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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재, 中 사드 제재 영향 '미미'…"우려 과도"


중국사업 비중 한 자릿수…마스크팩은 오히려 중국의 역직구 확대

[아이뉴스24 이혜경기자] 한반도 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반발한 중국 정부가 국내 소비재기업들에 대한 제재를 확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그러나 9일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중국의 제재 움직임이 국내 소비재기업들에게 실질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재 기업 가운데 중국의 직격탄을 맞은 곳은 사드 부지를 제공하기로 한 롯데그룹이다. 중국내 롯데마트 99곳 중 55곳이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으며 롯데제과, 롯데칠성, 롯데푸드 등의 제품 판매에 대한 압박도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 내 미국 허쉬와 롯데제과의 합작법인 공장인 '롯데상하이푸드코퍼레이션'도 중국 정부로부터 1개월 생산 정지 조치를 받은 상태다.

이 외에도 현지 대형 유통업체인 RT마트와 까르푸 등이 롯데그룹 외에 다른 한국산 제품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놔 업계의 불안이 적지 않다.

이처럼 사드 관련 후폭풍이 거세지면서 롯데그룹 식품 3사와 음식료업종 전반적인 주가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27일 이후 이달 8일까지 음식료업종 지수는 4.2%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보다 4.6%p 밑돈 것이다.

◆전문가들 "소비재, 중국 제재로 실질적 피해 미미…우려 과해"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의 반응에 과도한 우려라고 지적하고 있다.

KB증권의 박애란 애널리스트는 "중국 정부의 규제 우려로 음식료업종 지수가 단기 약세를 지속할 수 있고 갑작스럽게 수입 통관 기준이 변경돼 중국으로의 식품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도 있지만, 중국 사업환경 악화가 음식료 업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단기 주가 하락폭은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내수 시장 중심의 산업 특성이 존재하고, 주요 10개 음식료기업 실적을 합산한 기준에서 이들의 중국 매출비중은 6.3%에 그친다"고 강조했다.

박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음식료업종 내 중국 매출비중이 10%를 초과하는 기업은 오리온 한 곳뿐이다. 오리온 다음으로 매출비중이 큰 기업인 농심도 7.7%를 기록하고 있다. 오리온과 농심 외 기업의 중국 매출비중은 2~3% 수준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수익성이 높은 조제분유를 수출하는 매일유업의 경우 2016년 중국 영업이익비중이 19.9%로 높은 편이지만, 매일유업 실적향상의 핵심 포인트는 국내 시장에서의 고수익품목 매출비중 확대"라며 "매일유업의 2017년 기준 중국 조제분유의 영업이익비중은 17.9%로 낮아질 전망이어서 사드 배치에 대한 우려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의 중국 매출비중도 각각 3.6%, 2.4%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2016년 롯데제과의 중국 영업적자는 약 125억원(영업이익률 약 -15%, 롯데제과 연결 영업이익 규모 1천278억원)에 달한다는 지적이다. 중국 사업 부진으로 손해를 입을 부분이 없다는 얘기다.

롯데푸드의 경우에도 그는 "중국 조제분유 수출의 영업이익비중이 7.0%에 그치며, 주가수익비율(PER) 12배인 현 주가에는 중국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봤다.

박 애널리스트는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수준) 측면에서도 최근 주가 하락으로 인해 음식료업종 평균 PER이 15배까지 내려왔는데, 음식료업종의 PER에는 해외 사업에 대한 프리미엄이 별로 적용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의 이경주 애널리스트도 "롯데제과의 경우, 미국 허쉬와의 합작 초콜릿 공장 생산 정지 조치를 받긴 했지만, 이미 실적 부진으로 중국 사업의 자본이 연결 영업이익의 20% 수준으로 줄어들어 있고, 지속적인 구조조정으로 고정비 부담이 줄었다는 점 때문에 주주로서 책임져야 할 부정적 영향의 강도는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한국 관광길 좁아진 중국인, 韓 마스크팩 역직구로 구매 확대

한편, 이번 중국내 한국기업에 대한 제재 움직임이 오히려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들도 관측된다. 마스크팩 업체들이 대표적이다.

토러스투자증권의 전상용 애널리스트는 "작년 7월8일 사드배치 발표 이후 중국 정부의 한국 화장품 통관 절차 강화와 중국 여행객 단속 강화 등으로 온라인 역직구 사이트를 통해 한국산 마스크팩을 구매하는 중국인들의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중국로컬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중국 브랜드들이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지만 타오바오, 티몰 글로벌에서는 한국 마스크팩 브랜드들이 상위권을 다 차지하고 있다. 티몰글로벌의 2월5일 기준 판매 순위를 보면 1~3위에 제이준(베이비퓨어샤이닝 등), 4위 SNP(바다제비집 아쿠아 앰플), 5위 메디힐(N.M.F 아쿠아링 앰플), 6위 리더스(아미노 모이스처), 7위 리더스(퍼스트 앰플) 등이 올라 있다.

전 애널리스트는 "제이준이 중국의 사드제재 이후 역직구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상에서 가장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어, 중국의 사드제재가 심화될수록 오히려 수혜주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그는 보톡스, 필러 개발사인 휴젤에 대해서도 최근 사드 제재 우려로 주가가 약세였지만, 휴젤 또한 실질적인 부정 여파가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보톡스와 필러는 현재 중국으로 판매허가 취득이 안 된 상태로 직접적인 수출은 없는 상황"이라며 "기타 비공식 루트로 다른 국가를 통해 중국으로 넘어가는 물량이 있을 가능성이 있으나 이 부분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제재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리나라의 대중국 의약품 수출금액은 2015년 기준 1억6천600만달러 규모로 교역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쉽게 대체할 수 없다는 특수성을 감안하면 의약품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제재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것이 전 애널리스트의 판단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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