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중장년 여성, 남성보다 결혼·가족 만족도 낮다


남자는 자녀·배우자, 여자는 지인·친구와 있을 때 행복감

[아이뉴스24 김다운기자] 한국의 중장년 남성은 자녀나 배우자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지만, 중장년 여성은 지인·친구와 있을 때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여성들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서 크게 행복함을 느끼지 못했다.

라이나생명이 설립한 라이나전성기재단의 헬스&라이프 매거진 '헤이데이'와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는 공동으로 '대한민국 중장년의 일상에서의 행복'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해 27일 발표했다.

이 중 누구와 있을 때 행복한지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한국 중장년은 혈연처럼 강한 관계보다는 지인·이웃(1위, 8.3점)처럼 가볍지만 친근한 관계에서 더 큰 행복감을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장·동료(6위, 7.52점) 등 업무적 관계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있는 시간은 혼자 있는 것만큼이나 스트레스를 겪는 일이라고 조사됐다.

즉 업무적 관계처럼 목적이 아닌 수단인 관계는 상대적으로 행복감, 외로움, 스트레스 측면에서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다.

또한 중장년층을 특정해서 보면 일상에서 사회적 관계를 맺는 상대를 분석한 결과 누군가와 소통이나 대화 없이 혼자 있는 경우가 전체의 약 58%나 됐다.

성별로 분석하면 남성이 혼자 있는 경우가 여성보다 8% 정도 높았다. 이는 많은 중장년들이 외로움에 노출돼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로, 행복의 측면에서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일상에서 관계를 맺는 대상에 따른 행복도를 성별로 분석하면 명확한 남녀 차이가 관찰된다.

남성들은 다른 상대보다 자녀·배우자 등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더 행복하지만, 여성들은 이웃·지인, 친구·연인과 함께할 때 행복감이 가장 높으며 가족(부모·형제·친지) 다음으로 배우자를 꼽았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는 "여성이 남성보다 결혼 생활 및 가족 관계에서의 만족감이 떨어진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자녀·손주와 함께 있을 때의 행복도에서 남녀 차이가 두드러진다.

남성은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는 관계지만, 여성은 다른 관계들에 비해 행복감이 높지 않다.

행복연구센터는 "사회 인식이 많이 변했다고 해도 아직까지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육아 부담을 훨씬 더 많이 가지고 있으며, 여성들에게 자녀·손주와 함께 있는 것은 노동의 연장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자녀·손주'와 함께 식사할 때도 행복감의 차이가 컸다. 남성은 행복감이 8.38점인데 반해 여성은 7.71점이었다.

나이별로 살펴보면 유독 50대는 배우자와 있을 때의 행복감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30대와 40대는 배우자와 함께 있을 때 가장 큰 행복감을 느끼지만 50대는 배우자의 순위가 뚝 떨어지고, 같이 있을 때 받는 스트레스 지수는 올라갔다.

50대 은퇴를 앞두거나 경제력을 상실하면서 배우자간 갈등이 높아지거나 그동안 쌓여온 긴장이 촉발되며 나타나는 현상으로도 분석된다.

이런 결과는 황혼이혼의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으므로 경제활동의 시기를 늘려주는 것은 가족해체를 막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진단됐다.

행복연구센터는 "남성보다 여성이, 30·40대보다 50대 이상이 배우자 등 가족과의 관계에서 얻는 행복감이 적다는 것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제력 상실과 전통적 가족관계에서 오는 피로감으로 인한 가족해체를 막기 위해 관계의 인식이 변할 수 있도록 사회와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행, 여가활동에 행복 느끼지만 많이 못 해

한국의 중장년은 여행, 종교 활동, 여가 활동을 할 때 가장 행복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 일상 활동별 행복감은 여행, 종교 활동, 실외 여가, 자원 봉사, 대화, 운동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상대적으로 행복을 느끼지 않는 활동들은 노동과 관련된 활동으로 육아 및 가사 활동, 업무, 출퇴근·등하교·이동, 공부·수업과 같은 활동이었다.

또한 일반적 기대와 달리 TV 시청 및 컴퓨터·스마트폰 사용은 행복감이 떨어지는 활동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한국 중장년의 일상 활동 빈도를 살펴보면 행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가장 빈번하게 한 활동으로 업무, TV 시청, 먹기, 육아 및 가사 활동 순이었다.

행복감을 주는 여행, 종교 활동, 여가 활동이 전체 활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 미만이었다.

행복의 측면에서 본다면, 한국의 중장년이 행복감을 느끼지 못하는 일상을 살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나이가 들수록 업무에서 오는 행복감이 커진다는 것이다. 은퇴 후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 일을 하는 것이 행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행복연구센터는 "행복한 일상을 만들고 싶다면 일상 활동을 재구성할 필요가 있다"라며 "TV와 스마트폰을 멀리하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행복한 일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30~50대의 사람들에게 공부·수업은 행복감이 떨어지는 활동이지만, 유독 60대는 공부·수업을 통해 얻는 행복감이 여행만큼이나 높았다.

행복연구센터는 "다른 연령대는 공부·수업을 일처럼 경험한 데 반해, 60대는 여가처럼 경험하는 것으로 여긴다"고 분석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총 480명(서울 거주, 30~60대)의 성인 남녀가 참여했다. 경험표집(EMS)과 일기 설문을 이용해 2주 동안 하루 세 번 참여자들의 '일상에서의 행복'을 실시간으로 체크했다.

김다운기자 kdw@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중장년 여성, 남성보다 결혼·가족 만족도 낮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