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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K리그 건강한가요? ③어떻게든 수익을 내자


프로연맹-구단 간 연대 절실, 화제 만들고 마케팅 극대화로 매력을 높여라

국내 최초의 스포츠·연예 인터넷 미디어 조이뉴스24는 11월 1일 창간 '12'주년을 맞이합니다. 조이뉴스24는 한국 프로축구의 어제와 오늘을 짚어보고 밝은 미래를 조망하기 위해 3회에 걸쳐 집중적으로 K리그를 진단해보기로 했습니다. 클래식은 '12'개 구단 체제가 4년째이고 11개 구단인 챌린지(2부리그)는 내년이면 안산시민구단 창단으로 역시 '12'개 구단 체제에 접어들게 됩니다. 프로라는 호칭에 걸맞게 리그가 발전하고 있는지, 확장 및 개선 가능성은 없는지 가벼우면서도 의미 있게 따져보겠습니다.

<②에서 계속…>

[이성필기자] K리그에 위기가 아닌 적이 언제 있었을까. 흥행의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비슷한 프로 스포츠와의 경쟁부터 문화 콘텐츠로 분류되는 영화, 연극은 물론 TV 드라마, 예능과도 싸워야 한다.

해외 축구의 빠른 유입으로 축구팬은 K리그, 국가대표, 해외축구로 나눠진 모양새다. 국가대표팀이야 원래 온 국민이 팬이고 해외축구도 다수가 눈여겨보고 있지만, K리그는 마니아 스포츠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다.

프로 각 구단은 홍보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안정환, 이운재 등 얼굴이 알려진 은퇴 선수들을 홍보대사로 세우는 것은 기본이다. 구단 상징 캐릭터 탈을 쓰고 나가 하는 길거리 홍보는 기본, 영화관에서의 아르바이트, 농촌 봉사활동 등 사회공헌 활동도 잊지 않는다.

그러나 K리그 경기장에 유입되는 관중수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올해 클래식 관중 동원 목표를 200만명으로 세웠다. 35라운드까지 165만9천539명을 모았는데 목표 달성이 어려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날씨가 쌀쌀해진 데다 전통의 흥행구단 수원 삼성의 경우 성적 하락과 맞물려 전년 대비 평균 관중수가 2천여명 가까이 떨어졌다.

지난 10년 사이 신흥 명문으로 떠오른 전북 현대의 평균 관중수가 2006년 대비 200% 이상 증가했지만 반대로 수원이 경기장 관중석 2층을 폐쇄하는 등 관중석을 줄인 데다 수원 연고의 프로야구팀 kt 위즈 창단 등의 영향을 받아 관중수가 줄었다. 전북이 늘어도 수원이 줄어 이전의 평균치에서 증가가 없다.

A구단 사장은 "시쳇말로 벌거벗는 것 빼고는 뭐든지 다 해봤다. 지역 내 성향 분석 등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마케팅도 시도했다. 그런데 관중이 그리 는 것 같지는 않다. 프로 스포츠의 기본은 관중이 구매하는 티켓에서 얻는 수익이다. 그런데 K리그는 비정상적인 구조다. 무료 티켓도 거의 없는데 도대체 무엇인지 문제인지 이제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실무 직원들의 생각은 어떨까. B구단 직원은 "대부분의 구단 직원들은 국내, 해외에서 스포츠 마케팅 등을 공부하고 온 자원이다. 그런데 이들이 경기를 치르는 날에는 외부에서 오는 손님 의전을 하고 경기장 의자를 닦는 등 상관없는 일에 투입된다. 의전을 잘해야 예산이나 후원사 유치에 더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낙하산 사장들이 서랍에서 각종 마케팅 아이디어를 잠자게 한다"라고 현실적인 문제점을 설명했다.

실제로 C시도민구단은 올해 시작 전 구단 여직원들에게 난데없이 의전 업무에 대한 강의를 받도록 했다. 구단주인 시장(또는 도지사)이 경기장을 찾으면 어떻게 차를 따라야 하는지 배우도록 했다. 마케팅, 선수단 관리 업무만으로도 벅찬데 구단 모양새를 위해 이런 일까지 해야 한다. 성차별 소지가 있는 업무 배정임에도 구단 고위층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외부 의전 전문 용역 회사와 계약을 맺었지만 구단 매뉴얼 구축을 이유로 여직원들을 활용하고 있다.

기업구단들은 이보다는 덜 하지만 젊은 직원들의 마케팅 감각이나 아이디어를 스포츠 구단의 특성을 잘 모르는 윗선이 받아주지 않는다. '비용이 많이 든다', '비효율적이다', '예전에도 해봤던 일이다'라는 식의 보수적인 태도로 일관하며 최대한 '저비용 고효율'만을 노린다.

프로축구연맹의 노력이 지금보다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구단의 이해를 구하며 연대해야지, 일방적인 전달을 하지 말라는 주장이다. 프로연맹이 모든 구단을 생각하지 않고 정책을 집행해 문제를 더 키우는 경우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가장 최근의 예로는 전북 현대 징계가 그렇다. 허정무 부총재와 실무진이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아시아 축구연맹(AFC) 본부에 가서 전북 징계 건에 대해 설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시즌 전북의 챔피언스리그 출전권 박탈에 무게가 기울었다는 AFC내 분위기에 대한 프로연맹 징계의 설명이 주 목적이었지만 분위기가 그리 좋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솜방방이 징계가 불러온 역효과가 아닌지 고민해야 한다.

프로연맹을 후원하는 스포츠 용품사와 각 구단에 후원하는 용품사의 이해관계 충돌도 구단의 수익에 영향을 끼치는 요인 중 하나다. 각 구단은 팀에 후원하는 후원사의 노출을 최우선으로 하게 마련이다. 계약서에도 이를 명시한다. 경기 중계에서 가장 노출도가 좋은 골대 근처에 광고물 설치를 원한다.

그런데 이 지역을 연맹 후원사가 침해해 의욕을 꺾어버린다. D구단을 후원하는 E용품사는 "구단에 수억 원을 내고 홍보 효과를 누리려는 욕심은 당연하다. 연맹 후원사가 A보드에 들어가는 것은 그렇다고 쳐도 가장 노출도가 높은 위치에는 구단 후원사들이 들어가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닌가. 누구를 먼저 홍보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구단의 노출이 좋아야 연맹도 좋은데 K리그는 거꾸로 가는 것 같다"라고 지적했다. 실제 이 사례에서 같은 후원사를 둔 두 구단은 연맹 후원사의 노출을 끝까지 반대했다. 다른 구단들은 이런 상황을 확인한 뒤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법, 제도 정비에 대한 공동 노력도 필요하다. 스포츠산업 진흥법이 개정됐어도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다. 일례로 경기장 장기 임대의 길이 열렸지만, 소유 주체 문제를 풀지 못해서 지난해 내내 몸살을 앓았던 수원 삼성-수원월드컵경기장 관리재단의 사례가 있다. 당시 프로연맹은 구단과 재단의 일이라며 한 발 뒤로 빠져 있었다가 유감 표명에 그쳤다.

스포츠산업 진흥법에서 경기장 소유 자체는 공공시설물관리법과 충돌한다. 국내 모든 경기장은 지자체 시설공단 등이 관리한다. 공공성이 우선이라 자칫 구단에 전권을 주게 된다면 '특혜 논란' 내지는 '민영화'로 인식하게 된다. 그렇지 않아도 전기, 수도 등 타 분야에서 민영화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데 스포츠 시설도 이런 시선에 갇히지 말란 법도 없다.

그렇지만 관리 자체는 지자체가 계속하더라도 최대한 구단이 시설물을 장기 임대해 적극적으로 활용 가능한 환경으로 만들어줘야 할 필요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예를 들면 현재 확보한 매점 운영권 등은 수익보다는 팬 편의성 증대에 가깝다. 이마저도 경기 당일에 한정한다. 경기장 내 웨딩홀, 영화관, 할인 마트 등의 수익 시설 운영권을 전향적으로 구단이 보유하게 할 필요가 있다. 이 역시 민영화라는 논란에 시달릴 위험성이 있어서 스포츠 구단의 특수성을 인정받기 위한 노력에 열을 올려야 하고 능력이 되는 구단 중심으로 움직여야 한다.

프로연맹 관계자는 "구단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있다. 공동 마케팅 등 다양한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구단별 특색이 있다 보니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시간을 갖고 하다 보면 나아지리라고 본다. 일부 구단에서 장기 임대를 위한 노력을 하는 것으로 안다. 도울 부분이 있다면 도와야 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구단과 경기장의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포장하는 경기 생중계는 수익 극대화의 정점에 있다. 올해 문화방송 스포츠 플러스(MBC SPORTS+)는 2채널을 론칭하면서 K리그와 3년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제이티비시 폭스 스포츠3(JTBC FOX SPORTS3)도 K리그 중계에 나섰다. 중계 채널을 확보해 놓았다는 것은 분명히 가능성이 있는 부분이다.

제이티비시 관계자는 "방송사의 수익 창출은 광고 유치지만 넓게 본다면 구단의 수익과도 직간접적으로 연결된다. K리그 중계는 중간 광고가 없는 약점이 있지만, 경기의 질을 올리고 화제성을 계속 만든다면 경기 중계에 대한 질이 높아질 것으로 본다. 현재 중계를 하러 현장에 나가면 경기 자체 외에는 포장할 소재가 없다. 이를 위한 연구를 해야 한다. 과거 이근호의 트랙터 승차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조이뉴스24 이성필기자 elephant14@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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