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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퀄컴과 특허분쟁 이면…AP 원칩화 '포석'


라이선스 비용 재조정 통해 기존 계약 재설계 가능성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애플과 퀄컴이 미국 등에서 특허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통합 모바일AP 개발을 위한 절차 중 하나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애플이 통신모뎀을 자체 개발하기 위해서는 퀄컴의 특허가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수익성도 따져봐야 한다. 애플은 최근 GPU 협력사인 이매지네이션과의 관계를 끊기도 했다.

애플은 지난 1월 퀄컴을 상대로 특허를 과도하게 남용하고 있다며, 10억달러(한화 약 1조2천억원)의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퀄컴은 즉각 반발해 지난 4월 미국 법원에 애플을 제소했다. 이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도 애플이 특허를 침해했다며, 아이폰 미국 판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애플이 퀄컴을 제소한 목적은 분명하다. 퀄컴에 지불하는 특허 라이선스 비용을 낮추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애플은 초기 아이폰의 경우 인피니언으로부터 통신모뎀을 공급받았지만, 인피니언 무선사업부가 인텔에 인수되면서, 퀄컴의 통신모뎀을 공급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아이폰7 시리즈 이전까지만 해도 퀄컴 통신모뎀이 전량 탑재됐다.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퀄컴에게 지불해야 할 특허 라이선스 비용은 기기당 약 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통신모뎀 이외에 비싼 부품을 써 기기 가격을 올려도 이에 따른 특허비용은 여전히 기기당 5%다.

퀄컴도 억울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퀄컴은 애플에 통신모뎀을 독점 공급하는 조건으로 막대한 리베이트를 지불했을뿐만 아니라 통신모뎀칩을 생산단가 이하에 납품했다. 하지만 애플은 이러한 계약을 깨고, 지난해 아이폰7에 인텔 통신모뎀칩을 들여왔다.

애플이 퀄컴을 흔드는 외형적인 이유는 수익성 확보를 위한 특허 라이선스 비용의 재조정으로 예상되지만 내부적으로는 통신모뎀을 자체 개발하겠다는 전략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 인텔 통신모뎀 수급은 퀄컴 이외에 대안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 하나의 사례다.

24일 업계 관계자는 "타 부품과 달리 애플은 유독 CPU 자체 설계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아이 디바이스의 A 시리즈가 대표적이다"며, "중요 하드웨어 부품의 수직 계열화를 통해 비용 절감과 기기 최적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자체 통신모뎀을 개발하고 있다는 정황은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5G와 사물인터넷 시장 공략을 위해서라도 개발에 뛰어들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대체적으로 업계에서는 최적화에 따른 기기 성능 향상, 부품 비용 절감, 차후 제품 로드맵을 고려한 계획으로 추정됐다.

시장조사업체 IHS 등에 따르면 모바일AP와 통신모뎀이 투칩 형태로 집적됐을 때와 통합 원칩 모바일AP의 부품단가를 계산했을 때 윈칩쪽에 많게는 절반 가량 더 저렴한 것으로 측정됐다.

최근 애플이 퀄컴 부사장이었던 애신 터지오글루를 영입하면서 이러한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애신 터지오글루 퀄컴 전 부사장은 링크드인을 통해 "지난 8년간 퀄컴에서 환상적인 일을 해왔으며, 새로운 모험을 위해 이직한다"며, "애플에서 새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게재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통신모뎀을 모바일AP에 통합한 엑시노스 원칩을 선보였다. 올해 출시된 갤럭시S8 시리즈 역시 엑시노스8895 원칩이 내장됐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시장 공략을 위한 AP를 시작으로 프리미엄 라인업까지 원칩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밖에 모바일AP를 설계하는 업체들 사이에서 원칩화 경향이 거세지고 있다. 비용절감뿐만 아니라 기기 내부 여유 공간을 확보할 수 있으며, 성능까지 높일 수 있다. 다수의 기능이 추가되고 있는 최근 전략 스마트폰의 경우 성능, 전력, 크기 등은 중요한 화두다.

한편, 애플은 통합 모바일AP 설계를 위한 절차로 지난 4월 이매지네이션과 결별을 선언했다. 이매지네이션은 애플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모바일GPU인 파워VR을 공급하고 있는 기업이다. 스마트폰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장되면 2012년 이매지네이션은 20억파운드(한화 약 2조9천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보유하기도 했으나 애플의 이별통보로 매각 위기에 봉착했다.

애플은 최근 이매지네이션의 파워VR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내부적인 커스터마이징을 거쳐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에 탑재시키고 있다. 애플이 이를 위해 GPU 인력을 확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통신모뎀과 마찬가지로 GPU도 특허를 피해 독자 설계하기 어려운 부품 중 하나다. 애플은 이매지네이션을 인수하지 않겠다고 지난해 확원한 바 있으나 태도를 바꿀 가능성도 지적된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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