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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또 다시 '4대강 국감'…양분된 국회


또 한 번의 '4대강 국감'이었다. 22일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재정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4대강 사업의 위법성과 재정 악화 우려, 공사 낙찰 과정의 편법 의혹을 집중 부각했다. 수자원공사가 사업비를 분담하게 된 과정을 두고도 논란이 거듭됐다.

반면 여당에서는 사업 명칭을 바꾸거나 수공이 구체적인 사업비 회수 방안을 알려 국민들의 오해를 불식해야 한다는 주문이 이어졌다. 일부 의원은 당초 4대강 사업 참여에 부정적 의견을 냈던 수공을 향해 논쟁의 불씨를 일으킨 책임을 묻기도 했다.

◆野 "수공 이사진 친이(親李) 일색…공사 담합 의혹"

민주당 백재현 의원은 먼저 수공을 향해 공세를 폈다. 4대강 사업 참여에 위법 시비가 있는데다 사업비 분담 과정도 석연치 않다고 했다. 수공은 앞서 정부의 4대강 본사업비 15.4조원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기로 했다. 재원은 공사채 발행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백 의원은 이 같은 결정에 이사진의 친이(親李) 성향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현 수공 이사진 7명 중 6명이 대선 당시 이명박 대통령 측 인사들이었다"며 "이 점 때문에 정부의 무리한 4대강 사업비 분담 요구를 원안 그대로 받아들인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백 의원은 그 근거로 사내외 법률자문단의 의견을 제시했다. 앞서 수공의 사내변호사와 외부 로펌 등 4개 법률자문단은 '4대강 사업에 수공이 참여하는 것은 공사의 사업 목적상 적절치 않다'는 의견을 냈다.

백 의원은 이를 토대로 "사업 목적과도 다른 4대강 사업에 참여하면서 8조원 규모의 막대한 사업비를 떠맡은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수공의 설립 목적은 치수(治水)가 아닌 이수(利水)"라고 이어 말했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을 향해서는 "굳이 4대강 사업을 하려면, 4개 강을 나눠 순차적으로, 빚지지 말고 하자"며 속도조절을 요구하기도 했다.

같은 당 강성종 의원과 김효석 의원은 "4대강 공사 발주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성종 의원은 "10개 대기업이 각 공구에서 딱 1개, 2개씩의 공사를 나눠 가졌다"며 "낙찰받지 못한 몇 곳은 공교롭게도 모두 검찰이 내사 중인 기업들이어서 이들이 낙찰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상대를 밀어주기 위해 입찰에 참여한 의혹이 짙다"고 했다.

강 의원은 또 "낙찰률이 93%, 최대 99.32%에 이르는 기업도 있다"며 "이는 사실상 100% 낙찰에 성공했다는 것인데, 정부 발주 공사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느냐"며 낙찰 과정이 석연치 않다고 강조했다.

김효석 의원은 "턴키 위주의 공사 발주 방식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정부는 그간 1천억원 이상 공사를 대개 설계와 시공 일괄 발주 방식, 즉 턴키 형태로 발주해왔다.

김 의원은 "이 방식으로 공사를 입찰하면, 일반 공사에 비해 평균 25%, 자체 분석 결과 최대 35% 이상의 공사비가 더 소요되고, 소수 업체간 담합 의혹으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더불어 "턴키 방식은 신기술이나 신공법이 필요할 때에만 적용하는 게 원칙인데, 하천 공사에 왜 이 방식을 고집하느냐"며 "이게 무슨 항공 우주산업이냐"고 꼬집기도 했다.

◆與 "4대강 명칭 바꿔라…水公 태도도 문제"

여당에서는 정부와 공사의 SOC 사업비 분담 전례를 환기하는 한편 건설을 통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강조했다. 법률자문을 한 수공에 화살을 돌리기도 했다. 부정적 이미지가 각인된 '4대강 사업'대신 새로운 명칭을 쓰자는 의견도 나왔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수공 사내 변호사 의견때문에 말들이 많다"며 수공의 책임을 거론했다. 그는 "사업 타당성을 자문하는 게 일반적인 것이냐"며 "당초 내부 변호사 의견을 구할때나 외부에 자문할 때도 부정적 의견을 낼만한 이들에게만 골라 물은 게 아니냐"고 날을 세웠다. 수공이 괜한 논란의 불씨를 만들었다는 성토다. 그러나 공사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는 경우 대내외 전문가 그룹에 자문하는 것이 통례다.

진 의원은 이어 윤 장관에게 "과거 정부에서는 공사가 SOC 사업 비용을 분담한 적이 없었느냐, 4대강을 통한 건설업 일자리 창출 효과가 얼마나 되느냐"고 물었다. 전례도 있고, 경기 진작 효과가 크다는 점을 강조하는 질의다.

윤 장관은 이에 "국민의 정부때부터 철도 사업, 행복도시 사례 등이 있었고, 4대강 사업으로는 약 35만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예상한다"고 답변했다.

이 당 차명진 의원은 "4대강이 동네북"이라며 "똑같은 과정을 거쳐 예산을 집행해도 현 정부가 하면 예산 편성에 의혹이 일고, 지난 정부가 한 일들은 괜찮다고 말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예타 편법 논란이 반복되는 것과 관련해 "정부는 치수 사업의 경우 예타 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생태하천 공사 중 500억원 이상 공사는 모두 예타를 거쳤다는 점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차 의원은 나아가 "정부도 자꾸 4대강 사업이라는 말로 뭉뚱그리지 말고, 분야별로 나눠 예산을 설명하라"고 주문했다. 수공을 향해서도 "변호사들이 4대강 사업을 치수 사업으로 착각해 부정적 검토 의견을 낸 것"이라며 "역시 4대강이라는 이름을 붙였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일호 의원은 수공에게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야당 의원이 원금 회수 방안을 묻자 수공이 충분한 답변을 내놓지 못한 점을 질책했다.

유 의원은 "개괄적이더라도 원금 회수 방안을 마련해 설명해야 불필요한 오해가 줄어들 것"이라며 "야당 지적처럼 수공이 8조원을 투입해 어떻게 회수하겠다는 계획이 있어야 국민들을 납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연미기자 chang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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