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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지주회사 전환 속도


현대로보틱스 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지분율도 높아질 전망

[아이뉴스24 윤선훈기자] 현대중공업이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한 발짝 더 다가섰다. 지난 12일 현대로보틱스가 1조7천693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13일에는 현대로보틱스가 계열사인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의 주식 일부분을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4월 1일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두고 현대중공업(조선·해양플랜트·엔진),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 현대건설기계(건설장비)로 인적분할 한 바 있다.

현대로보틱스는 전날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의 당해 회사 발행주식을 현물출자받아 그 대가로 현대로보틱스의 신주(438만2천817주)를 발행·배정하는 방식으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겠다고 공시했다. 신주 발행가액은 40만3천687원이다.

현대로보틱스는 이미 전날 공시에서 계열사들의 주식 공개매수 예정수량을 밝혔는데, 이날 예정대로 공개매수 관련 사안을 공시했다. 현대중공업 보통주 820만주, 현대일렉트릭 53만주, 현대건설기계 52만주가 공개매수되며 공개매수 가격은 현대중공업 17만5천159원, 현대일렉트릭 31만6천617원, 현대건설기계 31만7천647원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이번 유상증자와 공개매수가 현대로보틱스의 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에 의하면 지주회사는 설립 2년 내에 상장 자회사의 지분 20% 이상(비상장회사 40%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실제로 이번 유상증자와 공개매수가 이뤄지면 현대로보틱스의 각 계열사에 대한 지분은 현대중공업 27.84%, 현대건설기계 27.87%, 현대일렉트릭 27.65%로 각각 늘어난다. 다만 최대주주만이 공개매수에 응할 경우엔 23.52%의 지분율을 가지게 된다. 현대로보틱스는 현재 각 계열사의 지분을 13.37%씩 보유하고 있다.

현대로보틱스가 각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을 높이면서, 결과적으로 현대로보틱스의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배 체제도 보다 단단해지게 됐다. 현재 정 이사장의 현대로보틱스와 계열사 3곳에 대한 지분은 각각 10.15%다. 만일 정 이사장이 현재 보유 중인 계열사들의 주식을 전량 현물출자해 지주회사 주식으로 바꾸면 정 이사장의 현대로보틱스 지분율은 26.2%로 늘어나게 된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애널리스트는 로보틱스가 보유한 자사주 13.4%를 소각하면 정 이사장의 지분율이 최대 약 33%까지 상승 가능하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어떤 식으로든 정 이사장을 중심으로 지주회사에 대한 지배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 전환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우선 오는 10월 1일까지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로보틱스 지분 7.98%를 매각하는 작업이 남아 있다. 현대미포조선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보유는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하고 있는 신규순환출자여서 분할기일인 4월 1일로부터 6개월 뒤까지 지분 전량을 매각해야 한다.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주식을 보유하려면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한다는 공정거래법 조항도 지주회사 재편에 걸림돌이다. 현대로보틱스가 지주회사가 된다면 현대삼호중공업은 손자회사가, 현대미포조선은 증손회사가 되는데 현대삼호중공업은 현대미포조선의 지분 42.34%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현대삼호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의 나머지 지분을 모두 사들이거나, 남은 지분을 전부 매각해야 한다.

공정거래법은 또 증손회사에 대한 국내 계열회사의 주식 소유를 금지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미포조선이 소유 중인 현대중공업,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지분 7.98%도 매각해야 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현대미포조선의 현대로보틱스 지분 매각은 6개월 내로 처리하면 되고, 증손회사 문제도 2년 안으로 해결하면 되는 부분"이라며 "현재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고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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