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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송구홍 단장② "소통하는 중간자…초심 지킬 것"


단장 선임 후 한달 보름…시스템·소통 강조, 2년 후 우승 목표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송구홍(49) LG 트윈스 단장은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단장으로 선임된 이후 FA 계약, 연봉협상 등 비시즌 현안을 처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단장 선임 후 한 달하고도 보름 이상이 지난 시점. 이제 한 숨을 돌리지 않았을까 싶지만 송 단장은 "선수단 구성이 끝난 것이지 할 일은 아직도 많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단장 선임 후 어떻게 지냈나.

"계속 학습하는 단계다. 많이 배우고, 공부하고, 정리한 것을 실행에 옮기고. 진행형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래도 한 숨은 돌렸을 것 같은데.

"이제 시작이다. 어떻게 관리하고 운영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선수단 구성이 끝난 것이지, 더 힘들고 어려운 일들이 기다리고 있다. 미리 벌어질 일을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

-단장 선임 후 달라진 점이 있나.

"똑같다. 운영총괄로 있던 것에서 연장선상에 있을 뿐이다."

-구단 운영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시스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그동안 LG는 시스템이 붕괴됐기 때문에 암흑기를 겪었다고 생각한다. 삼성, 두산이 괜히 우승을 한 것이 아니다. 뭔가 시스템이 구축돼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본다."

-예전부터 시스템을 강조했는데, 그 시스템을 구체적으로 얘기한다면?

"스카우트, 육성, FA 계약, 외국인 선수, 트레이닝, 멘탈, 전력분석 등이 모두 포함된다. 각 분야별로 시스템이 갖춰져 있어야 팀이 강해진다.

트레이닝도 중요하다. 미국은 트레이닝 전문가를 사장 직속으로 둔다. 엄청난 몸값을 받는 선수들의 몸관리를 철저히 하기 위해서다. 그런 식으로 각 분야에 전문가들이 배치돼야 한다.

몸만큼 중요한 것이 멘탈이다. 우리도 한덕현 박사(심리 주치의)를 중심으로 선수들 멘탈 관리에 힘쓰고 있다."

-좋은 자원을 영입하는 것도 중요할 것 같다.

"앱스타인 컵스 단장이 선수보다 사람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는데, 그 말을 듣고 굉장히 공감했다. 단순이 기량이 좋다고 해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동료들과 잘 지낼 수 있는 인성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허프와 루카스의 차이가 거기 있는 것 아닌가."

-선수 출신 단장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어떻게 보는지.

"현장 감각 쪽에서는 분명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조심해야 한다. 잘 안다고 해서 선을 넘어서면 안된다. 나도 그런 부분은 굉장히 신경을 쓰고 있다."

-염경엽 전 넥센 감독이 SK 단장으로 선임됐더라.(송 단장과 염 단장은 1968년생 동갑내기다. LG에서 함께 코치 생활을 한 인연도 있다)

"잘 할 것이다.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나는 머리는 좋지 않지만, (왼쪽 가슴을 짚으며) 마음이 있다. 마음으로 통하는 사람이 되겠다."

-인생 계획에 단장이 있었나?

"없었다. 원래는 훌륭한 감독을 모시는 참모, 수석코치가 꿈이었다. 중간자로서 소통하는 역할을 하고 싶었다. 지금 이 자리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평적인 관계에서 감독님을 서포트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양상문 감독과의 호흡이 중요할 것 같다.

"지금까지 해왔던대로 하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은 팀을 위한 결정이다. 의견이 조금 다를 수도 있지만, 감독님도 팀을 위해서라는 것을 알고 계신다.

미국식 단장과 감독의 관계가 아니다. 미국처럼 재료 줄테니 요리만 해, 이게 아니다. 우린 우리만의 정서가 있고 소통방식이 있다고 생각한다."

-저 헬멧은 코치 시절 쓰던 것 아닌가?(단장실 책장 위에 헬멧 하나가 올려져 있었다)

"코치 때부터 갖고 있던 초심을 잃지 말자는 생각으로 갖다놨다. 처음 코치할 땐 선수들을 위하는 마음으로 일했고, 프런트가 되고는 구단 전체를 생각했다. 그런 초심을 잃지 않으면 좋은 팀이 만들어지는 것이고, 아니면 한 순간에 망가질 수 있다. 내가 망가지는 것은 괜찮은데 팀이 망가져서는 안된다."

-선수들과의 소통이 뛰어나다는 것이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2002년 은퇴하고 나서, 현장 보조요원으로 선수단과 동행했다. 그 때 그라운드에 돌도 줍고 물도 뿌리고 했다. 선배의 그런 모습을 후배들이 좋게 보더라. 그 때 김성근 감독님과 일본인 코치들한테 야구도 많이 배웠지만 소통이 무엇인지도 배웠다.

그 때 참 후배들과 마음에 있는 얘기를 많이 했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한테 져서 준우승하고 서울로 올라왔는데, 새벽에 고참들끼리 모인 자리에 날 불러주더라. 이상훈, 최원호가 '그동안 많이 도와줘서 고맙다. 형이 도와줘서 이만큼 할 수 있었다'고 얘길 해줬다.

그 얘길 들으면서 눈물이 막 났다. 이런 것이 인생의 참맛이구나 느꼈다. 그러고 나서 후배들한테 마음을 더 쓰기 시작한 것 같다. 진정한 소통이 무엇인지 그 때 배웠다."

-과거 PC통신으로 팬들과 라이브채팅에 참가했다는 신문 기사가 있던데.

"그 때는 구단과 선수단의 소통이 좋았다. 구단에서 이런게 있으니 해달라고 하면 선수들이 많이 따랐다. TV 출연도 많이 했고. 나는 집 앞에 팬들이 기다리고 있으면 집으로 들여서 어머니가 끓여주신 차도 대접하고 그랬다. 팬들과 소통하는 것도 필요하다."

-앞으로의 야구인생에 목표가 있다면?

"그런 것은 없다. 그냥 팀을 과거처럼 명문구단으로 만들고 싶다. 2년 정도 후에는 우승을 해서 팬들의 자존심도 찾아주고 싶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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