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보안시장 패러다임 교체- 상] '빅뱅'이 시작됐다


 

'산업구조 조정'이란 메가톤급 폭풍이 보안 시장을 강타하고 있다.

국내 보안 시장은 최근 저성장 기조의 지속, 규모의 경제 시대 개막, 통합 보보안 솔루션 급부상 등 대형 변수가 한꺼번에 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환경 변화는 보안업체들로 하여금 '과거와의 결별'을 요구하고 있다.

변화의 진원지는 IT기술간 컨버전스와 고객 요구의 변화.

그러나 현재로선 방향과 결과를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분명한 것은 과거와는 다른 분위기가 등장하고 있다는 것 뿐이다.

대다수 보안 업체 CEO들도 지금의 상황을 '근본적인 변화'로 규정하고 있다.

기업 전략에 결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데다 상호 연관성까지 갖고 있어 보안시장에 '지각 변동'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그걸로 끝'이란 위기감마저 보안업계에는 퍼져나가고 있다.

◆새 시대의 키워드, 통합과 능동형 보안

현재 보안 시장을 규정하는 제품 패러다임은 통합 보안이다.

통합 보안은 그동안 시장의 주류이던 단품 솔루션을 밀어내고 보안 업계 제품 전략 1순위로 떠올랐다. 방법은 달라도, 가야 할 방향이 통합이라는데 토를 다는 사람은 찾기 어렵다.

벌써 국내외 가릴 것 없이 내로라하는 보안 업체들이 대거 통합 보안 솔루션을 내놓은 상태.

시큐어소프트, 퓨쳐시스템, 시큐아이닷컴 등 국내 업체는 물론 시만텍코리아, 한국ISS, 포티넷코리아, 한국NA, 넷스크린 등 글로벌 업체들까지 가세, 통합보안시장은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고 있다.

전문 업체를 표방하던 업체들까지 통합 보안으로 배를 갈아 탈 정도.

통합 보안에 대한 개념도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방화벽과 침입탐지시스템(IDS) 그리고 가상사설망(VPN)간 통합에서 벗어나 네트워크와 서버 그리고 클라이언트 보안을 모두 아우르는 전사적인 통합으로 의미가 확장되고 있다.

통합 보안이 대세로 떠오른 까닭은 관리가 편리하고 보안성을 강화할 수 있다는 논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기 때문. 여기에다 IT업계 전체에 걸쳐 불고 있는 '컨버전스 열풍'도 통합 보안 확산에 한몫하고 있다.

김광태 퓨쳐시스템 사장은 "각종 IT 솔루션을 관리 해야 하는 수요자의 부담과 공공 및 금융기관에서 일반 기업으로 보안 제품 수요가 확산되는 상황이 맞물려 통합 보안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통합 보안의 부상은 이 분야가 앞으로 업체간 최대 격전지가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합 보안이란 단일 경기장에서 게임이 진행되기 때문에 경쟁 수위도 그만큼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어제의 동지가 하루 아침에 적으로 바뀌는 상황도 심심찮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능동형 보안도 통합 보안과 함께 보안 제품 패러다임 변화를 일으키는 강력한 엔진.

2년 전만 해도 '상상의 기술'이란 비아냥까지 들었던 능동형 보안 솔루션은 최근 들어 침입방지시스템(IPS) 열풍을 등에 업고 단숨에 주류로 부상했다.

다양한 서비스 비즈니스 모델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주목된다. 서비스는 그동안 보안 솔루션의 부가 개념으로 인식돼 온 게 사실. 보안 컨설팅, 관제, SI를 제외하면 눈에 띄는 서비스 모델은 등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안철수연구소, 넷시큐어, 하우리, 한국트렌드마이크로 등이 유료 서비스 사업을 강화하면서 '서비스도 독립적인 시장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규모의 경제가 다가온다

통합 보안의 급부상과 함께 펼쳐지는 새로운 경쟁 환경은 보안 시장 변화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산업구조 조정이란 말이 나오는 것도 경쟁 환경이 과거와는 180도 다르기 때문이다.

변화의 키워드는 '뉴페이스의 등장과 외국 보안 업체들의 파상 공세'.

이종 업체들의 침공과, 몸집을 키운 글로벌 보안 업체의 영역 확대가 기존 경쟁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KT, 시스코시스템즈, 마이크로소프트, BEA시스템즈 등 보안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대형 IT업체들은 '산업구조 조정'이란 '빅뱅'을 타고 보안 시장의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안철수 안연구소 사장은 "운영체제 업체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등 인터넷 장비 업체, IBM으로 대표되는 IT 서비스 업체가 기존 보안 업체들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이종 업체들의 부상은 보안이 기존 IT 솔루션 및 서비스와 결합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른바 '컨버전스'.

'컨버전스'의 등장은 보안 시장에서도 조만간 이종 업체와 기존 보안 업체간 헤게모니 전쟁이 시작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본사 차원에서 연이는 인수합병(M&A)으로 규모의 경제를 달성한 시만텍, 넷스크린 등의 행보도 보안 시장에 적지 않은 변화를 몰고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들 업체들이 전세계를 대상으로 한꺼번에 물량 공세를 퍼부을 것이란 이유에서다. 토종 업체 위세가 강한 한국은 주요 공략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당장은 아니지만 향후 보안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변수로는 공통평가기준(CC) 인증이 꼽힌다.

그동안 국내 보안 시장은 공공과 금융기관의 경우 국가정보원이 부여한 K시리즈 인증이 있어야 진입이 가능했다.

특히 소스 코드를 공개해야 하는 K4 인증은 공공과 금융시장에서 만큼은 국내 보안 업체가 외국 업체를 압도하는 경쟁 환경을 탄생시킨 '일등공신'.

그러나 이같은 상황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보통신부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CC를 활성화하려는 정책을 펴는 것은 물론 중장기적으로 상호인정협정(CCRA)에도 가입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기 때문.

특히 CCRA 가입은 국내 업체들이 K4 인증으로부터 받고 있는 혜택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가입 시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황치규기자 deligh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보안시장 패러다임 교체- 상] '빅뱅'이 시작됐다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