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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털 메운 생리 고백…"나는 생리하는 중입니다"


新생리문화…백화점 중앙 전시된 생리용품 남자친구와 관람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한 달에 한 번씩 아픈 배를 부여잡고 끙끙 앓으면서도 어렸을 땐 부끄러워서, 커서는 유난이라는 시선이 싫어서 단 한 번도 '나 생리중이야'라고 말해본 적이 없네요. 앞으로는 당당하게 말할 겁니다. 나는 지금 생리하는 중이에요."

27일 유한킴벌리가 운영하는 '우리는, 생리하는 중입니다(우생중)' 블로그에는 28일 '세계 월경의 날'을 앞두고 자신의 생리 경험을 고백하는 여성들의 포스팅이 줄을 잇고 있다. 당초 5월 8일부터 18일까지 열흘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이번 이벤트는 여성 소비자들의 참여에 힘입어 기간이 일주일 더 연장됐다. 현재 500여명 이상이 참여한 상태다.

과거 생리대 제조사뿐 아니라 여성 사이에서도 생리를 '그날', '마법' 등 은유적인 표현으로 대체했던 점을 감안하면 포털사이트를 메운 생리 고백은 엄청난 변화다. 자유한국당 소속 한 구의원이 저소득층 지원 물품에 생리대를 추가하는 안건을 논의하는 본회의에서 "생리대는 듣기 거북하니 '위생대'라고 말하자"고 제안한 게 불과 2년 전이다.

생리에 대한 인식 전환은 곳곳에서 발견된다. 좋은사람들이 지난 3월 현대백화점 목동점에 국내 최초로 선보인 '생리토크 팝업스토어'가 대표적이다. 온라인에서 비대면으로 판매할 법한 생리용품을 백화점 중앙에 전시하고, 공개된 자리에서 생리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은 그동안 생리를 쉬쉬해왔던 국내 문화에 비춰봤을 때 생경한 풍경이다.

놀라운 점은 이 새로운 생리문화에 젊은 소비자들이 호응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1차 생리토크 팝업스토어는 3월 한 달에만 10만여 명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비단 여성뿐 아니라 딸과 함께 온 아빠, 여자친구와 방문한 남자친구 등 남성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후에도 고객 요청이 이어져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롯데백화점 월드타워점에서 2,3차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이달 29일부터는 롯데백화점 명동본점에도 운영될 예정이다.

이 같은 신(新) 생리문화에 생리대업계도 소비자 의견을 발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특히 좋은사람들이 선보인 '똑똑한 위생팬티'는 일회용 생리대의 대안으로 각광받으며 완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흡수·방수·건조·소취 기능을 갖춰 일회용 생리대 대신 쓸 수 있는 이번 제품은 1차 팝업스토어 오픈 10일 만에 1차 물량이 완판됐으며 현재는 3차 리오더까지 진행된 상태다.

작년에 '릴리안' 사태로 타격을 입었던 깨끗한나라는 '생리대, 각을 세우다'란 홈페이지를 열고 '생각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정기적으로 소비자 생각연구모임을 열어 생리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여성 소비자들의 우려와 바라는 점 등을 청취하는 게 골자다. 이를 바탕으로 소비자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생리대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유한킴벌리 역시 우생중 블로그에서 설문조사를 진행해 소비자들의 니즈에 알맞은 생리대를 선보이고 있다. 1천200여명의 소비자 중 19%가 '생리 중 가장 신경 쓰이는 것'으로 '냄새'를 꼽은 점을 고려해 99% 소취 생리대 '화이트 가든프레시'를 선보인 게 대표적이다. 아울러 유향 생리대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고려해 무향으로 제품을 출시했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까지만 해도 '여성의 날(3월 8일)'을 기념하는 행사들은 여럿 있었지만 월경의 날까지 주목하진 않았다. 여성용품업체조차 생리를 기념하는 게 생소했던 상황"이라며 "작년 생리대 파동 이후 생리에 대한 인식이 바뀌긴 했지만 여전히 생리에 대한 편견과 무지가 남아있는 만큼, 이를 개선하는 게 여성용품업계의 숙제이자 책임의식"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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