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전략의 핵심은 경쟁을 피하기 위해 이미 설정된 시장경계를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데 있다. 즉 경쟁이 없는 새로운 시장을 어떻게 창조하느냐에 있다. 시장 '창조전략'이 바로 블루오션전략의 요체인 것이다.
기존시장에서 어떻게 경쟁자를 앞지를 수 있는가에 대한 '시장경쟁전략'을 중심으로 하는 '레드오션' 전략과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통신산업은 이미 2~3년전부터 '컨버전스'라는 이름으로 '블루오션' 개념이 기술발전과 시장의 요구에 의해 적용되고 있다. 통신산업 내에서 유선과 무선, 데이터와 음성이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노력이 진행돼 왔다. 또 통신과 방송, 통신과 금융등 타 산업과의 융합도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를 실현하는 개별기업들의 전략은 아직 여전히 '레드오션'형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컨버전스'를 통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내기 위한 대승적 차원의 시장전략 보다는 경쟁사를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통신산업은 이미 기술과 시장의 요구에 의해 '블루오션'의 문턱에 와 있으면서도 '레드오션'식 사고로 인해 정작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블루오션' 전략은 "숫자가 아니라 큰 그림에 집중하라"고 조언한다.
결국 시장점유율, 투자와 이익의 대비, 경쟁사와의 격차 등 숫자에 집중해 온 기존의 사고를 전환, 큰 그림을 보면서 시장을 만들어가라는 것이다.
이를 통신사업자들에게 응용해 적용하면 '발상의 대전환'을 절실히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0년 부터 국내 통신시장은 음성통화 수익으로는 더 이상 통신업체들이 수익을 높일 수 없다는 현실을 인식했다. 때문에 통신사업자의 새로운 시장은 데이터통신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와 새로운 서비스 발굴이 통신산업의 화두로 부상했다.
특히 급성장 하는 이동전화와 결합할 수 있는 무선인터넷 시장은 통신사업자 뿐 아니라 콘텐츠, 포털, 관련 장비업체등 국내 IT산업을 한 한단계 도약시킬 수 있는 주력분야로 떠올랐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도 국내 무선인터넷 시장은 기대만큼의 성장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무선인터넷 분야 시장이 커가고 있는 것은 고작 SMS(단문메시지) 이용 증가에 따른 매출 확대가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
소비자들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면서 지갑을 열 수 있도록 하는 킬러콘텐츠가 벨소리, 통화연결음, 성인물 정도에서 더 이상 발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정통부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망을 막아놓고 콘텐츠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도록 선별하고 있어 유선인터넷에 비해 다양한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할 기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미 2001년 정부와 이동통신 사업자들이 무선인터넷망 개방을 약속했으나 여전히 최대 이동통신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무선망 개방에 소극적이다.
KT와 SK텔레콤등 통신사업자들은 4~5년전부터 통신과 금융을 결합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고 판단, 다양한 융합서비스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이렇다할 새로운 서비스는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새로운 서비스가 쉽사리 나올 수 없는 이유 중 하나가 가입자에 대한 '소유'문제. 통신사와 금융사들이 서로 자기의 가입자 정보와 가입자에 대한 기본적인 소유를 내세워 협력 논의를 진척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고의 IT기술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제공되는 통신과 금융의 융합서비스는 고작 물리적으로 휴대폰 단말기를 통해 계좌이체를 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통신업계 한 전문가는 "가입자에 대한 소유, 네트워크에 대한 독점을 강조하는 기존 마인드로는 타 산업과 융합해야 하는 신시장 창출은 영원히 불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이 전문가는 "'융합'이라는 큰 그림을 위해서는 소유와 독점이 아닌 공유와 개방에 대한 새로운 마인드를 갖는 것이 우선"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통신사업자들의 네트워크와 가입자에 대한 소유욕은 공공재인 통신네트워크를 소유한 민간기업에 대한 소비자의 광범위한 반감을 자아내는 역효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실정이다.
소유욕이 새로운 시장창출을 어렵게 할 뿐 아니라 기업의 이미지에도 막대한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들이 적극적으로 무선망을 개방하고 콘텐츠 활성화에 나섰더라면 무선인터넷 산업은 지금보다는 더 많은 기회를 갖게 됐을 것이라는게 인터넷 기업들의 지적이다.
또 통신사와 금융사들이 가입자 소유에 대한 마인드를 버리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기 위한 협력에 나섰더라면 한국은 통신과 금융을 융합한 '블루오션'성공기를 만들어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블루오션 전략의 저자인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는 "'블루오션전략'에서는 공급자 위주의 관점에서 고객 중심으로의 관점으로, 경쟁 중심에서 가치혁신 중심으로 관점의 변화를 필요로 한다"고 주장한다.
통신산업의 혁신적인 가치 창조를 위해 가장 먼저 소유와 독점에 대한 마인드 전환을 이뤄내는 것이 선결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정부가 규제로 기업을 통제할 수 있다는 발상은 더 이상 통하지 않습니다. 산업을 육성하고 국가경제를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와 기업이 파트너임을 인식하고 시장 친화적 정책을 통해 기업이 정부정책을 신뢰하고 협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것이 정책의 성공을 위한 정부의 마인드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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