 협회 관계자는 물론 김수욱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 조철 산업연구원 박사 등 학계 관계자들도 참석해 함께 머리를 맞댔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시장은 내수와 수출, 생산 3축 모두 2년 연속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부품 수출도 완성차 글로벌 판매 부진에 따라 2014년 이후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에만 전년 대비 5.7% 하락세를 보였다.

이같은 한국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고비용·저효율 생산구조가 주요 원인이라고 관계자들은 한 목소리를 냈다.

자동차 산업은 인건비, 생산성, 유연성 등이 경쟁력의 핵심인데 국내 시장의 경우 가장 높은 임금 수준으로 인건비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5사의 연간 평균임금은 지난해 9천213만원으로 2005년 대비 83.9% 인상됐으며, 해외 시장과 비교 시 인건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큰 편에 속한다.

뿐만 아니라 한국의 자동차 1대 생산 시 투입되는 시간은 일본이나 미국보다 각각 11.2%, 25.8% 더 많이 소요되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것이 업계의 시각이다.

김용근 자동차산업협회장은 "한국 자동차 산업은 내수 ·수출 ·생산의 삼각축이 2년 연속 감소하고 주요 생산국 중 우리나라만 2년 연속 후진했다"면서 "30년간 계속된 대립적 노사관계, 인건비,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자동차 산업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자동차 산업이 선진국을 따라잡아야할 시점인데 오히려 중국이나 멕시코 등에 쫓기는 상황"이라며 "현재 위기가 계속되면 회복 모멘텀이 쉽지 않을 것이다. 재도약과 후퇴의 기로에 서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 자동차 업체는 인건비가 세계 최고 수준인 반면 영업이익은 최하위 수준"이라며 "통상임금 문제가 업계에 불리하게 나오면 과거와 현재 부담 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부담을 지게되어 산업 경쟁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회장은 매년 자동차 업계에서 임단협 파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 "우리나라 임금 구조는 생계비 보전 형태에 기반해 매년 (노조가) 임금으로 투쟁하게 됐다"면서 "치열한 국제 경쟁 시대에 자동차 업계에서 파업하는 나라는 우리나라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파업에 따른 경제적 손실, 경영의 불확실성, 외국인 투자 환경 악화가 발생한다"면서 "정부에서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전문적인 노사정 합의기구를 가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수욱 한국자동차산업학회장도 노사 문제 해결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욱 회장은 "자동차는 인건비 부담이 높은 산업"이라며 "인건비 부담이 늘면 고정비가 증가하고 고정비 증가는 연구개발비 감소로 이어지기 때문에 협력적 노사 관계 규제화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계에서도 자동차 산업이 위기 상황이라는 것에 공감하며, 정부 차원에서 지원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

박광식 현대차 부사장은 "해외 시장이 어렵고 국내에서도 판매가 줄고 있다"면서 "노사 관계를 포함한 각종 제도나 환경이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에서) 내수 안정화를 위해 정책적 제도를 검토해주면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우 기아차 사장은 이달로 예정된 통상임금 선고와 관련 "통상임금 소송분은 과거분이어 법원 판결을 존중하고 따르면 되지만, 미래분이 중요하다"면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이 되면 야근과 잔업에 비용을 더 들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 사장은 "앞으로 노동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불확실성을 법적으로 정리해서 불확실성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영은기자 eun0614@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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