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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만 바라보는 미국과 중국


9월9일 건국 70주년 기념일 계기로 시진핑, 폼페이오 방북

[아이뉴스24 김상도 기자]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인 9월9일을 계기로 미국과 중국은 대북한 관계를 원만히 이끌어가기 위한 노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의 마음을 사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미국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국내 여론의 맹비난을 받고 있는 북한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이 사이에서 김 위원장은 '정상 국가'의 지도자로서 국제 무대에 얼마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싱가포르 일간지 스트레이츠 타임스는 지난 18일 시진핑 국가 주석이 오는 9월9일 열리는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최고 지도자가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2005년 후진타오 전 국가 주석 이후 13년 만이다. 그 만큼 정상 방문의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시 주석의 방북은 매우 민감한 시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선 남북미 평화회담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판문점 선언에 언급했듯이 중국이 종전 선언 당사자로서 참여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미국은 중국의 배제를 원하는 것으로 추측되지만, 중국은 정전 당사국으로서의 지위를 적극 주장하면서 당연히 종전 선언에 참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임으로서 남북미중 협상에서 당사국으로서의 위치를 점하려는 의도가 이번 시 주석의 방북에 깔려있는 의도라 풀이할 수 있다.

우선 지난 6월12일 북미간 싱가포르 선언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협상에서 중국을 배제하려는 의도를 명확히 해 왔다. 지난 4월27일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같은 달 19일에 이루어진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 직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서한을 보내 남북미 협상에는 중국이 정전 당사국으로써 당연히 참가해야한다는 뜻을 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금까지 이에 대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을 계속 비난하면서 중국 때문에 북미협상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번 비난해 왔다.

이 같은 정황으로 미뤄 미국은 남북미 협상에서 중국을 배제할 뜻이 분명하다. 보다 거시적으로 보아도 그러한 의도는 뚜렷하다.

2015년 미국 의회에 보고된 '미국의 중국 전략 수정'(Revising U.S. Grand Strategy Toward China)에서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패권을 견제하기 위한 아시아 국가들의 연합을 강조한 바 있다.

따라서 앞으로 전개될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에서 북한은 매우 중요한 지정학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을 직시한 중국은 그 동안 유엔 및 미국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어기면서까지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을 허용하고 북·중 국경 지역의 무역 제재를 느슨하게 허용했다.

또 지난 달 3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이 북한의 전력난을 덜어주기 위해 화력발전기 2대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에 따르면 이 발전기는 대당 발전 용량이 10만kw로, 평양의 전력 수요인 50만kw를 기존의 발전기와 함께 감당해 전력난을 해소했다고 밝혔다.

이 발전기는 유엔 제재를 위한 감시를 피하기 위해 세관을 통과하지 않고 선박을 이용, 항구를 통해 북한으로 들여왔다는 사실에서 중국이 북한에 들이는 공의 정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이에 앞서 지난 5월27일 중국 다롄에서 개최된 2차 북중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선물로 압록강의 한 수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전력을 제공했다.

이 압록강 발전소는 원래 북한과 중국이 공동으로 건설해 생산되는 전력을 나누어 사용할 목적이었으나 시 주석이 정상회담에 대한 대가로 선물(?)한 것이라고 중국측 소식통은 밝혔다.

한편 미국도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을 타개하고, 북미 관계를 진전시키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평양으로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이 4번째 방문이 된다.

존 볼튼 백악관 안보담당보좌관은 19일 미국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4번째 방문을 위해 곧 평양을 방문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그동안 지난 12일 판문점에서 북한측과 비밀 실무 접촉을 갖는 등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위해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차 방북 때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었는데, 이번에는 폼페이오 장관의 김 위원장 면담 가능성에 대해 볼튼 보좌관은 "그것이 우리가 기대하는 것"이라고 강조해 면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이같은 자세를 보면 열쇠는 김정은 위원장이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느 편을 들어 그들의 요구를 들어주느냐는 전적으로 북한에 달려있다고 볼 수 있다.

북한과는 극한의 대치까지 갔었기 때문에 이제는 미국이 취할 조치가 협상 밖에는 없을 것이다. 물론 유엔, 미국, 한국 등의 대북 제재는 유효하다. 제재가 장기간 지속되면 북한 경제는 붕괴될 수도 있지만 당장은 견딜만한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도 그동안 북한에 대해서는 핵미사일 발사에 대한 불쾌감만 드러냈을 뿐 별다른 외교적 관계를 맺지 않고 있었다. 따라서 중국이 북한을 제재할 수단이 유엔 제재 이외에는 별로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북한이 유엔 경제 제재로 인한 어려움을 덜어주면서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결국 미국과 중국이 모두 북한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어떠한 외교적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그러나 어떠한 경우도 한쪽에만 치우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쪽을 모두 아우르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취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기 때문이다.

김상도기자 kimsangd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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