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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뜨는데 韓 ICT산업 하락세 완연"


현대경제硏 "CDMA, 와이브로 같은 대형 국책과제 개발 절실"

[아이뉴스24 윤지혜기자] 제4차 산업혁명으로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의 활용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국내 ICT 산업은 하락세가 완연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한국은 총부가가치에서 ICT산업이 차지하는 비중(2013년 기준 10.7%)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가장 높은 국가인 만큼, 산업 활력을 높일 정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일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8~2011년과 2012~2015년의 ICT산업 평균 증감률을 비교한 결과 부가가치는 5.9%p, 설비투자는 3.5%p, 수출 15.6%p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ICT는 제4차 산업혁명을 견인할 핵심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활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2012년을 기점으로 ICT산업의 부가가치와 수출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성장률 기여도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부가가치 증가율은 한자리수(2015년 2.3%)로 떨어졌고, ICT 수출 증감률은 2014년 -2.1%, 2015년 0.7%를 기록하는 등 약세를 보였다.

국내 ICT의 추세를 살펴보면 설비투자는 급감하는 반면 해외직접투자는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08년~2011년 연평균 5.3%씩 증가했던 설비투자(부가가치 기준)는 2012~2015년 1.8%로 떨어졌다. 반면 해외직접투자는 2012~2015년 누적 기준으로 이전 4개년(2008~2011년)과 비교했을 때 46.9% 급증했다.

연구·개발(R&D) 규모는 확대됐으나, 기술무역 적자는 심화됐다. 2012~2015년 국가 ICT R&D(IT투자 기준) 예산은 2009~2012년에 비해 38.5% 늘었으며, 1인당 R&D도 매년 증가 추세다. 그러나 ICT 산업의 기술무역적자는 109억5천만 달러에서 128억7천만 달러로 확대됐고, 전 산업의 기술무역적자에서 ICT가 차지하는 비중은 62.1%에서 77.0%로 대폭 늘었다.

ICT 산업 생산은 오히려 줄었다. ICT 생산은 2011년에 한 자릿수 증가로 급락해 2015년부터는 역성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생산 비중(42%)이 높은 부품을 비롯한 정보통신기기 부문의 감소율이 높았다. 2008~2011년과 2012~2015년의 연평균 증감률을 비교해보면 ICT 전체는 -7.8%p, 기기는 -9.5%p, 소프트웨어는 -6.1%p, 서비스는 –0.8%p로 나타났다.

◆ICT 수출 경쟁력↓…기업 실적·고용 모두 부진

가장 큰 문제는 수출 증가율이 하락하고, 수출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같은 기간 수출은 11.8%에서 3.7%로 8.1%p 줄어든 반면, 수입은 1.9%p(3.5%→5.4%) 증가했다. 2011년 1천17억 달러까지 치솟았던 ICT 무역 흑자는 2015년 815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ICT 제품의 무역특화지수와 현시비교우위지수(특정 상품의 비교우위를 판단하는 지수)를 산출해 수출 경쟁력 변화를 점검해 보면, 아직은 경쟁 우위에 있지만 점점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특화지수 비교에서는 반도체를 제외한 통신기기·컴퓨터의 경쟁력 약화가 두드러졌으며, 현시비교우위지수에서는 통신기기(-0.656p)가 가장 큰 하락세를 보였다.

아울러 ICT 산업의 고용흡수력과 인당 생산성도 둔화됐다. 2008년~2011년 연 평균 2.2% 증가했던 ICT 인력은 최근 0.9%로 주저앉았다. 산업 성장에 따른 고용흡수력을 의미하는 고용탄성치는 2012년부터 1 이하로 떨어졌다. 고용흡수력이 둔화된 것이다. 2012~2015년 평균 인당 생산성(부가가치 기준)도 이전과 비교해 기기·서비스·소프트웨어 전 부문에서 하락했다.

최근 매출액 증감률도 급락하는 추세다. 2008~2012년(2011년 제외) 두 자릿수 성장을 해왔던 매출은 2014년 -4.7%, 2015년 1.4%, 2016년 3분기 –9.5%를 기록하는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2012~2015년 평균 매출액증감률(3.9%)은 이전 4개년 실적보다 9.4%p 하락했다.

◆"ICT 르네상스 맞으려면 대형 국책과제 개발해야"

연구원은 "국내 ICT 산업이 활력이 떨어지면서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대응이 지체될 경우 전 업종에 걸쳐 글로벌 선도업체와 경쟁력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며 "ICT 산업 환경을 다각도로 개선하고 투자를 확대해 신제품 및 신서비스의 개발과 활용을 선도, 촉진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ICT 르네상스' 정책 과제를 수립해 ICT산업과 전통산업·제조업·서비스업을 모두 아우르는 범국가 차원의 아젠다를 개발해야 한다는 얘기다.

특히 연구소는 1980년대 TDX, 1990년대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2000년대 와이브로(Wibro)처럼 현재 시장이 보이지 않거나 초기 단계인 차세대 제품·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정부, 민간기업, 학계, 연구소 등이 공동 참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선(先) R&D 후(後)시장개발'식의 '기술투입형' 혁신보다는 신제품이 시장에 진입해 선점 효과를 얻은 뒤, 수익을 재투자해 부를 창출하는 '마켓 풀(market pull·시장견인형)' 혁신을 촉진하고 ICT 산업을 내수·수요산업 의존형에서 글로벌·시장자립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은 "ICT 서비스업을 조기에 육성·발전시킬 수 있는 종합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며 "ICT를 활용한 서비스의 R&D 및 자금 지원, 목표 업종의 데이터 활용 및 시범 적용에 관한 협력 체계 형성을 지원해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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