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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부회장 3차 재판 과열(종합)


특검 "허위진술 다수 포착돼", 삼성 "전제부터 잘못된 질문들"

[아이뉴스24 김문기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3차 공판이 열리는 가운데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의 피의자 심문 조서를 두고 특검과 변호인단의 날선 공판이 이어지면서 재판이 달아오른 모양새다. 특검은 최 전 부회장이 이 부회장 대신 총대를 멨다고 주장하는 한편, 변호인단은 A라 진술한 부분을 B라고 핵심과 다르게 해석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진동)는 14일 최순실 국정농단과 관련한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 사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 황성수 삼성전자 전무의 3차 공판을 서관 417호 법정에서 이어갔다.

14일 오전에는 미르∙K스포츠 재단 출연금과 관련된 공방이 이어진 가운데 오후에는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장 부회장의 피의자 심문 조서가 공개돼 설전이 벌어졌다.

첫 번째 공방은 특검이 최 전 부회장의 심문 조서를 공개하기 전 모두 발언부터 시작했다. 특검은 발언을 통해 “최지성 피고인의 진술 내용은 일반적으로 대기업 총수를 비호하기 위한 실무책임자의 총대메기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며, “총대메기를 위해 허위 진술을 했다. 이재용 부회장 단독 면담 등을 통해 8번 정도 지시하고 보고 받은 정황이 명백히 드러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렇게 우리나라 사회에서 대기업 총수에 대한 총대메기가 꽤 많았다. 하지만 이재용처럼 직접 개입에 대한 직접 증거가 상대적으로 덜했다. 여러가지 간접 사건과 증거에 의해 총수들의 죄가 입증된 바 있다”고 말하며, 과거 총수 대신 총대메기 사건보다 이재용 부회장의 사건이 더 직접적인 증거들이 다수 있음을 강조했다.

특검은 최 전 부회장이 총대메기를 위해 거짓진술 내용들이 다수 포착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뒤, 피의자 심문 조서를 살피기 시작했다.

특검은 먼저 최 전 부회장이 대부분의 중요 사항을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자신이 직접 의사결정을 진행했다는 진술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전형적인 총대메기라는 설명이다. 특검은 이 부회장이 이미 승마지원등과 관련된 사항을 인지하고 있었으며, 이에 대해 이 부회장이 직접 지시를 내린 정황들이 다수 포착된다고 주장했다.

우선 최 전 부회장이 이 부회장과 대통령이 독대했을 때 나눈 대화 내용을 검찰에 이야기하는 것이 부담된다며 하지 않았다가 나중에 진술을 번복했다는 점을 꼽았다. 2014년 12월께 당시 박상진 삼성SDI 사장을 삼성전자 대외협력 담당으로 인사발령을 냄과 동시에 대한승마협회 차기 회장으로 내정했다는 사실 또한 최 전 부회장이 결제를 하기는 했으나 이 부회장이 이를 모를리 없었다는게 특검의 지적이다.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2차 독대를 한 2015년 7월 25일에서 3일 전인 22일 이 부회장과 최 전 부회장, 박 전 사장이 함께 회의를 진행한 사실도 공개됐다.

심문 조서에서 최 전 부회장은 “박상진이 먼저 협회장 된지 4개월 됐다며 협회 안에 파벌이 있다고 보고하니, 이 부회장이 그런 것은 들을 필요가 없으니 올림픽 준비는 어떻게 되가고 있는지를 물어봤다”며, “박상진이 올림픽 지원 대신 아시아승마협회장 선거에 집중하고 있다고 하니, 이 부회장이 말도 사주고 훈련도 지원해야 하는 거 아닌가하며 언짢아 하는 듯 했다”고 언급했다.

최 전 부회장은 이 부회장이 대통령과 2차 독대 후 박 사장과 함께 부른 자리에서 “이 부회장이 굉장히 당황스러워하며 저희들에게 “왜 이렇게 대통령에게 야단을 맞게 하느냐. 앞으로 야단 맞지 않게 승마 지원 제대로 준비하세요”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이를 두고 이 부회장이 직접적으로 승마 지원을 지시한 것이라 강조했다.

최 전 부회장은 2015년 8월 3일 독일에서 돌아온 박 전 사장에게 최순실 측에서 6명의 승마선수를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말을 듣고 지원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사실을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최 전 부회장은 “최순실 요구 들어줄 수 밖에 없었다. 이 부회장에게 보고해봤자 어쩔 수 없었다. 도움이 안되는 것이라 생각했다. 문제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특검 측은 재차 “2014년 9월 15일과 2015년 7월 25일, 박 전 대통령이 이 부회장와 독대 시 직접적인 요구들을 했는데, 그에 대한 보고를 안했다는 것인가”에 대해 심문했다. 최 전 부회장은 “제가 왜 고민이 없겠습니다. 제가 그 때 그렇게 생각됐기 때문에 말하는거다. 제가 그 때 그렇게 생각했고, 지금 생각이나 진술을 바꿀 수는 없다”고 답했다.

2016년 2월 15일 이 부회장과 박 전 대통령의 3차 독대 전 최 전 부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승마지원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금액은 말하지 않았다. 정유라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았다”며, “이재용 부회장은 꼬치꼬치 캐물을 수 없는 상황이었고, 표정이 조금 석연치 않은 느낌이 있었다. 내가 이 부회장의 등을 떠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이 부회장에게 정유라를 꼬집어 얘기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이 부회장에게 구체적으로 말하면 안좋다고 생각했다. 대통령도 정유라 얘기를 안하셨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2차 독대 때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받은 봉투 존재 여부에 대해서도 실랑이가 이어졌다. 지난 2차 공판에서도 논쟁이 됐던 부분이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에게 받았는지, 이 부회장이 열어보지 않고 장충기 사장에게 전달됐는지, 이후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이 이 부회장의 지시로 이행됐는지가 핵심이다.

최 전 부회장은 “미르∙K스포츠 재단 지원은 제가 승인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재단 출연금에 대해 이 부회장에게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2차 독대 때 대통령의 요구 뒤에는 모두 최순실이 배후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 부회장이 알아보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에 최 전 부회장이 “4가지 모두 다른 사안이라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단은 특검의 모두 발언부터 반박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은 스스로 유죄를 입증할 증거라며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제출한 증거물이) 허위 진술이고 누구를 보호하기 위해 한 진술이어서 그대로 믿어서는 안되고 다른 의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며, “예단과 책임 미루기라 보여진다”고 주장했다.

이어 “증거를 설명하면서 계속 최지성의 진술은 A라고 하는데도 액면 그대로가 아닌 B라고 얘기하면서 아니라고 말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며, “객관적으로 죄치성의 진술을 봐야한다”고 운을 땠다.

변호인단은 최 전 부회장의 수사과정 확인서부터 공개했다. 변호인단은 “2017년 1월 9일 9시55분에 시작한 심문이 10일 새벽 3시 25분에 끝났다. 100여장이 넘는 조서가 아니다. 나머지 시간은 특검에서 피고인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심문 상황에서도 나온다”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최 전 부회장이 “2014년 5월께 이건희 회장이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후 제가 삼성그룹 경영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이건희 회장이 임명한 미래전략실장이고 원칙적으로 삼성그룹 전체의 경영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에 이재용 부회장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 관계라고 말씀드리기는 어렵다”라며, “이재용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로서 삼성그룹 전체의 경영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 부회장이 의견을 낼 경우 존중하는 그런 관계다. 이건희 회장께서 생존해 계시기 때문에 과도기적인 관계고 애매한 측면이 있다”고 진술한 내용에 집중했다.

또한 최 전 부회장이 사실을 기반으로 진술하고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2014년 9월 15일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 후 열린 회의에서 “대통령이 시키는데 어떻게 안할 수 있습니까라고 이 부회장에게 얘개했다. 장충기 사장, 이재용 부회장도 모두 동의했다”는 진술이나 “당시만 해도 정유라와 관련이 있는지 전혀 몰랐다”는 주장도 사실에 기반했다는 설명이다.

경영권 승계에 대해 최 전 부회장은 “정부에서 도와줘야 경영권 승계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 전 부회장은 “삼성물산을 그대로 뒀다면 3조원 상당의 부실로 인해 망했을 거라는 생각이고, 합병 과정에서 부실 정리를 했기 때문에 살아남았다고 생각된다”며, “삼성물산이 만약에 자본잠식이 돼 유상증자를 통해 이 부회장이 지분을 확보했다면 더 싼 값에 더 많은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진술했다.

변호인단은 특검의 질문에 논리적 비약이 있음도 비판했다.

특검의 질문인 “피의자는 2014년 9월 15일 당시 정윤회와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승마선수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과 “2014년 4월 경 정윤회의 딸 정유라가 대통령과 친해 특혜를 받는다는 소위 공주승마 의혹이 제기됐고, 그 무렵 국회 상임위원회 대정부질문에서 안민석 국회의원이 정유라가 부정한 방법으로 승마 국가대표로 선발됐다는 의혹을 제기하였음에도 피의자(최지성)는 정윤회와 최순실의 딸 정유라가 승마 선수라는 사실 자체도 몰랐다는 것인가요?”에 대한 비판이다.

변호인단은 “특검은 ‘의혹을 제기하였음에도’라고 말하며 논리를 비약해 질문을 던진다. 정유라는 정윤회의 딸이라고 얘기하고 있는데, 정작 질문은 왜 최순실의 딸 정유라를 몰랐냐고 묻는다”라고 지적했다.

특검이 이어 질문한 “당시(2014년 4-9월) 일간지 경제지에 문건 유출과 비선실세 논란 등이 도배되다시피 다수 보도되었는데 본 기억이 없으신가요?”라는 질문에 변호인단은 “정윤회 문건 사건이 도배된 시기는 2014년 12월이다. 전제부터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마지막으로 심문 조서 말미의 특검 질문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특검은 최 전 부회장에게 “피의자(최지성) 선에서 책임을 지고 이재용 부회장을 최대한 보호해보자는 논의를 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그런 사실이 있지요?”와 “피의자는 오늘 조사를 받고 돌아가서 다시 한번 이렇게 대응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관련된 분들과 상의해볼 의향이 있는가요?”라고 질문했다.

변호인단은 “이상한 전제를 깔고 있다. 피해자 입장에서 (이렇게 질문하면) 말할 게 없다. 어떻게 생각해도 좋다는 식으로 그렇다 말할 수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특검 측도 강하게 반박했다. 특검 측은 변호인단이 지적한 부분에 대해 “그대로 읽었을뿐 부연 설명을 하지 않았다. 질문에 대해 적정성 여부를 지적하는데, 검찰의 질문사항이 적절한지 부적절한지 왜 지적하는가. (변호인단은) 증거에 대한 의견만 말하면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본인에게 질문을 해보면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직접 조사하면서 정말 미래전략실장으로서 우리 사회에서 존경심, 위치, 사회적 지위 고려해서 심리적 압박 느낄 수 없는 분위기에서 조사가 이뤄진 것이 맞다. 조서의 신빙성을 해치는, 사실과 다른 부당한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변호인단도 지지않고 맞섰다. 변호인단은 “심리적 압박 부분은 나중에 또 밝히겠지만 피의자 심문이 16시간이 넘는 시간이 걸려 작성됐다. 피의자 심문 조서 보면 같은 내용을 질문을 표현만 바꿔서 묻는게 여러번 반복된다. 어떤 것이 심리적 압박인지 한 번 더 밝히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검이 단순히 읽었을 뿐인데, 특검이 어떤 취지로 얘기했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질문 의도부터 취지가 잘못돼 있어서 대답도 잘못될 수 있기 때문에 피고인의 입장에서 얘기를 한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김문기기자 moon@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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