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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손석희는 왜 송중기를 극찬했을까


민감한 질문 세례 후 "스스로 위상 높이는 배우"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배우 송중기가 '뉴스룸' 손석희 앵커의 마음까지 훔쳤다. 조심스러우면서도 소신이 있는 태도로 예민한 이슈들에 답하고, '뉴스룸' 시청자로서의 남다른 애정까지 내비치며 까다로운 인터뷰어 손석희의 극찬을 얻었다.

27일 JTBC '뉴스룸' 대중문화초대석 코너에는 영화 '군함도'로 관객을 만나고 있는 배우 송중기가 출연했다. 이날 송중기는 두 시간여 전 방송사에 도착해 준비를 하는가 하면 코너 시작과 동시에 손석희 앵커를 향해 "뵙고 싶었다"고 인사해 '뉴스룸'에 대해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JTBC 인기 프로그램 '썰전' 애청자임을 고백하고, '팩트체크' 코너에 이슈를 발제하는 재치도 보였다.

영화의 스크린 독과점 논란과 한일 과거사 관련 문제 등 쉽지 않은 질문에도 소신껏 자신의 답을 내놓는 송중기의 모습은 손석희 앵커에게 "스스로 위상을 높이는 배우"라는 칭찬을 이끌어냈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송중기를 향해 '군함도'가 지난 26일 개봉해 97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독과점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을 언급했다. '군함도'는 일제 강점기 일본 군함도(하시마, 군함 모양을 닮아 군함도라 불림)에 강제 징용된 후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송중기는 이에 대해 "오늘이 기자 분들과 마지막 인터뷰 날이었다. 인터뷰 하면서 많은 피드백을 받은 질문이었다"며 "영화에 참여한 배우의 입장에서 관객들께서 많이 찾아준 점은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한다. 그것은 부인할 수 없다. 그런데 내가 배급 전문가가 아니라서 함부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기는 하다. 앞으로 저희 영화를 어떻게 봐주실지 관객들이 평가해 주시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있다"고 답했다.

손 앵커가 더 명확한 답을 원하자, 송중기는 "우선 첫날 97만이라는 관객이 들었다고 한다. 엄청난 숫자라 생각한다"며 "이틀째 아침에 100만 관객이 넘었는데 독과점 논란이 있다는 것을, 많은 분들의 비판이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참여한 사람 중 한명이지만 전문가가 아니라서 그쪽 분야에 대해 자세히 몰라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는 이야기였다"고 부연했다. 손 앵커가 "이런 이야기는 다들 곤란해한다. 주연 배우 입장에서 배급에 관여한 것이 아니니까"라고 말하자 송중기는 "그래도 참여한 사람의 한 명이기는 하다"고 부채감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영화 속 특정 장면이 지난 겨울 광장을 뜨겁게 달군 촛불집회를 연상시킨다는 질문에도 송중기는 시나리오를 받았던 때와 촬영 당시를 떠올리며 답을 이어갔다. 그는 "충분히 연상 가능하다 생각한다. 시기적으로 처음 받은 초고가 2015년 겨울이었는데 그 때부터 있던 장면"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 전에 나온 시나리오였지만, 우리도 현장에서 재밌던 부분은 그 장면을 촬영한 날이 실제 서울에선 촛불집회를 하던 날이었다는 것"이라며 "현장에서도 뭔가 분위기가 끓어올랐던 날이었다 보는 분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지만 솔직히 연상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군함도'가 때아닌 '평점 테러'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 대한 질문도 날아들었다. 송중기는 "그렇게 연연하는 편은 아니다. 그런 평가를 한 분도 그 분의 생각이 있을 것이다. 그런 분의 생각도 존중해야 하는 것이 대중문화의 매력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에 손 앵커는 송중기의 여유로우면서도 신중한 태도에 극찬을 내놨다. 그는 "대화해보니 느껴지는 것이 있다. 인터뷰를 하게 되면 감독, 제작자, 배우 인터뷰가 다를수 있는데 내가 송중기를 맞이하며 제작자, 감독에게 던질 질문을 막 던졌다"고 입을 연 뒤 "맨 처음에 독과점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도 물었는데 무슨 생각이 드냐하면, 내가 너무 칭찬을 하는지 몰라도 '자기가 알아서 배우 위상을 높이는 배우'라는 생각을 잠시 했다"고 말해 송중기의 미소를 자아냈다.

손석희 앵커는 송중기를 향해 '군함도'에 출연하며 달라진 모습이 있는지도 물었다. 그는 "우선 우리 영화가 오락성 부문에서 강점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역사적 사실을 기반으로 했으니 좋은 의미도 담겼다 생각했다"며 "변화라 말한다면 아무래도 촬영 시점이 작년 대한민국이 한참 모든 국민들이 우울해 있었던 때였다. 저 역시 많이 우울해 했었다"고 답했다.

송중기는 "나도 배우지만 33세 젊은이 중 하나로서, 과거에는 내 분야, 배우, 연예계라는 부분에 집중했었다면 촬영 시기 때문인지 혹은 이 작품에 더 의미가 있어서였는지 다른 분야에 더 관심이 가기 시작하더라"고 돌이켰다. "정치 사회 분야를 말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송중기는 "그렇다. 포털에서도 연예란을 많이 봤다면 다른 부문도 봤다. 처음으로 '썰전'도 전회 다 시청했다"고 말했다.

이날 손석희 앵커는 오전 있었던 일본 관방장관 스가 요시히데의 브리핑 내용을 언급하며 송중기의 새 영화 '군함도' 관련 이슈에 대해서도 생각을 물었다. 스기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강제동원 피해자의 (피해보상) 청구권은 소멸된 상태"라며 당시 피해자들의 상황을 다룬 '군함도'의 내용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친 바 있다.

송중기는 이어진 쉽지 않은 질문들에 웃어보이며 "류승완 감독이 갑자기 보고싶다"고 말하면서도 "오늘 기사를 접했다. 보다보니 대한민국 외교부에서도 브리핑을 했더라. 내가 정치 외교 전문가는 아니기 때문에 자세한 전문적 지식에 대해선 모르겠지만 하나 확실한 것은 그 곳에서 피해를 입고 한을 풀지 못한 어르신들이 실제로 계시다는 것"이라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그래서 우리도 그 분들의 증언을 따라서, 물론 영화가 허구지만, 사실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일본 정부 주장은 조금 안타까운 면이 있다. 좋아하는 코너인 '팩트체크'에서 다뤄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뉴스 게스트로서 데스크에게 이슈를 발제한 셈.

손 앵커는 송중기와의 대화에 흥미를 느낀다는듯 미소를 지으며 "알겠다. 이야기하다보니 재밌다"며 "시간이 다 됐다고 하는데 조금 더 하겠다"고 말해 또 한 번 웃음을 줬다. 이어진 질문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 이슈와 관련해 배우 송중기가 함께 뉴스에 등장했던 사건이었다.

당시는 박 전 대통령이 배우 송중기가 함께 한 행사에 참석한 영상은 물론, 그가 한류 사업과 관련해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신드롬급 인기를 얻은 송중기의 영상을 만들라고 지시한 사실이 다시 관심사로 떠오른 때였다.

손석희 앵커는 "작년에 이 영화 찍을 때 어두운 시기라고 했었는데,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송중기는 "'뉴스룸'에 내 이름이 등장해 깜짝 놀랐다"고 답했다. 당사자로서 어떤 생각을 했는지 묻자 그는 "실제 있었던 팩트니까"라고 답한 뒤 "나는 씁쓸했다"고 알렸다. "씁쓸하다는 건 알아서 해석할까"라고 묻는 손 앵커에게 송중기는 웃으며 "살려주십시오"라고 답해 웃음을 줬다.

손 앵커는 "알았다. 알아서 해석하겠다"며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인 것 같다"고 말했다.

코너를 시작하며 '군함도' 개봉, 그리고 배우 송혜교와의 결혼을 '큰 일 두 가지'라 지칭한 송중기는 방송의 말미 엔딩곡을 추천하며 이틀을 고심한 배경도 알렸다. 이 역시 송혜교를 향한 애정이 뚝뚝 묻어나는 사연이었다.

손석희 앵커는 "엔딩 곡을 트는데, 한 곡을 골라 달라 했더니 이틀 간의 장고 끝에 (송중기가) '쉘부르의 우산' 주제곡을 추천했다"며 그 이유를 물었다.

이에 송중기는 "그 영화를 몇 개월 전 처음 봤다. 오래전 영화"라고 말한 뒤 "솔직히 말씀드려야 하나? 굉장히 좋은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고 음악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결혼을 앞둔 여자친구가 좋아하는 곡이라 장고가 필요했다"고 답해 연인을 향한 사랑을 드러냈다.

손 앵커는 "나도 고등학교 때 굉장히 좋아한 곡"이라며 "늦었지만 다시 한 번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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