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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경]스마트홈·IoT 진짜 필요한 사람은


사회적 약자 목소리 반영하고 가격 장벽 낮춰야

[아이뉴스24 강민경기자] #이 냉장고는 목소리로 명령하면 필요한 식료품을 주문해 줍니다. 집에 도착하기 30분 전에 스마트폰으로 거실 에어컨을 틀어 두세요. 이 인공지능 스피커는 사용자의 질문에 자유자재로 대답해 줍니다.

기자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를 많이 접한다. 최근 가전 시장에서 스마트홈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다. 제조사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IoT)을 구호처럼 외치고 있다.

이들이 쏟아내는 신제품을 보며 드는 생각은 매한가지다. '그것 참 편리하겠다……. 근데 그래서 뭐?' 조금 흥미롭다 싶은 것들은 지나치게 비싸다. 사고 싶은 마음까지는 들지 않는다.

아마 이것은 내가 직접 세탁기 앞으로 걸어가서 버튼을 누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몸이 불편하지 않은 내겐 장을 보거나 세탁기를 돌리는 일이 별로 수고롭지 않다. 멀쩡한 팔다리가 있으니 로봇청소기 같은 물건은 그저 사치재일 뿐이다.

그러나 세상에는 눈 앞에 있는 TV조차 마음대로 끄고 켤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 얘기다. 이 사람들에게 스마트홈과 IoT는 흥밋거리가 아니다. 일상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혁명이 될 수 있다.

눈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전은 참신한 길잡이가 된다. 거동이 불편한 사람에게는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가전이 가사노동의 강도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수 있다.

그러나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주머니 사정은 녹록지 않다. 보건복지부의 2014년 통계에 따르면 장애인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약 153만원으로, 상용노동자의 월평균 소득인 329만원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 가운데 지난 26일 산업통상자원부 주도로 업종 대표기업들이 참여한 'IoT 가전 및 스마트홈 얼라이언스'가 출범했다. 가전제조사, 이동통신사, 건설사, 부품·SW업체 등이 손잡고 규제 완화와 기술개발, 신규 사업모델 개발에 나서자는 목적이다.

이왕 좋은 목적으로 모였으니 이들이 한 가지 일만 좀더 신경써 줬으면 한다. 정말 스마트홈과 IoT가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생각했으면 좋겠다.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나 이들을 위한 시설을 대상으로라도 스마트홈 가전의 가격 장벽을 낮추는 방안을 고려하는 건 어떨까.

신기술 개발 단계에서도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으면 한다. 정부와 민간기업, 연구기관들이 여기서 힘을 합친다면 좀더 살기 나은 세상을 만드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강민경기자 spotligh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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