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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서울모터쇼- 외국은 헤드 유닛, 우리는 내비


스마트카에서 내비게이션 기기는 헤드 유닛으로 진화한다. 스마트카의 다양한 정보들을 사용자에게 제공하고 사용자의 입력을 받아서 스마트카 자체나 클라우드와 연동하여 처리한다. 사용자와 스마트카를 이어주는 두뇌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헤드 유닛으로 불린다.

하지만 외국 시판 차량의 헤드 유닛은 국내로 들어오면서 내비게이션 기능만 있는 내비게이션 기기로 바뀐다. 2014 파리모터쇼, 2015 CES, 2015 MWC, 2015 제네바 모터쇼로 이어지는 커넥티드카 기술의 연속성이 서울모터쇼에서는 단절된다. '올해에는' 이라는 기대감이 '올해에도'라는 아쉬움으로 바뀐다.

◆외국에 비해서 2-3년 뒤져 있는 커넥티드카 시장

현재 스마트카의 커넥티드카 기술은 많이 발전해 있다. 헤드 유닛, 클라우드, 긴급통화(eCall)가 대표적인 기술이다. 차량용 앱을 다운로드하거나 스마트폰의 앱을 즐길 수 있으며, 차량 진단 기능도 제공한다. 또한 스마트폰에 의존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네트워크에 접속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원격에서 차량 위치를 파악하고 차량 정보를 얻고 원격제어 하는 등의 다양한 서비스가 제공된다.

이미 외국에서는 관련 서비스가 일반화되어 있는데 비해 서울모터쇼의 자동차 전시에서는 드물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시판되는 차량의 커넥티드카 기술 수준이 2-3년 정도 뒤쳐져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헤드 유닛의 핵심-차량용 앱, 클라우드, 스마트폰 연결

현재 헤드 유닛 관련 서비스의 핵심은 차량용 앱 다운로드와 스마트폰 미러링 및 제어를 들 수 있다. 2014 파리모터쇼에서 시트로엥의 차량용 앱 관련 전시는 유럽에서의 앱 다운로드 시장의 현재를 명확히 보여 준다. 독일 업체들뿐만 아니라 프랑스 업체들도 이미 앞서 있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미 2014 CES에서 HTML5 기반의 헤드 유닛으로 앱 다운로드를 광고했던 벤츠의 모습도 대표적이다. 2013 CES에서 GM과 포드가 플랫폼 API를 공개한지도 2년이나 지났다. 2015 제네바 모터쇼에서 올해의 차로 선정된 폭스바겐의 파사트에는 '애플 카플레이,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미러링크'가 통합된 앱커넥트가 탑재되어 있었다. 혼다 시빅에서도 푸조 208에서도 미러링 시연을 볼 수 있었다.

◆헤드 유닛에서 내비게이션으로 하향 조정되는 우리나라 시장

그러나 2015 서울모터쇼의 시트로엥, 벤츠, 폭스바겐, BMW, 아우디, 푸조, 혼다 등 주요 업체 어디에서도 심지어는 현대의 전시에서도 헤드 유닛 관련 기술은 찾아 볼 수가 없다. 어쩌면 일부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알지 못하도록 일부러 차문을 닫아 놓았는 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현대 모비스 전시장에서는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시연을 볼 수 있다. 만도의 전시장에서는 자체적인 스마트폰 미러링 시연이 있었다. 자동차사의 전시에서는 기아와 폭스바겐에서 일부 관련 전시를 볼 수 있었다. 기아에서는 애플 카플레이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의 데모와 함께 SK플래닛의 미러링 기술 시연이 있었다.

모두 올 하반기 정도에 상용화할 계획이라는 의견이다. 폭스바겐 뉴폴로 차량에서는 미러링크 화면을 볼 수 있었다. 폭스바겐 직원은 2~3일 전에 들어온 차량이라 미러링크 기술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다고 밝혀서, 기능을 확인해 볼 수는 없었다.

수입차 업체들이 헤드 유닛 기능을 탑재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대략 4가지로 정리된다. 현대가 하지 않아서 구형 차량을 수입해서 신형으로 팔기 때문에, 한국에 들어올 때 한국용으로 재설계하면서 기능을 많이 빼기 때문에 주위 업체들이 모두 안하기 때문에 등으로 정리된다.

즉, 유럽에서 탑재되었던 헤드 유닛은 사라지고 우리나라에는 내비게이션 기능만이 탑재되어 내비게이션으로 변신한다. 스마트폰 연결은 블루투스로 통화만 가능하다. 엔진 다운사이징이 아닌 헤드유닛 다운 사이징이 일어난다.

◆파생 시장 성장도 늦어 진다

스마트카-IT 기술에 대해서 모든 업체가 하향 평준화된 이상한 상황이 IT 강국을 자처하는 우리나라에서 벌어진다.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현대 기아의 방관과 저절로 올라가는 점유율에 취해 있는 해외 업체의 오만함, 조금만 영역이 겹쳐도 신경을 쓰지 않는 관련 부처가 종합적으로 만들어 낸 종합적인 작품이다.

결국 피해는 사용자들과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돌아간다. 스마트폰 앱 사용률이 높은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차량용 앱에 대한 사용은 제한되어 있고 해외 사용자들이 스마트폰 앱을 헤드 유닛으로 즐길 때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그저 블루투스로 전화를 받을 뿐이다.

이콜 기능 면에서는 해외 사용자들이 긴급 통화로 사고 시에 구조 확률을 높이고 차량에 탑재된 네트워크를 이용해서 차량 정보를 원격으로 받아 볼 때 현대와 BMW의 일부 사용자들을 제외하면,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소외되고 있다.

해외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차량용 앱, 차량용 소프트웨어, 차량용 클라우드 시장을 키워갈 때 우리나라 업체들은 관련 기술을 시장에서 검증 받지도 못하고 사라져가고 있다.

김기사도 아이나비도 티맵도 선택적으로 다운로드 할 수 있고, 멜론도 벅스도 소리바다도 새로운 라디오 앱도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다. 차량 진단용 앱 시장도 열어 갈 수 있다. 해외 시장 진출도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현실은 그저 외국의 추세를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다. 새로운 시장을 열어갈 기회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포화된 국내 앱 시장을 차량용 앱 시장으로 잘 유도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어느 정부부처도 신경쓰지 않은 채 지금도 방치되어 있다. 조금만 영역이 겹치거나 융합되어도 방향을 못 잡고 있는 부처간 협력의 현실이다.

◆업계와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소비자 운동이 필요하다

국내 업체와 정부의 분발을 촉구한다. 물론 남의 나라일로 치부하고 있는 해외 업체의 반성도 필요하다. 만약, 모든 관계사와 정부부처가 움직이지 않으면, 국내 자동차 사용자들의 소비자 운동이 필요할 때인지도 모른다. 국내와 해외 시판 차량의 가격과 기능을 일일이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앱이나 IT 기술 이해도가 세계 최고라는 점을 업체들이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더불어, 커넥티드 카 관련 산업의 육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기를 기대한다. 헤드유닛, 클라우드, 차량용 앱, 이콜 서비스, 스마트카 네트워크 연결 등에서는 거대한 파생 산업을 만들어 갈 수 있다.

4월 7일 포브스 기사에는 '2015 서울모터쇼가 레이싱 모델에서 자동차로 초점을 옮겨 가면서, 독일 업체들이 상대적으로 돋보인다'는 내용의 글이 실려 있다. 작성자나 독일 본사가 서울모터쇼의 전시와 현재 국내에 시판되는 독일 자동차의 기능을 알고 있는 지 궁금하다.

차 안을 확인할 수도 없이 차 문을 닫아 놓은 이해할 수 없는 전시를 알고 있는지, 최신 기능이 빠진 구식 기능의 차량을 시판하는 것을 알고 있는 지 궁금하다. 본사가 알고도 방치하고 있다면 한국 소비자를 무시하는 처사로 밖에 볼 수 없다. 세계 최고의 안전과 편의 기능을 제 가격에 우리나라 소비자들도 즐길 권리가 있다.

어느 한 업체라도 적극적으로 나서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 BMW 는 콜센터 구축, 이콜 서비스의 상용화, 국내 연구소 설립 발표 등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스마트카-IT 서비스에서 BMW 발 서비스 혁명이 우리나라 전체 업계를 혁신하는 계기가 되어 줄 수는 없을까.

한두 업체라도 적극 나서고 소비자의 호응과 관련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연속되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가기를 기대해 본다.

/정구민 국민대학교 전자공학부 부교수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부교수)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사·석사학위를,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대한전기학회 등에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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