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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황에서든 자리 지켜야"…정우람의 '마무리 역할론'


통산 100S까지 -10…"팀 위해 내 자리를 확실히 지킬 것"

[조이뉴스24 김동현기자] "(오)승환이형은 쉽지 않을까요? 우리같은 사람들은 치열하죠"

한화의 '클로저' 정우람은 웃으면서 이렇게 말했다. 어떤 상황에서건 흔들림이 없는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달리 자신은 매 경기 매 순간이 중요하다는 뜻이었다.

기록으로 보았을 때 이러한 말은 겸손이다. 정우람은 올 시즌 4승 2패 12세이브 평균 자책점 3.06을 기록하고 있다. 12세이브는 KBO리그 3위다. 그는 "풀타임 마무리를 맡은 건 올해가 4년 차 정도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SK 와이번스에서 풀타임 마무리를 맡은 이후 릴리프와 클로저를 오가다 한화로 이적한 2016시즌부터 올 시즌까지는 뒷문을 확실히 책임지고 있다.

이번 시즌엔 몸상태가 유독 좋다. 지난 시즌 61경기에서 8승(5패) 16개의 세이브를 따냈던 그는 올 시즌 31경기에서 4승(2패) 12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28일 kt와 경기에서 4-1의 승리를 지켜내며 커리어 통산 90세이브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로는 지난 시즌의 기록을 뛰어넘는 것은 물론, 통산 100호 도움도 달성 가능한 페이스다.

지난 시즌 기록이 저조한 이유엔 교통사고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지난해 5월 27일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했다. 정우람은 "몸이 안 좋다기보다 리듬이 깨지는 부분이 있었다. 정신적으로 충격이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정우람은 "작년과 비교해 몸 상태가 훨씬 좋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엔 팀 성적이 잘 안 나오다보니 집중력에 대한 부분이 아쉬웠다"는 그는 "올 시즌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준비도 잘 했다. 나갈 때만큼은 잘 던지자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부분은 역시 강점인 컨트롤. 정우람은 "요새 나도 모르게 구속이 올라가 힘이 들어간다. 제구력을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마지막에 나가는 투수이니 위기에 몰리면 힘이 들어가는 부분도 있어 고민도 많이 한다. 그래서 속도보단 컨트롤에 신경을 쓴다"고 설명했다.

그의 말처럼 마무리는 경기 마지막에 나가는 투수다. 경기를 끝내야 하는 역할이다. 그것도 거의 매 경기, 타이트한 상황에서 등판이 주 임무다. 그라운드의 어떤 선수보다 부담감이 클 수밖에 없다. 정우람도 마무리 보직에 대해 "정신적 피로가 유독 큰 보직"이라고 고개를 끄덕였다. "오승환이야 쉽겠지만, 우리 같은 사람은 치열하다"고 웃음지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그는 "정신적 피로만 잘 견뎌내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것을 잘 유지한다면 매력적인 보직"이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연신 "승환이 형은 정말 대단하다"고 했지만 그 또한 마무리라는 보직을 즐기는 단계에 까지 온 듯 했다.

치열하게 '클로저'의 자리를 지켜온 그는 본인의 역할에 대해 묻자 "내가 잘 던지든 못 던지든 해야할 것은 내 자리를 지키는 것이다"고 말했다. 얼핏 자기중심적인 답변으로도 들리는 대목이다.

그러나 그에게 '자리를 지킨다'는 것은 지극히 팀 중심적인 사고에서 비롯됐다.

정우람은 "내가 자리를 지켜야 팀으로서 계산이 선다.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팀에 영향을 많이 미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리를 잘 지키고 스스로 관리를 잘 하는 게 내가 해야할 일이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그에게 있어 마무리 보직은 치열한 고민이자 천직이다.

조이뉴스24 청주=김동현기자 miggy@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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