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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본 차익거래 재개…자본시장 '대장의 귀환' 환영


시장 활력 커지고 증시 안전판 기대…과세수입도 늘 것

[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오는 28일부터 우정사업본부(이하 우본)의 자본시장 차익거래가 재개된다. 이에 자본시장에서는 '대장의 귀환'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현·선물시장의 거래대금 확대와 함께, 외국인에게 뺏겼던 차익거래 시장의 헤게모니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적지 않아서다.

차익거래는 현물과 선물의 가격 차이를 이용해 차액을 내는 거래 방법이다. 현물인 코스피200지수와 이를 기초자산으로 한 코스피200지수 선물의 가격차이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비차익거래와 더불어 프로그램 매매 방법 중 하나이기도 하다.

차익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 2011년에는 112조5천억원(차익매수·매도 합산기준)으로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 중 3.35%에 이를 만큼 규모가 제법 컸었다. 그러나 2011년 공모펀드 및 연기금의 과세전환, 2013년 국가·지자체(사실상 우본) 거래세 면제조치 일몰을 거치며 2013년 20조4천억원(코스피 거래대금의 1.02%)까지 뚝 떨어졌다. 이후 2014년 11조6천억원, 2015년 10조5천억원, 2016년 9조4천원까지의 줄곧 내리막길이었다.

차익거래 시장 규모가 급격히 위축된 것 외에도, 시장 주도권이 외국인에게 넘어갔다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다.

2010~2012년에 차익거래 비과세를 한시적으로 시행한 기간동안 우본은 활발히 차익거래에 참여했었다. 하지만 2013년부터 차익거래 비과세 혜택이 일몰되면서 우본은 거래를 멈췄고 그 후 외국인 투자자에게 차익거래 시장의 지배권이 넘어갔다.

외국인의 차익거래 시장 점유율은 2014년 73.66%, 2015년 72.76%, 2016년 56.65%을 기록했다. 우본이 활약하던 2012년에 우본의 차익거래시장 점유율이 57.6%였음을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하지만 2016년 세법개정안에서 2017년 4월부터 2018년 12월말까지 우본에 대한 차익거래 비과세를 다시 허용했다. 이에 따라 우본이 다시 차익거래시장에 재등판하게 되면서 시장에서의 긍정적인 기대감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2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에서는 '우정사업본부 차익거래 재개에 따른 자본시장 영향 및 정책방향' 세미나가 열려 많은 관심을 모았다. 우본은 차익거래를 위탁 운용할 위탁운용사를 10곳 선정하고 5천억원의 집행자금을 증시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우본의 김기덕 우정사업본부장은 "차익거래 시스템 정비를 마치면 5천억원의 투자금을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라며 "시장 상황을 고려해 필요하면 투자규모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본의 복귀를 앞두고 시장 관계자들의 기대감도 높게 형성됐다. 이날 세미나에서 황영기 금융투자협회 회장은 "우본이 복귀하면 외국인이 주도하던 파생시장이 이제 한국 기관 주도로 재편되는 등 많은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며 "그야말로 '대장의 귀환'"이라고 환영 입장을 전했다.

◆돌아온 우본에 자본시장 활력소로 기대 만발

전문가들은 우본의 복귀로 ▲변동성 상승으로 시장 활력 증대 ▲금융시장 위기 발생시 안전판 확보 ▲정부 과세수입 증가 등의 긍정적인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김용구 애널리스트는 "우본이 복귀하면 대형주 수급 안정화와 시장 거래대금 증가에 일조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프로그램 차익거래는 거래 상대방의 반대 포지션 거래를 유발하는데, 우본의 귀환은 프로그램 매매의 주 대상인 코스피200에 속한 시가총액 상위 대형주의 수급 안정화를 도모하게 되고, 시장 거래대금 방향선회를 자극하는 명징한 긍정요인으로 기능할 공산이 크다"고 예상했다.

시장 변동성이 상승하며 시장에서는 가뭄 속 단비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의 이중호 애널리스트는 "최근의 시장 변동성은 거의 역사상 최저점 수준인 극단적으로 낮은 수준인데, 그 원인이 전부 차익거래 폐지 때문인 것은 아니더라도 시장의 변동성을 키우는 역할을 하는 차익거래가 지금 시점에선 오히려 매우 환영 받는 이벤트"라고 강조했다.

시장이 변동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이 투자에 나설 만한 좋은 투자 포인트가 등장하기 마련인 만큼 투자자들의 투자 욕구를 고취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코스피 지수가 6년 만에 최고점을 경신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는데, 이를 단순한 박스권 상향 돌파 수준이 아니라, 대세 상승의 국면을 의미한다면 우본의 비과세 차익거래에 따른 변동성 상승은 매우 반가운 일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기 발생시 든든한 시장의 안전판이 될 수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안동현 원장은 "우본은 과거 금융위기 당시 차익거래 시장에서 시장 안정화에 기여했다"며 "우본의 차익거래 재개는 금융위기가 닥칠 경우 최후의 보루역할을 하게 될 방어선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지적했다.

세수가 늘어나 국가 재정에 힘이 될 수 있다는 측면도 주목할 부분이다.

우본이 비과세 혜택 종료로 차익거래 시장을 떠났던 지난 2013년에 당시 민주당 이낙연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우본은 2013년에 244억원이 증권거래세를 납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또 차익거래 반대매매로 우본의 거래상대방이 납부간 증권거래세는 2012년 613억원에서 2013년 11억원으로 602억원이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 미뤄 볼 때 2012년 대비 2013년 세수 감소액만 358억원이나 됐던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곧 이번에 거래세에 대한 비과세로 다시 우본이 차익거래 시장에서 움직이게 되면 정부의 세수가 수백억원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가 된다.

숭실대학교 금융학부의 강병진 교수는 이날 세미나에서 "주식시장과 선물시장의 거래대금간 상관계수는 약 0.76이고, 주식과 옵션시장 거래대금간의 상관계수는 약 0.67"이라며 "양 시장간 거래대금의 동태적 관계를 살펴보면 선물 거래대금의 증가는 주식 거래대금의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는 합리적 예상이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증시 거래 증가는 곧 증권거래세가 증가한다는 의미인 만큼 이 또한 세수 확대에 호재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시적 귀환은 한계점…차익거래세 영구 폐지 필요"

한편, 자본시장연구원의 안 원장은 우본의 차익거래 참여를 환영하면서도 다만 한시적인 귀환이라는 점에 대해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는 "안타까운 것은 우본을 시장에 돌아오게 한 거래세 폐지가 한시적이라는 점"이라며 "거래세를 영구적으로 폐지할 수 있도록 다함께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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