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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광주FC 정조국(인터뷰③) "아들 태하의 최대 관심사는 득점왕"


"아드리아노가 골 넣었는지 관심 갖더라…아내 김성은의 희생에 고마워"

2016년 K리그 클래식은 우승,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클래식 잔류, 승격, 챌린지(2부리그) 강등 등 어느 것 하나 정해진 것 없이 빡빡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개인 타이틀 경쟁도 그렇다. 그런데 눈에 띄는 이름이 시즌 내내 득점 1위 자리에 올라 있다. 2002 한일월드컵의 수혜를 입고 2003년 유망주로 등장했던 ''패트리어트'' 정조국(32, 광주FC)이다. 정조국은 현재 18골로 친정팀 FC서울의 아드리아노(16골)에 두 골 차로 앞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무엇이 30대 나이에 팀을 옮긴 정조국의 골 본능을 일깨웠을까? 창간 12주년을 맞은 조이뉴스24가 정조국을 만나봤다.

<②에서 계속…>

[이성필기자] 정조국을 대표하는 별명은 '패트리어트'다. 빠르고 정확하게 날아가 목표물을 격추하는 미사일 패트리어트에 빗댄 것이다. 그만큼 그는 고교 시절부터 골 감각이 대단했고 프로에서도 인상적인 골들을 넣었다는 뜻이다.

또 다른 별명은 '분유캄프'다. 네덜란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데니스 베르캄프와 유사한 그의 체형과 플레이에 아내인 탤런트 김성은 씨와의 사이에서 낳은 아들 태하(6) 군의 분유값을 벌기 위해 더 열심히 뛴다고 해서 붙은 재미난 별명이다.

그런데 그 어린 태하가 쑥쑥 성장해 내년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한다. 정조국은 "이제 초등학생 학부모가 된다. 학비가 그만큼 더 들어간다는 이야기다. 더 벌어야 한다. 시간 참 빠르다"라며 웃었다.

지난 2009년 김성은 씨와 결혼해 아들 태하가 생긴 뒤 정조국이 축구를 대하는 자세는 확실히 달라졌다. 광주FC로 이적한 배경에 태하 군이 "아빠는 요즘 축구 안 하느냐"는 간단하면서도 폐부를 찌르는 질문이 있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일화다.

요즘 아내 김 씨와 아들 태하의 주된 관심은 정조국의 득점 여부라고 한다. 정조국은 18골로 득점 1위를 유지 중이지만 2위 아드리아노(FC서울, 16골)가 2골 차이로 추격 중이다. 올 시즌 득점왕이 누구의 차지가 될 지는 아직 모른다.

정조국은 "서울 경기에서 아드리아노가 골을 넣기라도 하면 '아빠 아드리아노가 골 넣었어'라고 알려 온다. 우리의 어린 시절과는 다르게 스마트폰으로 모든 것이 검색 가능하니 (태하가) 득점왕 경쟁 구도도 잘 안다"라며 태하 군이 아빠의 득점왕을 몹시 바라는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아내 김성은(33) 씨에게는 늘 고마울 뿐이다. 탤런트라는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도 태하의 엄마, 아내, 며느리로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한 고마움과 존경심이다.

"나를 위해 희생하는 것을 보면 정말 고마울 따름이다. 전업주부도 아니고 자기 일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인데 모든 역할을 잘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더 그렇다. 나와 결혼을 하고서 자신의 일과 관련된 부분을 희생하며 태하를 잘 키워주고 있어서 미안하다. 엄마는 위대하고 강하다고 하던데 눈에 보이지 않는 힘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 내가 체력이나 힘은 더 좋지만, 엄마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은가. 전혀 따라갈 수가 없다."

운동선수의 아내는 일반적인 내조와는 다른 섬세함이 필요하다. 경기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는다. 수고했다는 말 정도가 전부다. 보양식부터 건강 보조제까지 챙겨줘야 할 것도 많다. 정조국은 "영양제 같은 것이 있으면 챙겨준다. 그런 마음이 중요하지 않나 싶다. 자식과 남편부터 챙기려고 하는 것을 보면서 그저 고마울 뿐이다"라고 전했다.

올 3월 김성은 씨는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에 일 욕심에 대한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윤종신의 소속사로 옮긴 뒤 제대로 일을 못했다며 재미난 투정을 했다. 자신도 일하고 싶다며 일거리를 달라는 식의 발언을 화제가 된 바 있다.

정조국도 될 수 있으면 아내가 일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는 "나 때문에 육아랑 가사만 해야 한다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이다. '그 친구 또한 많은 시간을 들여 자기 일을 위해 노력하고 내공을 쌓지 않았는가. 엄마라는 이유로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하고 싶은 일을 도와주고 싶은 생각도 있다. 입때껏 잘해왔다고 본다"라며 애처가다운 자세를 보였다.

가족을 위해 정조국은 경기가 끝나서 휴가나 외박이 주어지면 되도록 서울 집으로 올라간다. 광주FC는 광주에 클럽하우스가 없어서 목포 국제축구센터를 훈련장으로 활용 중이다. 목포에서 서울을 기차로 자주 왕복하니 승차권 결제 금액이 30만원을 초과하면 나오는 10% 철도 회원 할인쿠폰은 기본으로 받는다.

상, 하반기 결제 금액이 100만원 이상이면 나오는 30% 할인 쿠폰도 3개월 이내에 나온다고 한다. 가족과 많은 시간을 함께하려는 정조국의 노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대중들이) 우리 부부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래서 행동 하나도 조심스럽다. 가끔 경기장에 와서 응원을 해주는데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다. 자주 오지 못해도 보러 오는 것 자체가 얼마나 대단한가. 축구를 자주 보러 오면서 관심이 늘었다. 정말 좋아하더라."

정조국은 미래를 위해 지도자 공부도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동국(전북 현대), 신화용(포항 스틸러스), 염기훈(수원 삼성) 등과 아시아축구연맹(AFC) C급 지도자 라이선스를 취득했고 올 12월에 B급에 도전한다. 최신 축구 흐름을 학습하지 않으면 놓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그는 "1년마다 내용이 추가되고 바뀐다. 압박의 전략이라든지 전술적인 부분이 그렇다. 공부하지 않으면 (축구선수나 지도자로) 살아남기 어려울 것 같다. 공부하고 나니 특정 장면을 선수의 눈과 지도자로서 보는 눈은 다를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나 역시 지금 지도자 공부를 하면서 감독, 코치님을 이해하려고 노력 중이다. 이전에는 (감독이나 코치가) 왜 화를 내는지 몰랐다가도 공부를 하고 난 뒤 보면서는 화가 날 수 있겠구나 싶더라"라고 전했다.

지도자의 꿈은 이제 만들어가는 중이다. 그는 "아직 앞일을 크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좀 더 많이 배워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쉬운 성격이 아니기도 하고 예민한 부분도 있다. 공부를 더 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축구선수로서 어떻게 하면 잘할까에 대한 고민이다. 조금 더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게 유도하는 것이 지금 가장 중요한 것 같다. 선참의 역할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책임 의식을 강조했다. 당장은 눈 앞에 온 광주의 클래식 잔류를 확실하게 확정짓고 싶은 마음이 큰 정조국이다.

<끝>

조이뉴스24 목포=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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