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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팬택이 못 갖췄던 3박자


대규모 생산 역량·포트폴리오·지속적인 혁신에서 어려움 겪어

[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작년 이맘때 포털사이트의 IT섹션은 '팬택의 귀환' 이야기를 담은 기사들로 장식돼 있었다. 당시 팬택이 1년 7개월만에 아임백(IM-100)이라는 스마트폰으로 컴백을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년이 지났고 결국 팬택은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목표치였던 30만대는 절반조차 달성하기 어려웠다. 이유는 뭘까. 우리나라 시장은 성숙할 대로 성숙해 있었고, 웬만한 제품 경쟁력 없이는 많은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기 어려웠다. 이동통신 시장 환경 또한 팬택에 우호적이지 못했다.

안술 굽타 가트너 책임연구원의 경우 팬택이 스마트폰 사업을 중단한 배경에는 크게 세 가지 요건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과 같은 성숙 시장에서는 ▲대규모 생산 역량 ▲정기적인 포트폴리오 교체 ▲지속적인 혁신 등 세 가지 조건이 있어야 충성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지만, 팬택은 이 세 가지를 확보하는 데 모두 어려움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김포 생산라인으로는 대규모 생산에 힘이 부칠 수밖에 없었다. IM-100의 성공 여부가 불투명했기에 포트폴리오를 무작정 넓힐 수도 없었다. 지속적인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에 자원을 대거 투입하기에는 사정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까지 발목을 잡았다. 이른바 '실탄(보조금)'이 부족한 팬택에게는 단통법 하의 이동통신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재기하지 못한 팬택은 인원을 수십 명으로 줄이고 결국 자사 특허를 외국 특허권 거래업체인 골든피크 등에 판매해 사업을 이어가고 있다. 굽타 책임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과거에 노키아와 구글의 사례처럼 특허기술을 현금화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팬택 측은 아직 스마트폰 사업을 완전히 접지는 않았다고 밝히며 여지를 남겼지만, 국내 업체 경쟁 구도에서는 2강체제가 더 고착화됐다. 팬택은 다시 새 제품을 들고 나올 수 있을까. 얼마나 더 기다려야 국내 시장에서 새 얼굴을 볼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요원하게만 들린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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