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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세계로 쏜다-3] 황금알을 낳는 온라인게임


 

중국 게임업체인 샨다의 천탠쵸 사장. 올해 나이 30세에 불과한 그는 중국 닷컴업계에선 입지전적인 인물로 통한다.

전형적인 '워크홀릭(workholic)'인 그는 지나치게 일에 열중하다가 20대 후반에 심장병을 얻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중국 벤처업계에서 천탠쵸 사장이 차지하는 위치는 절대적이다.

하지만 천탠쵸 사장이 중국 벤처업계에서 유명세를 얻는 데는 한국 온라인 게임이 절대적인 역할을 해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국산 온라인 게임 '미르의 전설2'를 바탕으로 힘찬 도약을 이룰 수 있었던 것.

샨다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02년 2월부터 2003년 1월까지 1년간 '미르의 전설2'로 벌어들인 매출은 664억9천200만원이다. 2002년말 이 게임의 중국내 최대 동시접속자는 약 70만명. 이 수치는 아직까지도 전세계 동시접속자수 신기록으로 남아 있다.

'미르의 전설2' 사례는 국산 온라인 게임이 해외 시장에서도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것. 이제 국산 온라인 게임은 더 이상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줬다.

◆ '리니지'의 시장가치는 1조원 넘어

국산 온라인게임을 평정한 엔씨소프트. 이 회사가 '리니지'란 상품 하나로 벌어들인 금액은 4천억원이다. 특히 2000년 이후 국내시장이 장기불황을 겪고 있는 가운데 눈부신 성장율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엔씨는 2000년 582억원의 매출을 시작으로 2001년에는 1천247억원을 기록, 소프트웨어업체론 사상 처음으로 연간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하는 금자탑을 세우기도 했다. 2002년 매출은 1천548억원. 올해 상반기 매출액만도 740억원에 달한다.

해외 서비스 매출 역시 알찬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니지가 처음 해외 시장에 진출한 것은 지난 2000년 7월. 당시 대만 감마니아를 통해 대만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외화 벌이를 시작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의 해외 서비스로 지금까지 벌어들인 금액은 448억원. 2001년 93억원 수익을 올린 데 이어 지난 해에는 218억원으로 껑충 뛰어 올랐다. 올해 상반기 로열티 수익도 137억원에 달한다.

연간 500억원 이상의 안정적인 순익을 기록하고 있는 '리니지'. 금리 5%로 단순 계산 하더라도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가치는 1조원에 이른다는 계산이 나온다.

주가를 토대로 한 기업 가치도 비슷하다. 지난 14일 주가 6만500원을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엔씨소프트토의 시가 총액은 1조1천386억원에 달한다.

2001년 11월에 상용화된 웹젠. 이 회사는 온라인게임 '뮤'로 19개월 동안 총 597억4천만원을 벌어들였다. 2001년 24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2002년엔 288억원, 2003년 들어선 상반기에만 275억4천만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가파른 상승 곡선을 타고 있다.

이 중 해외에서도 벌어들인 매출은 89억7천만원에 이른다. '뮤'는 중국, 대만, 일본, 태국 등 해외 서비스와 관련, 초기 계약금만 200만 달러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웹젠은 상용화된 게임의 매출 20∼28%를 로열티로 받는다.

웹젠은 해외 진출 원년인 2002년 14억9천만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2003년 상반기 해외 수익은 49억8천만원을 기록했다. 이 회사는 또 중국합작법인 설립으로 반영된 지분평가 금액만 25억원에 달할 정도로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300억원의 매출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14일 주가인 14만원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환산하면 웹젠의 시가 총액은 4천900억원에 달한다.

◆ 온라인게임, 활용범위도 넓어

넥슨의 온라인 캐쥬얼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

게임업체들이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에 주목하는 것은 원소스멀티유즈의 모범 사례가 되기 때문.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는 온라인게임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직접 보여주고 있다.

서비스 개시된 지 1년이 된 이 게임은 개인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아이템 판매와 PC방 매출을 통해 매달 10억원 가량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금껏 게임 상용화로 벌어들인 수익은 100억원 정도.

특히 이 게임의 진가를 유감없이 보여주는 것은 바로 캐릭터 사업. 넥슨은 20여 업체와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의 캐릭터 사용권 계약을 맺었다.

그런가하면 2002년 가을엔 소프트맥스-손오공과 함께 PC게임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 어드벤처'를 선보였다. 또 그래텍, 소프트닉스를 통해 모바일게임으로도 출시했다.

게임 뿐 아니다. 문구점, 겨울내의, 빙과류, 만화책, 미니게임기 등 초등학생을 공략한 상품들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넥슨의 서명기 팀장은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엔비가 창출한 시장 규모는 총 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면서 "이 중 넥슨은 15억∼20억원을 캐릭터 수익으로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게임은 중국에서도 동시접속자 10만명을 상회할 정도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캐릭터 상품 매출은 앞으로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 온라인게임, 신규시장 창출이 관건

온라인게임 광풍(狂風)이 IT업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경계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제2의 리니지', '제2의 뮤'를 꿈꾸는 업체들이 속출하고 있지만 상용화에 성공한 온라인게임은 드물기 때문. 2002년 12월 게이머들의 주목을 받으며 상용화를 개시한 온라인게임 프리스톤테일은 올해 상반기에 75억원의 매출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처럼 수 많은 게임업체들이 대박을 꿈꾸며 온라인게임시장을 노크하지만 대부분 좌절의 쓴 맛을 삼키고 있다. '황금알을 낳은 거위'인 온라인게임시장이 그리 녹록하지 않다는 얘기다. 그러다 보니 온라인게임이 벌써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진단도 힘을 얻고 있다.

해외 시장 역시 안이하게 볼 문제는 아니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중국, 동남아 시장 등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긴 하지만, 안이하게 대처할 경우엔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정상원 넥슨 사장은 "온라인게임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은 적절치 않은 표현"이라면서 "기존 장르에만 국한되지 않고 새로운 장르를 이끌어 낸다면 온라인게임 시장은 더욱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온라인게임 초기단계인 웹보드게임의 하루 동시접속자 수가 수십만명에 이르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게다가 그동안 황금알을 낳았던 온라인게임들이 신규시장을 창출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그래픽화된 게임으로 성공을 거둔 '바람의 나라', 인터넷 기반으로 한 2D 게임 '리니지', 3D의 가능성을 제시한 '뮤', 고품격 3D 시장을 개척하는 '리니지II' 등은 '숨어 있던 시장'을 끌어내며 성공 방정식을 제시했다.

입맛 까다로운 국내 게임 이용자들 역시 해외 시장 공략엔 좋은 자양분이 될 수 있다. 이들을 만족시킬 경우엔 해외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기 때문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구정훈 게임퍼블리싱 본부장은 "최근 국내서 활발하게 등장하는 1인칭슈팅게임(FPS)도 온라인게임의 영역을 확장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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