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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림]기립박수=트로피?…칸영화제 호응과 수상의 상관관계


"박수는 예의"…심사는 위원 재량

[조이뉴스24 권혜림기자] 해외 유명 영화제에 초청된 한국 영화 관련 기사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이슈가 있다. 영화제 첫 상영 시 현지 관객들이 보내는 박수가 몇 분이나 지속되는지다. 현재 프랑스 칸에서 열리고 있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를 취재한 국내 기사들 중에도 기립박수 시간 기록을 표기한 제목들이 눈에 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에는 총 다섯 편의 한국 감독 영화가 초청됐다. 그 중 두 편은 경쟁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 홍상수 감독의 '그 후'다. 오늘(24일) 칸 첫 상영을 앞두고 있는 변성현 감독의 '불한당', 지난 22일 첫 공개된 정병길 감독의 '악녀'는 미드나잇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됐다. 홍상수 감독의 특별 상영 부문 초청작 '클레어의 카메라'도 첫 선을 보였다.

올해 '옥자'와 '그 후'는 나란히 4분여 간 기립박수를 얻었다. '악녀' 첫 상영 시에도 비슷한 시간 동안 박수가 이어졌다. 관객들의 박수 소리 속에서 감독과 배우들은 밝은 표정으로 감흥을 나누거나 포옹을 하며 감격을 드러냈다.

영화 뿐 아니라 음악과 공연 등의 예술 앞에서도 박수는 통상 격려나 감격의 적극적 표현으로 쓰인다. 더 길고 우렁찬 박수 소리를 보다 큰 호응으로 해석하는 것도 이상하지만은 많다. 한국 뿐 아니라 해외 영화 매체들도 영화제 초청작이 기립박수를 받았다는 내용의 제목들을 심심치 않게 사용한다. .

불문율까지는 아니지만 영화제 관객들 사이에서 프리미어 상영 후 기립박수가 일종의 예의로 여겨지는 것도 맞다. 일반적으로 영화제 첫 공식 상영 극장에서는 막 레드카펫을 걸어 들어 온 감독과 배우들이 관객과 함께 영화를 본다. 박수와 환호는 완성된 영화를 막 소개한 이들에게 격려와 존중을 보내는 의미다.

하지만 영화제 초청작들이 프리미어에서 몇 분 간의 박수를 받았는지를 영화의 완성도나 수상 가능성과 연관짓기는 어렵다. 장르와 캐스팅을 비롯해 여러 요소들이 변수가 된다. 지난 2016년 비경쟁부문 상영작 '부산행'이 얻은 10분 간의 기립박수가 보여주듯 오락성과 개성이 뛰어난 작품들이 긴 박수를 받는 경우도 있다.

특히 수상 여부는 온전히 심사위원의 평가 결과에 달렸다. 유력 외신의 평점조차 공식적으로 심사에 반영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올해를 비롯해 수 차례 칸국제영화제에 방문했던 한국의 영화 배급사 관계자도 "해외 영화제에서 기립박수는 예의로 여겨진다"고 알렸다. 관객의 입장에서 예의조차 지키고 싶지 않은 영화도 있을 수 있겠지만, 평작 이상의 작품에 일정 수준의 박수 소리가 터져나오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한국영화 중 칸 트로피를 안았던 영화들이 대부분 5분 이상의 박수를 얻은 것은사실이다. 지난 2016년 제69회 칸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던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약 5분여의 기립박수 이후 미술상에 해당하는 벌칸상을 수상했다.

2010년 칸에서 8분 이상의 박수를 받은 것으로 기록돼있는 이창동 감독의 '시'는 그해 각본상을 수상했다. 2008년 '박쥐'는 8분 가량의 박수를 받으며 박찬욱 감독에게 심사위원상의 영예를 안겼다. 전도연의 칸 여우주연상 수상작 '밀양'과 박찬욱 감독의 심사위원대상 수상작 '올드보이'도 10분 이상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것으로 기록돼있다.

한국영화의 경우는 아니지만 2004년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마이클 무어 감독의 '화씨911'은 20분여의 전례없던 기립박수를 이끌어낸 영화로 회자된다.

조이뉴스24 칸(프랑스)=권혜림기자 lima@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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