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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채나] 여당이 안 보인다


[아이뉴스24 윤채나기자]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두 달. 그간 여의도 정가는 초대 내각 인사청문회로 떠들썩했다. 야당이 일부 국무위원 후보자 임명에 반발하며 국회 일정 보이콧을 무기로 휘둘렀고, 문재인 대통령은 매번 정면돌파를 택했다.

송영무 국방부·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 문제를 놓고도 같은 양상의 대치가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3당 모두 지명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할 가능성이 높다.

문 대통령과 야당의 거듭된 신경전으로 추가경정예산안·정부조직개편안 논의 역시 표류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독일 순방을 마치고 돌아와 송·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할 경우 추가경정예산안·정부조직개편안은 정쟁의 뒤편으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안개 속인데 집권 여당은 이상하리만치 조용하다. 아무 말도,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아 조용하다는 게 아니다. 집권 여당으로서 발휘해야 할 정치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존재감 없는 상태라는 말이다.

더욱이 집권 여당 대표는 말 한 마디로 실낱같은 협치의 가능성을 끊어버렸다. 야당에서 유일하게 추가경정예산안·정부조직개편안 논의에 참여해 온 국민의당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발언 하나로 등을 돌렸다.

문준용 취업특혜 제보조작 사건은 결코 가벼운 게 아니다. 그러나 집권 여당 대표가 굳이 협조적인 야당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릴 필요가 있었을까. 이 사건은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점에서 더욱 말을 아꼈어야 했다. 그러나 추 대표는 '북풍 조작' 발언으로 국민의당에 또 한 번 칼을 꽂았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야당이 아니다. 공격에 치중하기 보다는 꼬인 정국을 풀 정치력을 발휘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집권 여당은 품위가 있어야 한다. 때로는 넓은 아량을, 때로는 협상력을, 때로는 정국을 주도하는 카리스마를 하루빨리 볼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윤채나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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