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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송강호의 빛나는 시대정신


'변호인'부터 촛불까지, 함께 고민하는 배우 송강호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송강호가 '뉴스룸'에 출연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배우로서의 소명을 밝혔다. '변호인'에 이어 '택시운전사'까지, 연기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이야기들을 그려내온 그가 영화로 희망을 이야기하는 이유를 알렸다.

25일 방송된 JTBC '뉴스룸' 대중문화초대석에는 배우 송강호가 출연해 손석희 앵커와 대담을 나눴다. 영화 작업에 집중해온 송강호가 방송사를 찾아 인터뷰에 응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간 TV 프로그램에 거의 출연하지 않았던 이유를 묻는 질문에 송강호는 "특별한 이유가 있다기보다 이런 자리나 예능 프로그램에서 시청자들에게 즐거움도 드리고 재밌게 해야 하는데 그런 능력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며 "주저주저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못나오게 됐다"고 답했다.

두 사람은 과거 손 앵커가 MBC에 재직하며 파업을 하던 당시 노조 간부와 초청 연극배우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무려 27년 전이다. 송강호는 당시를 떠올리며 "손석희 앵커는 방송국 파업 현장에 있었고 제가 출연한 연극을 초청해주셔서 회사에 와서 공연을 했었다"고 말했다.

송강호는 "기억에 나는 건 저녁 시간 공연 후 고생하셨다고 맛있는 저녁 식사를 사줬던 것"이라고 말했다. 손 앵커는 "섞어찌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때 고생하셨던 분들 잘 계시나"라고 안부를 묻고는 이내 대화 내용의 공공성과 제한된 방송 시간을 의식한듯 질문을 줄여 웃음을 줬다.

이날 송강호는 박근혜 정부 당시 문화예술계 탄압의 증거로 남은 블랙리스트 사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2012년 개봉한 영화 '변호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삶을 그린 바 있다.

그는 당시 사태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당황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주변에서도 혹시 불이익이 있었나 걱정해주는 분들이 있다. 제작자, 투자자들이 곤란을 겪고 어느 정도 불이익 겪은 것은 사실인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나에 대해선 그런 소문이 있었지만 블랙리스트는 은밀하게 작동되는 것이니 겉으로 드러나는 증거, 증인이 없으니 공식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도 "가장 무섭다 생각한 건 그런 소문만으로도 블랙리스트 효력이 발생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송강호는 "예를 들어 내가 어떤 작품을 선택할 때 각본을 읽고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이 작품을 정부에서 싫어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손 앵커가 "자기검열이 무섭다는 뜻인가"라고 묻자 송강호는 "그렇다"고 답했다.

블랙리스트 사태 이후 시나리오를 읽으며 전과 다른 고민을 먼저 하게 됐던 때를 떠올리며, 송강호는 "자기검열을 시작하면 심리적 위축감이 들 수밖에 없다"며 "나 뿐 아니라 많은 예술가들의 순수한 예술적 판단에 이런 우려가 뛰어든다는 것이 가장 불행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개봉을 앞둔 새 영화 '택시운전사'에 대해선 "두어 달 후 개봉하는 내가 출연한 '택시운전사'가 1980년 광주를 배경으로 한다"며 "그 이야기를 듣고 책을 읽기도 전에 손사래 쳤던 기억이 난다. 결국 보고 감동했고, 이 작품의 뜨거움을, 많은 분들과 공유하고 싶은 열망이 두려움을 극복한 케이스였다. 그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다"고 고백했다.

송강호는 영화 속 대사를 전하며 "'아빠가 손님을 두고 왔다'는 대사가 있다"며 "이 말은 택시운전사의 직업윤리를 이야기하는 것도 같지만 그보다 인간의 도리를 이야기하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택시운전사'는 '인간은 도대체 무엇으로 사는가'의 시선으로 1980년 광주를 보지 않나 하는 면에서 (당시를 그린) 다른 작품과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영화 '관상' '변호인' '사도' '밀정' '택시운전사'까지, 사극과 시대극에 자주 출연한 이유에 대해선 "우연의 일치라 하기엔 시대극이 계속 나온다"며 "아무래도 매력적 면이 있다. 시대극이 주는 풍부한 상상력 에너지는 현대물에서 발견할 수 없어 끌렸다. 특별히 선호해 시대극을 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1월 열린 올해의영화상에서 '밀정'으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뒤 내놓은 수상소감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당시 송강호는 "흔히 영화 한 편이 세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냐고 하지만 나는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말한 바 있다.

송강호는 "수상소감을 거창히 말한 것은, 다른 뜻이라기보다는 얼마 전 광화문에서 작은 촛불이 모여 큰 마음을 이루는 것을 보기도 하고 참여도 했다. 영화 한 편은 어찌보면 보잘 것 없는 것 같지만 영화들이 모이고 한걸음씩 나아가다보면 언젠가는 우리가 이야기하는 희망, 원하는 삶의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였다"고 답했다.

답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원한 손 앵커에게 송강호는 "촛불이 작지만 모이면 어마어마한 상징, 발언이 된다"며 "영화도 어떤 작품에서 감동을 받은 관객들이 비록 숫자가 적어도, 그 효과가 불과 몇 시간이라 해도 그 순간은 세상이 바뀌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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