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김문기] PC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재기전


미세공정과 아키텍처 변화로 반등 기회 잡아, 경쟁에 따른 발전 기대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PC 시장의 위기가 하루이틀은 아니다. 해마다 계속해서 출하량은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금방 허물어지지는 않을 터다. 업계에서도 PC 시장이 갑작스럽게 해체되지는 않을 것이라 입을 모은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1분기 PC 출하량이 전년 대비 2.4% 감소한 6천220만대를 기록했다. PC에 대한 소비자들의 교체 시기는 길어지는 반면, 수요는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PC 시장의 몰락에 대해서는 대체가 가능한 디바이스, 즉 모바일의 급격한 성장에 있다는 분석이 신빙성을 얻고 있다. 특히 태블릿 시장에 대한 성장은 위협적으로 분류됐다.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 안방 시장에서의 힘을 잃기도 했다.

즉,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PC의 몰락은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다른 수요측면에서의 둔감이 즉각적인 PC 시장의 위기를 초래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라 추측한다.

공급자적인 입장에서도 PC 시장의 둔화는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PC가 살아남아야할 절대적인 동기가 사라지고 있는 듯 하다.

기술적인 또는 업체별 로드맵의 상반된 전략으로 인해 다를 수는 있겠으나 PC의 핵심 부품인 CPU의 진화발전양상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무엇보다 경쟁 구도가 형성되기 어려웠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1, 2위인 삼성전자와 애플의 관계는 서로가 넘어야할 적이지만 그만큼 기술발전을 이뤄야할 동기로 작용하기도 한다.

PC CPU 시장의 절대강자는 인텔이다. 인텔의 PC 글로벌 점유율은 대략 80%가 넘는다. 국내는 인텔 쏠림 현상이 더 심하다. 업계에서도 한국과 일본이 가장 보수적인 시장으로 평가한다. 이에 비해 대항마로 불렸던 AMD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초만 하더라도 AMD의 국내 점유율은 5%도 채 되지 못했다.

AMD는 과거 1GHz 클럭속도를 돌파한 애슬론 프로세서를 통해 PC 시장에서 인텔에게 대항할 수 있는 유일한 업체로 부상했다. 하지만 낮은 성능과 발열 등의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 야심차게 내놓은 ‘불도저’는 AMD의 흑역사의 시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후 10년간 AMD는 계속해서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계속해서 진화 발전을 거듭해온 인텔은 최근 PC CPU 시장에서 큰 변화 없이 소폭의 성능 향상만 이뤘음에도 별 다른 경쟁자의 위협없이 순항하고 있다. 경쟁자가 없다보니 가격도 떨어질리 만무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인텔이 미세공정과 아키텍처 변화를 통해 CPU 성능 향상을 이뤘던 ‘틱톡’ 전략은 현재 무너진 상태다. 5세대 브로드웰부터, 아키텍처를 변화시킨 스카이레이크, 카비레이크까지 14나노미터 공정을 유지 중이다. 올 상반기 공개될 것으로 기대되는 커피레이크도 마찬가지로 14나노 공정으로 설계될 것으로 보인다. 틱톡이 아닌 틱톡톡톡으로 흐르고 있다는 소비자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 AMD가 4년동안 절치부심해 설계한 젠(Zen) 아키텍처와 무려 6년동안이나 제자리걸음을 유지했던 28나노 공정에서 벗어나 14나노미터 공정을 첫 도입하면서 반등의 기회를 잡았다. 인텔 코어 프로세서에 밀리지 않는 성능에도 절반 가량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된 PC CPU ‘라이젠’을 통해 소비자들의 선택폭을 넓히는데 일조하고 있다.

PC 시장뿐만 아니라 서버용 CPU 시장에서도 지각변동이 예견된다. 서버용 시장에서 인텔의 입지는 분명하다. 제온을 통해 99%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는게 업계의 설명이다. ARM과 퀄컴 등이 이 시장에 도전할 것을 천명했지만 영향력은 미미하다. 과거 옵테론으로 인텔의 독주에 제동을 건 AMD는 올해 ‘에픽’을 통해 서버용 CPU 시장에서도 재도전에 나선다.

업계에서는 AMD의 공격적인 행보가 인텔을 자극했다고 풀이하고 있다. 이미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AMD 라이젠 출시에 몇몇 유통업체에서는 인텔의 코어 프로세서 가격을 낮추는 이례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년 초에나 출시될 것으로 여겨지던 인텔 커피레이크와 캐논레이크도 올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시, 수요 측면으로 바라보게 된다면 인텔과 AMD의 경쟁은 기대되는 대목이다. PC 시장의 새로운 동기를 부여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인텔과 AMD의 경쟁은 골리앗과 다윗의 싸움임은 자명하다. 시장에서 인텔의 장악력은 무섭기까지 하다. 그렇다하더라도 약자에게 쏠리는 시선은 어찌할 수 없다. 다시 PC 시장의 선순환 구조가 생성되기를 바란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김문기] PC 골리앗에 맞선 다윗의 재기전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