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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든, 하나로통신이든 안가린다"...김신배 SK텔레콤 사장 '유선중시 전략' 강조


 

김 사장은 "이익으로 누적적자까지 해소하고, 가입자 1천100만으로 세계 26위 사업자인 KTF까지 후발업체로 똑 같이 볼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다만 그는 정보통신정책심의회의 결정에 앞서 3사간에 사전 조율을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 "3사의 협상이 막바지에 와 있다. 적당한 선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유선시장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회사의 전략은 다소 바뀌었다. 유선시장은 통합화 시대에 중요하다. 다만 유선회사를 인수하느냐 마느냐보다는 제휴를 통해 사업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며, 제휴의 대상은 하나로통신이든, KT든 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김 사장과의 인터뷰 내용.

- 이동통신사 중 가장 큰 회사의 사장이 되었는데 경영방침에 대해 말해 달라.

"올해가 20주년 되는 해다. 이제는 또 다른 10년을 준비해야 될 때다. 키워드는 성장이다. 지금까지 성장의 모멘텀은 음성이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컨버전스, 유비쿼터스, 글로벌라이제이션 등이 성장의 기반이 될 것이다.

이러한 사업을 위해 초석을 놓는 일을 지금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사람도 바뀌어야 하고 마케팅과 시스템도 변해야 한다. 무슨 사업을 할 것인가 우선 정해야고 어떻게 사람을 육성하고 경영 시스템을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고민하고 있다. 최근의 '신가치경영' 발표, 'NGM(Next Generation Marketing) 프로젝트'등도 이런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이동통신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변화해 나갈 것으로 보는가.

"지금 이동전화 시장은 정체되고 있다. 하지만 저성장을 보이는 것은 음성시장이다. 무선 데이터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새로운 디지털 시대에는 콘텐츠를 유통하는 방법이 바뀌고 있다. 기존 CD 음반 시장이 4천억원에서 1천700억원 규모로 줄었다. 하지만 컬러링을 비롯한 무선 음악 시장은 3천700~3천800억원으로 커졌다. 결국 전체 음악 시장은 증가한 것이다.

이처럼 콘텐츠 유통 구조가 변하는 것이다. CP와 우리가 서로 윈윈하면서 시장을 육성해 나가야 한다. 무선 데이터와 관련된 시장을 충실히 키워나가야 한다고 본다.

이와 함께 컨버전스, DMB, SK커뮤니케이션을 통한 유무선 연계 등 기본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일도 병행하고 있다."

- 신수종(新樹種) 사업과 관련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이 있는가.

"방송과 유무선 포털기반의 부가 서비스, 단말기 관련된 사업들 정도다. 이밖에 여러 가지 추가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들이 있다."

- 전임 사장이 유선시장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변함이 없나. 이는 시장이나 정책환경에도 큰 변수다.

"컨버전스 시대에 유선은 중요하다. 하나로통신과 관계지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하나로통신은 중립적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 하나로통신에 대해서는 소유하느냐 제휴하느냐를 떠나서 유선과 무선을 어떻게 조화롭게 사업화할 것인가가 중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유선사업을 위한 제휴는 하나로통신이든 KT든 가리지 않겠다.

- 유선시장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전략이 변했다는 것으로 들리는데...

"다소 바뀌었다고 볼 수 있다. 하나로통신은 역량을 키우는 데 시간이 걸린다. KT가 현격히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하나로통신에만 의존할 수 없다."

"보는 시각에 따라 다르다. 시장을 100으로 놓고 보는 것은 문제다. 제로섬으로 생각하면 문제가 안풀린다. (신세기통신과의) 합병 이후로 KTF, LGT 모두 30% 이상 성장했다. 우리도 늘었지만 시장 전체가 커지면서 함께 성장한 것이다. 자꾸 시장점유율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내 이동통신 시장이 경쟁이 과열됐다. 제로섬 경쟁을 펼치면서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그 비용을 고객 서비스나 해외진출하는데 써야 한다.

우리나라를 IT강국이라고 하는데 3년 전에 투자한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항상 IT강국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앞으로 2~3년 후에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

-시장이 포화 상태에 접어들었다면 제로섬 게임은 피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공동의 파이를 키워야 한다. 사업자들이 함께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KTF나 LG텔레콤의 매출이 크게 늘었다. 금년에 어려워진 것은 번호이동성 마케팅비용을 많이 쓰다 보니 어려워진 것이다. 번호이동성이라는 일시적인 상황에서 보면 수익이 줄어들었지만 전체 PCS 사업자는 건강해지고 있다."

- SK텔레콤과 신세기이동통신 합병은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오랫동안 논의를 해 결정한 것이다. 합병 당시 58%에 달하던 당시 시장 점유율을 50% 이하로 낮춰서 경쟁 체제에 들어갔고, 이후 시장점유율은 문제삼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렇다고 회사를 다시 분리할 수는 없지 않는가."

- 얼마 전에 이동통신 3사 대표가 만나 클린 마케팅에 대해 협의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 어떤 합의가 있었나.

"협상이라는 것은 최종 결론을 내기 전까지 타결된 것이 아니다. 좀 더 지켜봐 달라."

-이동통신 3사가 SK텔레콤의 신세기통신 합병인가 조건 준수 여부와 관련해 상호 제안한 내용이 아이뉴스24에 보도됐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기사를 봤다. 내용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 다만 KTF는 KT 그룹의 지원을 받고 있다. LG텔레콤은 KTF로부터 25%의 망을 빌려쓰고 있다. KTF는 1천100만 가입자로 세계 26위 기업이다. 이제 통신 시장의 쏠림 현상을 이동전화가 아닌 전체 통신 시장으로 넓혀 놓고 보아야 한다. KT그룹은 전체 통신 시장의 50%를 점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은 30%, LG텔레콤은 12%가 안되는데 이것은 문제가 아닌가.

LG텔레콤의 유효 경쟁에 대해 KTF나 SK텔레콤이 같이 논의를 해야 한다고 본다. SK텔레콤은 양보할 의사가 있다. 다만 KTF와 함께여야 한다. KTF가 너무 욕심을 내면 안된다. 적당한 선에서 타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LG텔레콤을 위해서 KTF와 함께 무엇을 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후발업체로서의 주장을 하고 있는 KTF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은가.

"KTF는 1천100만의 가입자를 갖고 있으며 누적적자를 해소한 기업이다. 이 점을 염두에 둔다면 우리의 타협안에 대해 냉정하게 생각하고 합의할 수 있는 선이 있을 것이다.

- 구체적인 타협안이 있는가.

"협상이 막바지에 와 있다. 고민하고 있다. 협상이란건 끝까지 가봐야 알 수 있는 것 아닌가."

- 정보통신정책심의위원회가 예정된 25일 이전에는 타협이 되는가.

"심의 이전에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

- SK텔레콤과 후발사업자 간의 주파수 사용료 격차를 더욱 늘려야 한다는 후발업체의 주장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나.

"이미 차등화 돼있다. 최근 가입자당 주파수 사용료를 SKT는 2320원, 후발사업자는 1620원으로 조정됐다. 이 때문에 2년간 SK텔레콤은 약 450억원을 추가 부담하고 그만큼 KTF는 300억원, LG텔레콤은 150억원 가량의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이것은 모두 사업자가 내는 것으로 소비자 편익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경쟁사의 발목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 소비자의 이익에 어떤 도움이 되겠는가."

- 접속료의 산정 기준이 장기증분원가방식(LRIC)으로 변하면 SK텔레콤에 또 하나의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닌가.

"5월 말은 되어야 구체적인 모델이 나올 것이다. 현재는 실무 협의 단계로 알고 있다. 그러나 큰 타격이 있을 것으로 생각지 않는다."

- 정통부에 이상철 장관이 있을 때는 SK텔레콤이 어려움을 겪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관측이다. 그런데 진대제 장관이 와서는 SKT가 원하는 것이 술술 풀리고 있다고 하는데...

"사람 때문에 달라진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술술 풀린 게 어떤 것이 있나. 통신산업에 대한 한국의 규제는 지금도 외국에 비해 결코 덜하지 않다.

- 정보통신부의 규제 정책에 대해서는 선발사업자건 후발사업자건 한 목소리로 불만이다. 규제정책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내가 논하는 게 부적절한 것 같다. 다만 규제정책은 시장 실패 때 필요하다. 먼저 시장 자율에 맡기 후에 잘 안될 경우 규제하는 것이다. 인위적인 경쟁 구도의 조정은 소비자 편익과도 관계가 없다. PCS 사업자도 흑자로 돌아서고 있고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시장에 맡겨 두는 것이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거듭 말하지만 후발사업자도 급성장을 하고 있다. 더욱이 세계에 유례가 없는 번호이동성 시차제까지 도입했다. LG텔레콤도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심각한 경쟁제한적 상황이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번호이동성 시차제, 통합번호를 비롯해 SK텔레콤이 받고 있는 규제가 큰 것만 무려 18가지다. 이 상황에서 더 이상 무엇을 하겠는가."

- 7월 이후 KTF의 번호이동이 가능해지는데 대응 전략은 무엇인가.

"그동안 SK텔레콤의 서비스를 받고 싶었던 분들이 많이 오지 않겠는가. 정보통신부 정책과 사업자간의 구도에 따라 큰 틀에서 전략을 짜고 있다. 우리도 일정부분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까 충분히 노력할 것이다."

- 이동통신시장에서 SK텔레콤이 맏형 역할을 못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앞서 투자도 하고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기업은 성장이나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단말기도 나와 있지 않는 상황에서 WCDMA 개발을 위해 몇 천억원을 투자했다. 기업의 영속성을 어떻게 가져갈 지는 사업자가 가장 잘 알고 있다. 인위적으로 강제하기 보다는 사업자에 맡겨달라. WCDMA도 개발하고 있으며 정부도 이해해주고 있다."

-WCDMA 투자 일정에 변화는 없는가.

"여러가지 시장 상황을 고려해야 할 것 같다."

- WCDMA 투자는 정부 및 국민과의 약속이 아닌가.

"이동통신과 관련한 IT기술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몇 년 전에 정했다고 해서 무조건 가야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그러면 회사는 망하게 된다. 이리듐을 봐라. 사업한다고 해놓고 8년 후에 위성이 올라갔다. 이미 시장상황이 바뀌었는데 그래도 위성쏘고 약속대로 서비스 하라고 하면 말이 안된다."

-휴대 인터넷에 대해 어떻게 준비하는가.

"휴대 인터넷은 WCDMA나 EV-DO의 보완재다. 따라서 이는 당연히 무선사업자의 몫이다. 고속 인터넷이니 유선에서 해야 한다는 말은 맞지 않는 말이다.

정부에서도 여러 가지를 고려할 것이다. 앞으로 2~3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변해갈지 보면서 사업권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본다."

- 휴대 인터넷 때문에 SK텔레콤과 하나로통신간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도 있던데.

"필요하다면 하나로통신과는 융통성 있게 사업을 진행할 것이다. 하나로통신과 갈등 있는 것은 아니다."

- 글로벌 전략에 대해 말해달라.

"베트남에 진출했는데 베트남이 WTO에 가입 안해서 사업 여건이 좋지는 않다. 하지만 시장 자체는 초기이고 규모도 크다. EV-DO나 위피(WIPI) 등 가벼운 플랫폼 수출에 대해 중국, 유럽, 미국의 사업자들과 윈윈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논의하고 있다."

- WIPI가 세계시장에서 통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나.

"한국에서 플랫폼을 갖고 세계로 진출하는 것은 우리의 뜻만 있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 현지 사업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현재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자들이 원하는 것들이 있다. 위피 수출을 위해 SK텔레콤이 앞장설 용의가 있다."

대담 = 백재현기자 brian@inews24.com정리 = 강희종기자 hjka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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