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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운전사' 실존기자 부인 "영화 보고 잠 못 이뤘다"(인터뷰①)


"'택시운전사',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故 위르겐 힌츠페터의 부인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가 영화 '택시운전사'를 관람한 소감과 함께 우리나라에 고마움을 표현했다.

10일 오후 서울 압구정의 한 카페에서 지난 8일 방한한 에델트라우트 브람슈테트의 라운드 인터뷰가 진행됐다.

힌츠페터는 '택시운전사'(감독 장훈, 제작 더 램프(주))에서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이 연기한 실존 인물.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취재해 당시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린 독일 기자다. 우리나라에서는 '푸른 눈의 목격자'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난 2016년 1월 사망한 힌츠페터의 유품은 광주 망월동 5.18 묘역에 안치됐다.

브람슈테트는 지난 9일 우리나라에서 영어 자막으로 '택시운전사'를 관람했다. 영화는 힌츠페터가 당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취재한 실제 이야기를 전한다. 브람슈테트는 "내용은 다 알고 있었지만 극장에서 그 내용을 본 것에 흥분했다.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벅찬 느낌을 받았다"며 "남편과 함께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고 밝혔다.

"특히 영화에서 시민들이 죽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웠고 인상적이었어요. 영화의 장면은 리얼했어요. 관련 다큐멘터리가 전에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더 실제적이었어요. 그리고 배우들의 감정 표현이 되게 섬세했죠. 굉장히 잘 만들어진 영화라고 생각해요."

힌츠페터를 연기한 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에 대해선 "캐스팅을 굉장히 잘하신 것 같다. 외모도 흡사했고 표정과 동작도 실제 힌츠페터와 같았다. 동작이 정적이면서도 의지가 강한 모습을 연기한 토마스 크레취만은 힌츠페터의 모습 그대로였다"고 설명했다.

'택시운전사' 말미에서는 힌츠페터의 실제 모습이 등장한다. 브람슈테트는 "그 인터뷰 영상을 찍었을 때 바로 옆에 있었다. 남편에게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과거가 아니었다. 힌츠페터의 인생에서 대한민국의 광주는 빼놓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지난 1995년 기자직에서 은퇴한 힌츠페터는 우리나라 민주화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2003년 제2회 '송건호 언론상'을 수상했다. 힌츠페터는 당시 수상 소감에서 택시운전사 김사복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장훈 감독은 "지난 2008년 위르겐 힌츠페터가 택시기사 김사복과 광주 시민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던 수상소감에서 시작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브람슈테트는 힌츠펜터가 생전에 김사복에 대해 했던 말을 전했다.

"힌츠페터 가슴에는 항상 김사복이라는 존재가 남아있었어요. 남편에게 '김사복 씨를 다시 만나고 싶냐'고 물었을 때 남편은 말을 잇지 못하고 울컥했어요. '김사복 씨가 살아있었다면 만나러 기꺼이 한국에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죠."

브람슈테트는 힌츠페터가 김사복 씨를 그리워했다는 말을 전하며 울컥한 감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힌츠페터가 자신이 겪었던 일을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을 왜 동의했는지도 밝혔다.

"더 램프('택시운전사' 제작사)에서 이 영화를 찍고 싶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거절했어요. 어떤 곳인 줄 잘 몰랐으니까요. 후에 더 램프를 조사했는데 한국에서 알아주는 제작사라는 걸 알게 됐어요. 남편은 자기가 겪은 한 역사가 잊히는 걸 원하지 않았어요. 당시의 일과 관련해 언론 보도도 있었고 다큐멘터리도 있었지만 영화로 만들어지면 더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다음 세대가 역사를 영화로 배우면 비주얼적으로 효과가 크다고 생각했죠. 역사 시간에 아이들이 이에 대해 공부할 수도 있지만 영화는 보고 듣고 느끼는 효과가 있어서 더 잘 전달될 수 있죠. 그래서 남편은 영화 제작 제의를 받아들였어요."

1980년 5.18 광주민화운동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상들은 적지 않다. 힌츠페터와 관련된 영상들도 있다. 지난 2003년 KBS에서 방송한 다큐멘터리 '푸른 눈의 목격자'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여전히 당시의 참상을 기억하고 눈물 짓는다. '택시운전사'의 흥행 열풍이 이를 증명한다. 지난 2일 개봉한 '택시운전사'는 이날 개봉 8일 만에 6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택시운전사'가 우리나라에서 흥행 열풍이 불고 있는 이유에 대해 브람슈테트는 "저도 잘 모르겠다. 오히려 누군가에게 그 이유를 묻고 싶다"고 웃으며 말했다. 다만 "그래도 이유를 생각해보면, 유명한 배우 송강호 때문에 아닐까.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한 것도 한몫 하지 않을까.(웃음) 영화가 당시 광주를 다룬 것 그 하나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 것 같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택시운전사' 열풍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힌츠페터를 추모하는 분위기도 일어나고 있다. 당시 광주의 참상을 전세계에 알린 힌츠페터의 직업 정신과 희생은 영화를 통해 우리나라 관객에게 다시 한 번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브람슈테트는 이런 상황에 대해 "감사하다는 말밖에 드릴 수 없다"고 울먹거리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조이뉴스24 유지희기자 hee0011@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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