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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12년]양해영 KBO 사무총장 대담①"2020년까지 1천만 관중 달성"


"양대리그는 시기상조…창원 이어 대전도 신구장 건설 추진"

[김형태기자] 양해영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은 지난 1988년부터 KBO에 몸담은 '야구 행정의 달인'이다. 학창시절부터 야구가 좋아 야구계에 뛰어든 지 올해로 29년째. 강산이 세 번 가까이 바뀔 동안 야구밥을 먹으면서 프로야구의 변천사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양 총장과 함께 일을 해본 사람들은 그를 '합리적'이라며 높이 평가한다. 10구단 체제로의 리그 확장, 전국 각지의 새 구장 건설, 합의판정 제도 시행 등 양 총장 체제에서 KBO는 많은 변화를 이끌어냈다. 조이뉴스24는 창간 12주년을 맞아 한국프로야구 행정의 최고 책임자인 양 총장을 만나 야구계의 변화와 향후 지향점 등에 대해 얘기를 들어봤다.

◆양 총장과 일문일답

-출범 35년째인 올해 프로야구는 800만 관중을 넘어섰습니다. 새로운 이정표를 세운 셈인데 느낌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사실 800만이라는 숫자를 넘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얼마 전만 해도 '700만만 넘어라' 하고 바랐는데, 700만을 넘고 보니까 또 800만이 욕심이 납디다. 숫자는 800만이지만 이렇게 성원해주신 팬들께 더 알찬 경기를 많이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요. 경기장 안팎에서 팬들을 실망시키지 말아야 한다는 사명감이 더 커집니다."

-요즘은 KBO리그가 국민스포츠로 완전히 자리잡았습니다. 해외 야구 및 타 종목 등의 외풍을 받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인기의 비결이 뭘까요.

"결국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및 1∼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선전이 가장 크다고 봅니다. 이런 큰 국제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가 세계적인 콘텐츠라는 걸 증명한 셈이지요. 또 이로 인해 젊은 관객, 특히 여성 관객을 많이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게 전경기 중계입니다. 매일 생방송으로 모든 경기가 중계되면서 팬들의 이목을 야구장으로 잡아끄는데 성공했다고 봅니다."

-야구 외에 타 프로스포츠 단체에서 KBO의 운영 시스템을 여러모로 참고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프로스포츠의 선두주자로서 자부심과 책임감이 만만치 않을텐데요.

"다른 단체 사무총장들과 가끔 모임을 가집니다. 저희가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특별히 잘나서 그런 건 아니에요. 여러가지 요인이 겹쳐서 야구가 조금 앞서나갔을 뿐이지요. 그쪽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다른 종목들도 여건만 만들어진다면 언제든지 치고 나갈 힘이 있다고 봅니다. 지금은 야구 인기가 많은 게 사실이지만 몇 년 안에 또 어떻게 될 지 모르는 일이지요. 그래서 저희로선 잠시도 긴장을 풀 수가 없어요(웃음). 어쨌든 함께 모여서 얘기를 나누다보면 서로가 서로를 배우는 게 많습니다."

-최근 몇 년간 10구단 체제, 새구장 개장 등 KBO리그에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런 변화를 주도한 당사자로 볼 수 있는데, 현재까지의 진행과정에 만족하십니까.

"당초에는 2020년까지 9·10구단을 만드는 게 목표였습니다만 조금 빨리 실현됐네요. 그러다보니 조금 준비가 부족했던 부분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양적으로는 커졌지만 신생구단들이 생기면서 리그의 경기력 수준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흥행 측면에서 리그의 파이는 커졌지만 평균관중은 다소 떨어진 점도 아쉽고요. 이 부분은 신생구단들이 참가한 만큼 어쩔 수 없는 현상으로 봅니다. 아무래도 신생구단들은 저변이 공고하지 않거든요.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이 앞으로 숙제이지요. 그래도 지금까지는 성공적이라고 봅니다."

-야구계 안팎에서는 양대리그에 대한 열망도 꽤 높습니다.

"리그 확장 건은 상당히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는 걸 9·10구단 참가를 준비하면서 실감했습니다. 9구단을 제가 준비하지 못한 상태에서 이 자리를 맡다보니 끌려가는 감이 있었던 게 사실입니다. 우선 짝수 구단 체제가 돼야 해서 10구단을 만드는데 급급했습니다. 결국 느낀 점은 리그 확장은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지금 우리 시장으로 봤을 때 12구단은 아직 시기상조에요. 그렇다고 11개 구단으로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결국 치밀하게 준비해서 아마추어부터 저변을 확대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선수 수급의 문제가 걸리거든요.

또 하나, 양대리그가 꼭 성공의 길이냐는 점도 짚어봐야 합니다.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NPB)는 각각의 리그가 자생적으로 분파되면서 생긴 시스템이지요. 처음부터 리그간 경쟁구도가 자연스럽게 정착됐습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단일리그여서 리그 확장을 통한 양대리그를 하려면 인위적으로 12개 구단을 만든 뒤 둘로 나눠야 합니다. 리그간의 경쟁심 등 스토리가 만들어져야 하는데, 단기간에 가능할 지는 미지수라고 봅니다. 무조건 둘로 쪼개는 게 급한 건 아니거든요.

KBO리그 참여에 관심을 가지는 기업은 여전히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런 여러 문제로 인해 아직은 우리가 시장을 추가로 개방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우선은 2020년까지 천만 관객 달성이 저희로선 시급한 목표입니다. 창원에 곧 새구장이 들어설 예정이고, 대전도 새구장 계획이 있습니다. 대전의 경우 계획은 그 전부터 세워져 있었지만 최근 들어 보다 가시화 되어간다는 느낌입니다. 이렇듯 인프라가 좀 더 커지고 현대화된다면 천만 관객도 충분히 달성 가능하다고 봅니다."

-새 구장 애기를 하셨는데, 잠실 신구장 얘기가 서울시 발로 나온지 꽤 됐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서울시로부터 들은 애기는 없습니다. 저희도 언론보도를 통해서만 일방적으로 접하고 있어요. 하지만 한전부지 개발과 엮어서 잠실종합운동장 재개발도 추진을 해야 하는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시간은 걸릴 것 같지만 어떻게든 개발이 되긴 될 겁니다. 그러면 야구장 문제도 언젠가는 해결이 되지 않겠어요. 잠실종합운동장 부지는 서울시 땅에 국유지도 포함돼 있어서 시 만의 결정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고, 정부와 시가 다각도로 협의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아무래도 중장기적인 프로젝트가 되지 않겠나 싶습니다."

-WBC가 내년 3월 열립니다. 사상 처음으로 서울(고척돔)에서 열리는데요. KBO가 주관사가 됐습니다.

"WBC가 처음 생길 때 주도적으로 대회를 만든 건 메이저리그와 일본, 그리고 우리까지 3개국입니다. 그런 점에서 우리도 어느 정도 책임감과 의무감이 있습니다. 우리도 이미 한 번 개최했어야 했는데 경기장 문제 때문에 하지를 못했었지요. 마침 올해 고척돔이 생겨서 유치를 하게 됐는데, 부담이 만만치 않습니다. 흥행과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데 이게 쉽지가 않거든요. 흥행문제가 우선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고척돔의 규모가 작으니 흥행 측면에서 고민스런 부분이 있네요. 적자를 보면 안 되잖아요. 그렇다고 마케팅 권리를 주최측인 WBCI에서 전적으로 주는 것도 아니고…. KBO의 마케팅 자회사인 KBOP를 비롯해 저희 사무국 차원에서 지금 머리를 싸매고 있습니다."

-대표팀 성적에 대한 팬들의 관심도 무척 큽니다.

"2013년 3회 대회 때 예선탈락을 하다보니 이번에는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성적을 내야 한다는 것도 부담입니다. 물론 우리 팬들이 국제대회 성적에 일희일비 하지는 않는다고 봅니다만 4년 전에도 안 좋았는데 두 번 연속 결과가 좋지 않으면 이미지 타격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할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가 첫 두 대회 성적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기대심리가 무척 높아진 감이 있습니다. 예전과 달리 이젠 WBC에 참가하는 나라들이 준비를 대충 하지 않습니다. 점점 만만치 않은 대회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야구가 정식종목으로 복귀했습니다. 야구의 올림픽 잔류 및 세계화라는 차원에서 KBO도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지난해 프리미어 12에서 우승했지만 전체적으로 세계 야구가 좀 더 글로벌화 되려면 기존 국가들이 상당히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축구나 다른 종목에 비해 세계화가 크게 부족한 현실이잖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올림픽이 중요하지요. 분명히 올림픽 정식종목 복귀는 환영해야 할 일입니다. 그렇지만 도쿄대회는 저희로선 부담도 적지 않습니다. 결국 성적이 중요하거든요. 이웃 국가이자 라이벌인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이고, 우리는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우승한 디펜딩 챔피언입니다. 명성에 걸맞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게 저희로선 꽤 부담이긴 합니다."

<②편에 계속…>

조이뉴스24 대담 진행=김형태기자 tam@joynews24.com 사진 정소희기자 ss082@joy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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