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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이용규(인터뷰②)"열심히+통산 최다안타 목표"


어느덧 13년차, 내년 FA 자격 재취득 앞둬…골든글러브 욕심은 없어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화제의 팀이었다. 우승후보로 꼽히며 야심차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숱한 논란의 중심에만 놓인 채 정규시즌 7위에 머물렀다. 팀은 9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서지 못했지만 각자 의미있는 시즌을 보낸 선수들도 있었다. 한화 이적 후 3년차 시즌을 보내는 이용규(31)가 대표적이다.

이용규는 올 시즌 부상 속에 113경기밖에 뛰지 못했음에도 타율 3위(0.352), 출루율 4위(0.438), 도루 9위(21도루), 득점 12위(98득점)의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안타도 159개를 기록, 부상만 없었다면 200안타 고지를 밟을 수도 있었다는 평가다. '모범 FA'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용규를 조이뉴스24가 창간 12주년을 기념해 만났다.

<①편에 이어>

[정명의기자] 이용규는 어느새 프로 13년차 선수가 돼 있다. 나이도 서른을 넘었고, 내년 시즌을 마치면 벌써 2번째 FA 자격을 획득한다. 아직도 국가대표 외야수 겸 리드오프로는 이용규가 첫 손에 꼽힌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10여년 동안 정상급 기량을 유지하고 있는 이용규다.

그런 이용규를 후배들은 너도나도 롤모델로 꼽는다. 이용규가 발빠른 교타자의 표본이 돼 있는 분위기. 이용규도 상황이 허락되는 선에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NC 다이노스 박민우는 이용규의 조언이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움을 전했고,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의 롤모델이 이용규라는 사실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끊임없이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지금의 이용규를 만들었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 이용규의 기본적인 마음가짐. 원대한 목표를 세우고 있는 것 또한 그가 스스로를 발전시키기 위한 방법 중 하나다. 통산 최다안타 기록이 이용규가 현역 기간 중 이루려 하는 목표다.

-내년시즌을 뛰면 다시 FA 자격을 얻게 된다. 중요한 한 시즌이 될 것 같다.

"솔직하게 말해 작년이나 올해처럼 잘하면 좋을 것이다. 그런데 한 번 경험을 해보지 않았나. (FA 자격을 앞두고) 너무 잘하려다보면 또 안되더라. 그라운드에서 집중하고, 부상 없이 출전하다보면 기록은 따라온다는 확신이 생겼다."

-중점을 두고 준비하는 부분이 있나?

"이제는 크게 변화를 시도할 때는 아닌 것 같다. 갖고 있는 감각을 잘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게 변하지 않아도 내가 가진 장점을 살리는 것이 더 필요하다."

-KIA 시절 3차례나 받았던 골든글러브가 한화에 와서는 없다.

"이번에는 죽어도 못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단은 타이틀도 없고, 부상으로 출전 경기 수도 많지 않았다. 팀 성적도 안 좋았다. 전혀 욕심은 없다.

그런데 전 경기를 뛰면 어떤 기록이 나올까 궁금하긴 하다. 항상 슬라이딩하고 수비하다가 다쳐서, 아직 전 경기 출전 경험이 없다. 그래서 전 경기 출전에는 욕심이 난다. 매년 그랬듯, 내년에도 전 경기 출전이 목표다."

-벌써 프로 13년차, 베테랑 축에 속하게 됐는데.

"시즌 끝나고 생각해보면 항상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2009년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린 것이 가장 아쉽다. 그 시즌만 아니었어도, 통산 안타 숫자도 많았을테고 10년 이상 100안타 기록도 이어갈 수 있었으니까."

(이용규는 주전으로 올라선 2005년 이후 2009년 45안타를 제외하고 매 시즌 100안타 이상을 기록했다. 만약 2005년 100안타를 넘겼다면 올 시즌까지 12년 연속 100안타를 기록할 수 있었다.)

-박민우는 조언이 큰 힘이 됐다고 했고, 박해민은 롤모델로 꼽았다.

"사실 내가 도움을 준 것은 아니다. 느꼈던 걸 얘기했을 뿐인데, 그것을 다른 선수가 공감해줬다는 것은 기쁜 일이다. (박)민우나 (박)해민이 모두 신인이 아니라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인데도 더 큰 욕심이 있는 것 같다.

민우에게는 내 경험을 토대로 나같은 스타일의 타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얘기해줬다. 맞고 틀리고를 떠나서 내가 느꼈던 것은 그게 확실했다. 교타자들은 삼진이 없어야 하고, 어떻게든 맞히고 나가 출루율을 높여야 한다.

해민이는 2년 연속 도루왕을 했던 선수인데다 주루와 수비는 나보다 더 잘한다. 타격 면에서 욕심이 많은 선수다.

나는 이승엽, 이종범 선배님처럼 월등하게 톱 클래스로 잘하는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내가 어떻게 치라고 말해주는 것도 모양새가 웃기다. 같은 팀에 있는 (하)주석이나 어린 선수들에게도 내가 먼저 얘기하지 않는다. 다가와서 물어보는 후배들에게 내가 알고 있는 한도 내에서 알려주는 것이 전부다."

-너무 겸손한 것 아닌가.

"나는 우승도 한 번(2009년 KIA에서)밖에 못했고, 타이틀도 거의 없다. (이)대호 형, 이승엽 선배님처럼 꾸준히 상위 레벨에 있는 선수들과는 다르다. 1~2년 잘했다고 인정받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6~7년은 잘해야 진짜 잘하는 선수다."

-20대 때와 비교하면 어떤 점이 달라졌나.

"어릴 땐 무턱대고 했던 것 같다. 20대 때는 부상이라는 단어가 머릿속에 없었으니까. 지금도 몸을 사리는 건 아니지만 상황 상황을 알고 플레이한다. 죽어라 해도 안되는 상황이 있는데, 옛날에는 순간순간 모든 힘을 쏟았다. 이제는 좀 노하우가 생겼다고 할까. 워낙 만났던 투수들이 많으니 타석에서 노림수도 생겼고, 수비 위치도 잘 잡을 수 있게 됐다."

-후배들이 많아졌겠다.

"나는 원래 선배들을 더 좋아해서.(웃음) 이제 10년 이상 차이가 나는 후배들도 많다. 그런데 큰 어려움은 없다. 연차가 쌓이면서 내가 자리를 잡아가는 부분에 있어서는 자부심이 있다. 꾸준히 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빠른발, 정확한 타격이 이용규를 설명하는 수식어인데, 개인적으로 가장 신경쓰는 기록은?

"출루율이 우선이다. 그래야 팀이 득점을 많이 올릴 수 있다. 나는 득점 기회를 만들어야 하는 선수다. 매경기 두 번은 출루하자는 목표를 갖고 임한다."

-아오키 노리치카가 롤모델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계기가 궁금하다.

"처음에 KIA로 트레이드 되고 주전이 아닐 때는 지금처럼 짧게 스윙하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고등학교 때 홈런도 많이 쳤기 때문에. 그 땐 방법도, 가야할 방향도 몰랐다. 그러다 2005년 KIA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전반기 성적이 굉장히 안좋았다. 그 때 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일본 프로야구의 동영상을 찾아봤다."

-그럼 아오키를 통해 도움을 많이 받았나?

"스스로 변화하기 시작하면서 진짜 많이 느꼈다.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됐다. 워낙 잘하는 선수니까. 많이 배웠고, 폼도 많이 따라하면서 내 것을 만들었다."

-아오키의 방망이를 선물받았다는 과거 기사도 있더라.

"아 그건, KIA 시절 스프링캠프를 미야자키로 갔는데 아오키가 미야자키 출신이더라. 그래서 아오키의 아버지가 아들 방망이를 들고와서 선물로 줬다. 그런데 그 방망이는 이사하면서 없어졌다."

-악바리 이미지가 있다. 혹시 좌우명이나 좋아하는 격언 같은게 있나?

"없다. 난 종교도 없다. 목표가 있을 뿐이다. 은퇴하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열심히 했던 선수로 인정받는 것이 목표다."

-개인 성적, 기록 면에서 목표는 없는 것인가?

"그런게 있다면… 통산 안타 기록을 깨는 것? 한 시즌 최다안타도 깨보고 싶다. 그렇게 딱 2개다. 좋은 컨디션으로 전 경기에 출전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안주하지 않고 발전하기 위한 목표다."

조이뉴스24 정명의기자 doctorj@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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