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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전화 20년 재조명-끝-좌담] "컨버전스 상황에 맞는 경쟁의 룰 절실"


 

아이뉴스24는 [이동전화 20년 재조명] 시리즈의 최종회로 이동통신 서비스 3사에서 장기전략 수립을 담당하고 있는 임원을 초대해 좌담회를 가졌다.

이들 임원들은 하나같이 동전화 서비스의 미래는 컨버전스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또 새로운 산업 영역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이동통신 업체들간에 경쟁(Competition)과 협력(Cooperation)의 조화인 코피티션(Copetition)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관점에서 현재 모바일 뱅킹 등 컨버전스 초기 시장에서 업체들은 공동의 파이를 키우기 보다는 기존 가입자 증대를 위한 수단만으로 이용하고 있어 문제라는 데 공감했다.

◆일시:2004년 9월 9일 오후 1시 30분

◆장소:아이뉴스24 회의실

◆참석자

◇SK텔레콤 지동섭 경영전략실장 ◇KTF 김연학 경영전략실장 ◇LG텔레콤 전병욱 전략개발실장 ◇백재현 아이뉴스24 통신방송 팀장(사회)

백재현 팀장: 이동전화 서비스가 한국에 뿌리내린 지 20년이 됐다. 그 동안 이동통신은 우리나라 IT산업과 국민생활에 상당한 긍정적 영향력을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눈앞에 벌어지는 싸움만 부각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러한 시각을 바로잡고 이동통신 산업을 제대로 평가하기 위해 이번 기획 시리즈를 시작했고 마지막으로 이 좌담회를 마련했다.

기획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이번 좌담회에서는 각 이동통신사에서 미래를 고민하는 임원을 모시고 과연 이동전화의 미래는 어떻게 가야 하는가, 걸림돌은 무엇이고 기회와 위기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얘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또한 현재 이동전화 산업은 현재 어떤 위치에 있는지 짚어보고 새롭고 등장하는 사업들에 대해 시스템이나 제도적으로 보완할 점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아보면 좋겠다.

우선, 지금 이동전화 시장은 과연 어떤 상황인가. 급격히 성장했는데 시장 포화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고 DMB니 와이브로니 새로운 네트워크 기술도 나오고 있다. 어쩌면 위기이면서 기회인 것 같기도 하다. 현재의 이동전화 상황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가.

전병욱 실장:

킬러애플리케이션이라할 수 있는 음성은 가입자는 포화됐지만 경쟁은 치열한 상황이어서 지속적으로 가격이 하락할 위기에 있다. 시장의 90%를 차지하는 메인이 성장을 멈춘 것이다.

전문가들은 데이터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기술이 많이 등장하고 변하고 있지만 이 분야에서 킬러앱을 찾을 수 없다. 여러 가지 시도는 많았지만 아직 킬러앱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지는 못하다.

지금 논의되고 있는 휴대인터넷은 투자 이슈가 있다. 조 단위 투자를 해야 하는데 투자를 정당화할 수 있는 수요는 불확실하다.

음성은 포화돼있고 데이터는 불확실해 있는 상황에서 미래를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그것은 아이뉴스24의 기획시리즈에서도 나왔듯이 컨버전스 분야에서 찾아야 한다는 데 동감한다. 선발 사업자야 음성 통화에서 더 미래를 찾을 수 있지만 후발 사업자들은 컨버전스에 미래를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러 기술을 연계하고, 산업간 상호 제휴로 하나씩 만들어 가면서 돌파구를 찾을 계획이다. 여러 가지 대안을 찾고 있는데 아직 뚜렷한 것은 없다.

지동섭 실장:

먼저, 음성통화 비즈니스를 보면 각 사가 어떻게 경쟁을 효율화하고 소비자 편익을 더 제고할지 하는 선의의 경쟁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데이터 비즈니스 분야는 일정 부분 성장했으나 앞으로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면서 소비자에게 가치를 전달해 주기 위해서는 3사가 협력도 하면서 경쟁을 해야 한다.

순수하게 미래 비즈니스 환경을 내다보면 통신과 다른 산업과의 컨버전스가 전략이다. 여러 가지 테크놀로지와 서비스에 대한 포토폴리오를 충분히 구성해야 한다는 전략은 각 사가 비슷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경쟁보다는 협력이 많이 필요하다. 기술에 대한 새로운 표준화나 공통의 인프라를 구축하고 다른 산업과도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통신 산업 내부 보다는 다른 산업과 경쟁하면서 통신산업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공통의 정서가 필요하다.

백재현: 지금까지 이동통신 역사는 급속하게 시장이 커져오면서 경쟁에 포커스가 맞춰져 왔다. 정부도 통신 내수시장에서의 경쟁을 통해서 시장을 발전시키고자 했고,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간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이제는 시장이 포화되고 새로운 변수들이 생겼다. 이에 따라 서로 협력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로 이해된다.

김연학 실장:

지금 신규 사업들을 보면 로우 리턴 하이 리스크(Low return High Risk)다. 어떤 신규 사업을 보더라도 리스크는 큰데 리턴은 적다. 이런 상황은 위기 상황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의 대책으로 우리 사장님이 자주 쓰는 표현으로 코피티션(Copetition)이란 말을 하고 싶다.

정부의 다른 부처에서는 담합으로 받아들이는데 절대 담합하자는 얘기는 아니다.

올해 번호이동 상황에서 상반기 이후 주판알을 튕겨보니 얻은 게 없었고 결국 주주들에게 외면당했다. 솔직히 순익이 많이 깨졌다. 다른 업체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몇 달간 공짜폰이 난무했다. 이런 과당 경쟁을 자제하고 수익성 위주로 경영을 바꾸지 않으면 공멸한다. 선후발사 마찬가지다.

기존 사업에서는 과당 경쟁을 자제해야 하다면 신규 사업 부분에서는 공조가 필요하다. 위성 DMB 사업 같은 것이 좋은 예다. 위성DMB도 로우리턴 하이리스크다. SK텔레콤의 자회사인 티유미디어와 제휴를 위해 대화하고 있지만 과거에는 이 사업이 SKT의 지배력 강화하는 수단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졌다. 지금도 그런 의구심이 확실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시장에서 차지하는 지분만큼 위성DMB에서도 사용자를 확보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지상파 DMB도 마찬가지다. 현재는 대기업이 지상파DMB에 참여할 수 없게 돼 있다. 하지만 이동통신 3사가 공조해서 지상파DMB에서 최대한 유료화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해서 수익이 배분될 수 있도록 한다면 좋을 것이다.

올해 번호이동성 상황에서 마케팅 경쟁이 심하다 보니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다. 특히, 마케팅 담당 상무는 상당히 격앙돼 있는 상황이다.

하반기에는 신뢰 회복하는 과도기라고 생각한다. 내년부터 코피티션을 같이 하면 통신 시장을 다시 기회의 사업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전병욱: DMB 얘기가 나와서 한 말씀 하겠다. DMB에 대해 돌아가는 상황을 지켜보고 몇몇 사람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니 가장 문제가 컨버전스 관련한 얘기다. 컨버전스를 추진하면서 산업과 산업간의 융합이 벌어지다 보니까 상호간의 이해가 부족하다.

방송사의 경우 공익성에 초점을 맞추다 보니 이동통신사들이 기지국을 구축하고 마케팅하고 단말기 개발하는 역할에 대해 잘 인정을 안하려 한다.

뭔가 참여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하는데 인센티브가 하나도 없고, 공익성이 틀어막고 있다. 지상파를 도와주고 싶은데 도대체 잘 안 움직인다. 컨버전스에 미래가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부딪히는 게 많은 것 같다.

백재현: 요즘 각사 CEO들도 스스로 이제는 과거와 같은 과당 경쟁을 하면 공멸한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오늘 임원들의 자세를 보면 앞으로는 각 사가 공동 보조를 잘 맞추겠다는 생각이 든다. 컨버전스에 대해서는 업종간 서로 이해가 다르다. 또한 규제의 틀이 못 따라가는 부분도 있다. 따라서 당분간 조금은 고통속에서 사업을 진행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생각된다.

얼마전에 KISDI가 이동전화 포화 수준을 보급률 81%까지 올렸다고 발표했다. 따라서 과연 지금이 포화인지 달리 봐야 되지 않겠는가. 텔레메틱스라든지 신규 사업을 통해 가입자가 더 올라가지 않을까. 과연 무조건 포화라고 인정해야 하는가.

김연학: 단말기 수의 관점에서는 늘어날 수 있겠지만 그래도보이스쪽은 이미 포화됐다. 한 사람이 단말기 두세개씩 갖고 있다고 통화하는 시간을 일정하다. 하루에 3시간 통화하는 사람은 단말기가 늘어나도 그대로다.

그리고 우리나라는 규제 이슈가 있어서 회사수입이 늘면 바로 요금 인하 요구가 있다. 우리나라에서 음성쪽으로 더 이상 나누어먹을 떡은 없다고 봐야 한다.

지동섭: 텔레메틱스라든가 원격검침 등의 서비스를 통해 번호가 늘어날 수는 있다. 하지만 음성 매출의 정체는 별개 문제로 봐야 한다. 우리나라 1인당 월평균통화시간(MOU)이 200분 내외다. 해외 사례를 보면 200분을 넘는 업체가 많지 않다. MOU가 는다 하더라도 선택요금제로 소비자 편익을 제공하면 보이스 매출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전병욱:예전에 NTT도코모가 앞으로 3G 시장이 오면 지금 이동통신보다 시장이 5배가 클 것이라는 주장을 한 적이 있다. 분명 단말기 보급수를 보면 인구를 분모로 볼 때 100%를 넘기는 것은 시간문제다. 영국은 보급률이 90%고 선불 고객이 많은 대만은 100%가 넘는다.

우리나라와 같이 후불형태로 알토란 같은 가입자가 많은 나라는 없다.

백재현: 지금 매출의 80%이상이 음성 통화에서 나오고 있다. 볼륨면에서는 아직 데이터매출이 주류가 아니다. 데이터 시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이 시장이 생각보다 크지 않기 때문에 WCDMA도 빨리 진행이 안 되는 측면이 있다. 모바일 멀티미디어 시장을 키우는 전략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지동섭: 제가 생각하는 것은 킬러애플리케이션이다. 이동통신사들이 콘텐츠 개발에 상당히 협력을 해야 한다. 데이터가 얼리어답터나 매니아 측면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됐다. 앞으로 새로운 도약을 위해서는 모바일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

모바일의 취약점은 화면이 작다는 것이다. 작은 화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콘텐츠는 한계에 달했다. 이 화면에 맞는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개발하고 사용량이 많아지고, 트래픽 요금 부담도 줄면 선순환이 일어나고 데이터 비즈니스의 성장 여력이 좀더 커질 것이다. 데이터는 보이스에 비해 앞으로 더 성장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김연학: 조금 시각을 바꿔야 하지 않는가 싶다. 이동통신 3사는 경쟁사가 아니고 강력한 원군이다. 컨버전스라면 다른 산업과 융합된다는 것인데 다른 산업에서 기득권을 가진 업체와 싸워야 한다.

상반기 경우 가입자 확보를 위한 싸움을 하다 보니 공조를 하지 못하고 서로 배타적으로 가다 보면 협상력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 모바일 뱅크 같은 경우 이통 3사가 단결하면 수수료 비율이나 칩 발급권을 가져올 수도 있다.

MP3, DMB도 방송쪽도 그렇다. 가입자 다 내주고 우리한테 돌아올 떡이 없다. 제일 중요한 것은 같이 돈을 벌겠다는 동조가 필요하다. 이통사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합의가 중요하다. 가입자 확보 경쟁의 틀을 벗어나서 같이 공조하지 않으면 우리의 미래가 없다. 공조하면 훨씬 유리한 입장으로 끌고 갈 수 있다.

백재현: 올해 번호이동성을 계기로 치열하게 싸우면서 일종의 학습효과가 있던 것 같다. 텔레메틱스라든가 DMB라든가 올해 나올 것이 많다. 방송 업체나 자동차 업체들이 이동통신사의 이익에 관심을 갖기를 바랄 수는 없지 않겠는가.

지동섭: 기존 보이스 전략을 신규 사업의 연장선에서 보면 안된다. 그런데 전략부서에서는 한발 떨어져서 보는데 사업부서를 가보면 당장 달성 목표가 있어서 아무래도 협력의 틀을 가져가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앞으로 스탭 부서의 역할이 중요한 것 같다.

전병욱: 두분 말씀에 부연 설명을 드리겠다. 데이터를 분석해보면 음악 관련 콘텐츠(밸소리, 통화연결음)가 가장 크고, 앞으로 DMB 같은 오디오 비디오 관련 킬러 콘텐츠가 그 다음이다. 검색 등 인터랙티브한 서비스는 현재 빅 비즈니스가 아니다.

음악은 무료 mp3가 있고, 비디오는 앞으로 DMB로 볼 것이다. 이런 식으로 따지면 데이터 매출을 통해 성장을 얘기하는 것은 신기루가 될 우려가 있다. 산업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가 좀더 냉철하게 볼 필요가 있다.

어떤 고객들을 대상으로 무엇을 가지고 돈 될만한 서비스를 발굴할 것인가. 지금까지처럼 매년 고속 성장은 개인적으로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 메인 비즈니스에서 컨버전스가 일어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협력이 가시화되지 않으면 산업이 상당히 어렵다.

김연학: 지금 3~4년 후에 무엇을 먹고 살 것인가하는 중기 전략을 만들고 있다. 섹스피어 소설에서 나오듯이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영화관 진출까지도 생각해봤다. 문제는 아이템 보다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느냐가 중요하다.

백재현: 통신시장에 선순환 매커니즘의 고리가 깨졌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예전에는 네트워크를 깔고 소비자가 가입해서 돈 벌고 단말기 개발해서 해외에 수출했다. 하지만 지금 그런 매카니즘 깨졌다. 지금이라도 그런 매카니즘을 만들어 선순환 사이클을 가동할 수는 없는가.

전병욱: 과거의 성공 공식이 미래의 성공 공식으로 적용된다는 보장이 없다. 성공의 공식은 시장이 바뀌고 고객이 바뀌면 당연히 바뀔 수 밖에 업다. 시장에 수요가 있는가, 우리가 잘할 수 있느냐, 수익이 나는가 3가지를 고민해야 한다. 테크놀로지 지향적이어서는 안된다. 앞으로 나오는 기술들이 다 대체 기술인데 그걸 위해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기존에는 이동성에 대한 핵심 수요가 있었다. 그래서 네트워크 깔고 단말기 개발했다. 하지만 그런 수요가 없는 상황에서 선순환이 있을 것같지는 않다.

지동섭: 과거에는 선순환이 있었다. 서비스 업체가 투자를 한다는 것은 장비 사업자가 기기를 통해 매출을 올린다는 말이다. 소비자들 수요가 높았고 서비스 업체는 투자금을 회수하면서 서비스, 장비, 수요 3 부분이 선순환됐다. 하지만 환경이 바꿨다.

PC도 그렇다. 펜티엄이 나온 다음 교체 주기가 짧아졌다. IT업체 정체가 고속성장에서 저속성장의 패러다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그래서 투자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서비스 사업자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때 시장도 키우고 장비와 단말기 회사도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서비스가 흔들리면 시장도 무너지고 장비, 단말기도 무너진다. 고리와 같은 서비스 사업자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때 장비 단말기 업체들도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흔들리지 않는다.

백재현: 단말기 발전 과정에서 최근 카메라폰까지 나왔다. 다음 단계가 무엇으로 생각하는가. 새로운 단말기는 1인당월평균매출(ARPU)에 영향을 줄 텐데.

지동섭: 휴대폰 전용회사와 가전을 겸하는 회사간의 치열한 경쟁이 있을 것이다. 지금은 휴대폰에 카메라가 붙었다고 생각 하지만 앞으로 5년 후에는 카메라인데 전화도 되는 것. 어떤 손에 들고 다니는 기기인데 전화도 되는 것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이 경우 노키아와 삼성전자의 경쟁 구도는 달라질 것으로 본다.

김연학: 사실 고민하고 있다. USB 매카니즘 발전하면서 단말기에 자꾸 뭐가 붙는데 우리한테 돈이 안 되는 것이다. 골치 아픈 DRM 문제 같은 것만 발생한다.

다시 선순환 문제를 얘기하겠다. 선순환은 누구를 위한 것이고 어떤 기준에 의한 것인가. 이렇게 보면 된다. 경쟁 체제가 도입된 상황에서 사업자들은 시장 매커니즘에 따라 움직일 수박에 없다. 정부가 하지 말라도 돈이 되면 한다. 하래도 돈이 안되면 갖은 핑계를 대고 안한다.

정부 독점일 때는 정부가 원하는 대로 됐다. 그런데 우리는 분명 경쟁 체제로 와 있고 시장 매커니즘으로 갈 수밖에 없다. 정부 정책보다 주주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정부가 이해하면 좋겠다.

그럼에도 사업자들이 움직이길 원한다면 인센티브를 줘야 한다. 떡을 주어야 움직인다.

WCDMA 얘기가 나왔는데, 출연금 같은 거 1조 3천억원 내야 한다. 당시에는 지나쳤지만 현재는 과잉청구됐다는 사실이 인정되고 있다. 유럽의 프랑스, 스페인 같은 경우 많이 삭감을 해줬다.

정통부 차원이 아니고 국가차원에서 WCDMA를 육성하려 한다면 인센티브 줘야 한다. 정부 정책이 선순환 원한다면 요금을 통해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럼에도 요금인하를 요구한다.

일정한 시기에 데이터 트래픽은 한정돼 있다. 와이브로건 3세대이건 이동통신 기제를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정해져 있고 요금도 정해져 있다. 산업 트렌드나 로드맵을 통해 신규 프로젝트나 라이선스를 줘야 하는데 그런 것이 치밀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체계적인 인센티브 메커니즘이 부족하다. 사업자들은 주주들에게 책임을 져야 하고 실적으로 평가받아야 한다.

백재현: 위성DMB, 와이브로, 와이맥스 등 지금 나오는 신규 서비스나 기술 중에서 이동전화에 경쟁이 되는 요소는 어떤 것인가. 어떤 게 파이를 키우는데 가장 도움이 될 것으로 보는가.

전병욱: 데이터 서비스가 뮤직, DMB, 인터렉티브 서비스인데 두개는 어느 정도 가시권에 들어와 있는 서비스다. 인터렉티브와 연관성 있는 것이 휴대인터넷이다.

휴대인터넷의 경우 내츄럴 오너는 KT다. 내츄럴 오너가 있는 상황에서 신규 사업자가 들어가서 6조씩 투자해서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면 꿈을 쫒는 것이다.

지동섭: 와이브로가 이동전화와 어떤 순기능을 가진 것일까. 주력망을 가져가면서 나머지 망을 대규모로 깔 수는 없다. 결국 동통신 사업자가 와이브로를 깐다면 3G망의 보완적인 개념으로, 네트워크 포트폴리오 전략의 하나로 구축해야 한다.

전병욱: 와이브로에 VoIP가 되느냐. 기술적으로는 된다. 하지만 음성서비스는 품질이 보장되어야 한다. 화장실에서도 터져야 한다는 말이다. 단말이 뭐가 됐든, 음성이 얹혀지는 순간 투자가 밑도 끝도 없이 늘어날 것이다. 1.8GHz대에서 6~8조 투자했는데 2.3Ghz에서는 10조이상 투자를 해야할 것이다.

김연학: 현재 상황에서 HSDPA와 와이브로의 비트당 원가는 비슷하다. 와이브로가 다소 유리하다. 하지만 음성을 싣게 되면 엄청난 투자를 해야 한다.

백재현: 와이브로나 와이어리스랜은 망 포트폴리오의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는 얘기인 것 같다. 다른 얘긴데 무선 IP폰 단말기를 삼성전자가 개발은 끝냈다고 들었다. 올해 말에는 54MB 속도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고 하는데 이정도면 4G를 넘는 수준아니냐. 물론 정통부가 이걸 허가할 것인가 문제인데 기술적으로는 기존 이동전화 서비스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대한 고민과 준비는 하고 있어야 되는 것은 아닌가.

전병욱: 무선 IP폰이라면 와이파이폰을 말하는 것인데, 보이스만 한다면 KT의 원폰과 같은 것이다. 기술상으로 AP(엑세스포인트)가 있어야 하는데 커버리지가 집안이나 자기 방으로 제한되기 때문데 보완제라는 생각은 드는데 무선을 대체한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백재현: M파이넌스, 텔레매틱스, 디지털홈 등 이런쪽이 신규 서비스 시장인데 이 부분에 협력과 경쟁이 필요하다는 결론은 내려 주셨다. 이런 분야에서 그럼 구체적으로 협력을 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먼저 금융쪽에서는 어떤가.

전병욱: 지금까지 뱅크온은 가입자 확보를 위한 도구로 사용됐다. 지금은 김실장님이 말씀하신 의미의 코피티션을 얘기하기는 어렵다.

김연학: 지금 M뱅킹은 이통 3사 모두 가입자 확보 수단으로 여기고 있을 뿐이지 진정한 모바일뱅킹은 아니다. 반 이상은 칩이 내장도 안된 단말기를 갖고 다닌다. 새롭게 판을 짜서 내년 혹은 그 이후에는 돈을 벌 수 있는 수단으로 삼아야 하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지불 인프라도 같이 깔기로 합의돼 있다. 모바일뱅킹이 신용카드를 대체하기 위해 3사가 노력해서 이용자의 생활습관을 바꾸도록 해야 한다. 또한 수수료를 조금 더 받느다든지 실무적으로 협조할 게 굉장히 많다.

지동섭: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확산이다. 나는 011인데 어느 은행만 되고 이러면 안된다. 기술개발을 같이 하고 표준개발을 같이 하고 소비자의 습관을 바꿔어서 확산시키도록 해야 한다. 그 이후에는 선의의 경쟁을 해서 투자에 대한 수익을 확보해야 한다.

이통 3사가 공통의 인프라와 표준을 사용하고 은행으로 하여금 오픈 정책으로 돌아서도록 노력해야 한다.

백재현: 지금부터라도 세분이 자주 모여서 모바일 뱅킹 확산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 아닌가.

전병학: 이런 것은 고민할 필요는 있다. 이동통신과 금융이 공통 분모를 만들기 위해 서로 오픈해야 한다. 그 과정이 생략된 채 서비스되면서 서로 싸우는 형태로 되고 있다. 앞으로 나오는 컨버전스에서는 그런 과정이 거쳐야 한다.

백재현: 텔레매틱스 쪽은 어떤가. 텔레메틱스도 가입자 확보 수준에서 하고 있나.

김연학: 텔레메틱스는 인더스트리대 인더스트리가 아니라 각개 격파가 더 나을 수 있다. 조금 영역이 다를 수 있다. 금융 산업은 서로 주도권 싸움이 심한데 자동차 쪽은 산업간 대립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백재현: 새로운 영역으로 데이터, 금융, 텔레메틱스 이외에 새롭게 진출해나갈 분야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김연학:새로운 것을 찾아봤는데 하늘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 엔터테인먼트에서 영화관 배급사업까지 검토했었는데 내부의 반대에 부딪혔다. 멀티미디어 방송, 게임 쪽으로 조금 더 관심을 갖고 있다.

지동섭: 다 비슷한 고민인데 우리는 세계화에 두 분보다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사업 추진이 미진했던 점이 있다. 우리 무선인터넷 플랫폼을 수출해왔는데 사이즈가 크지는 않다. 여러 나라에 가긴 했는데. 앵커 비즈니스라고 해서 해외에서 이동통신 서비스를 직접 투자할 수도 있고 협력모델로 할 수도 있고 선진국 후진국 두루두루 검토하고 있다. 현재 업체와 조인트 벤처나 직접 투자로 라이선스를 받으면 가능성이 있다. 지금은 베트남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백재현: 이번 부산ITU에서 배트남 장관이 와서 2006년부터 직접 투자하게 할 테니 미리 준비하고 있으라고 귀띔했다고 한다. KTF도 인도네시아에 모바일8에 지분을 늘려가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김연학: 해당 부서의 의지는 있고 중요성은 인정한다. 하지만 아직 직접 투자는 어렵고 컨설팅이라든지 컨설팅 비용을 지분화하는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보다는 동남아이사 중국쪽에 많이 집중을 하고 있다. 솔루션 수출은 많이 하고 있는데 대규모 투자는 조금 더 여유가 있으면 하겠다. 마이너 지분을 가지는 정도는 추진하고 있다.

백재현: 정부는 국내에서만 싸우지 말고 해외에 적극적으로 나가라는 주문을 많이 하고 있다.

김연학:해외 리스크가 엄청나다. BT 등 선진 사업자들도 그것 때문에 망했다. 도코모도 평가해보니 출자액 가치가 10분의 1이 줄었다. 쉽지 않다.

전병욱:LG텔레콤은 생존의 터널을 막 빠져나온 상황이다. 이제 고민해봐야 한다. 앞으로 어떤 것을 성장의 축으로 삼아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백재현: 규제의 틀에 대한 시각이 다르다. 정부, 업계, 언론들이 보는 시각이 모두 다르다. 변화한 환경에서 규제의 틀, 규제의 철학 이대로 좋은가. 바뀌려면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는가.

전병욱:법이나 제도가 정비가 안돼 서비스를 못한다는 것은 쉽게 말하기 어렵다. 입증의 책임이 업체쪽에 있을 수 있다. 산업의 컨버전스 상황을 어떻게 다 규제 틀로 만들 수 있는가. 규제를 디테일하려다 보면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고 늦어진다. 오히려 잘 모르면 일단 하고 사후 규제를 하면 된다. 사전 규제와 사후 규제의 틀을 유연하게 하면 좋겠다.

지동섭: IT산업이라는 게 다른 산업에 비해 불확실성이 높다. 우리도 어렵지만 정부도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원하는 것은 정책의 예측 가능성 혹은 원칙이 지켜지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책의 정책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예측가능성과 유연성은 상충하는 말 같지만 기존 코어 비즈니스는 예측가능성을 부각시키고 컨버전스나 신규 서비스는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또 다른 산업과 컨버전스가 일어나는 부분에서는 기업들도 다른 산업과 협조해야 하지만 정부 부처간에서도 컨버전스 영역간에 정부가 이끌어 주고 룰 세팅을 주도적으로 도와주면 좋겠다.

김연학: 우리의 IT 정책에 혼란스러운 것은 규제와 정책의 경계가 애매한 것이다. 어쨌든 지금까지 정통부가 잘 지켜왔지만 그 위상을 지속해야 한다. 규제 매카니즘과 정책 매카니즘을 분리하면 좋겠다.

먼저 정책 측면에서는 가급적이면 시장 원리에 맡겼으면 좋겠다. 기본적으로 사업자들이 돈되는 쪽으로 움직인다. 사업자들에게 움직일 수 있는 유인을 주고 움직이게 해야 한다. 그런 게 없이 밀어 붙이면 나중에 산업계 짐이 되서 돌아온다.

규제 측면에서는 국유 재산인 주파수를 이용하는 산업이니 만큼 유효 경쟁이나 공정 경쟁의 룰을 분명하게 가져 가면 좋겠다. 통신산업의 공정 경쟁에서는 정통부가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컨버전스 분야에서는 정부가 빨리 대처하면 좋겠다. 당장 방송통신 융합 부분에서 보면 사업자들이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 기술발전이나 이용자 욕구가 다 있는데 정통부가 앞장서고 다른 부처와 협의를 잘 해서 빨리 되도록 해야 한다.

사실 통신쪽만 규제가 심하다 생각했는데 방송쪽은 더 심한 거 같다. 사이즈를 보면 통신쪽이 더 크다. 통신쪽이 리더십을 가지고 컨버전스 환경 규제책의 정비에 앞장서면 좋겠다.

/정리 강희종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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