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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세계로 쏜다-1] 대중화 5년만에 '엔터 제왕' 부상


 

온라인 게임이 대중화된 지 5년을 맞았다. 지난 1995년 말 '바람의 나라'로 문을 연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은 1998년 9월 '리니지'가 등장하면서 고속 성장의 시동을 걸었다. 불과 5년 사이에 한국은 세계 제2의 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부상했다. inews24는 '온라인 게임, 세계로 쏜다' 시리즈를 통해 온라인 게임의 어제와 오늘을 집중 점검한다. <편집자 주>


"서로 떨어져서 얼굴 보기도 힘들지만 온라인 게임을 하면서 가족들의 안부를 물을 수 있어 행복합니다."

지난 7월 하이윈이 주최한 '남자들을 잡는 여우들의 외침' 모임. 며느리와 함께 이 자리에 참석한 한 시어머니는 "아들 셋과 며느리 둘, 그리고 나까지 총 6명이 게임을 즐긴다"면서 '온라인게임 예찬론'을 펼쳤다.

이 날 자리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 친정 어머니와 딸 등 가족 구성원들이 제법 눈에 띄었다. 그 동안 10∼20대 중심의 남자들로 구성됐던 온라인게임에 1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들이 모였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온라인게임을 보는 50∼60대의 어른들의 시선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 동안 '청소년들의 탈선현장' 쯤으로 간주됐던 온라인게임이 이젠 어른들도 즐기는 오락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98년 리니지 등장하면서 대중화 신호탄

온라인 게임이 대중화 5년을 맞으면서 눈부시게 도약하고 있다. '코 묻은 돈이나 강탈하는 악덕산업' 쯤으로 치부됐던 게임이 이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제왕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에 온라인게임이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95년말 첫 선을 보인 '바람의 나라'. 이때까지만 해도 일반인들에게 온라인게임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었다.

그로부터 3년 뒤 리니지가 등장하면서 국내 온라인 게임은 완전 개화기로 접어들었다. 98년 9월 공개된 리니지는 '게임은 애들이나 하는 것'이란 상식을 완전히 무너뜨리며 '온라인 게임 강국'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그 뒤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바람의 나라'와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리니지'로 양분됐다.

두 게임 모두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돌파하면서 본격적인 온라인게임 광풍(狂風)을 몰고 왔다.

엔씨소프트의 김주영 팀장은 "리니지가 온라인게임 활성화에 본격적인 물꼬를 텄다"면서 "리니지는 매년 동시접속자가 10배 이상 성장하면서 급기야 2001년에는 10만명을 돌파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온라인게임 열풍이 몰아친 데는 초고속인터넷의 빠른 확산과 1990년대말 부터 불기 시작한 '테헤란밸리 바람'이 한 몫을 담당했다.

당시 학교 동아리와 IT벤처를 중심으로 주요 인력들이 온라인게임으로 대거 진출하면서 온라인게임은 전성기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것.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은 2001년 후반기부터 3D 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뮤를 비롯한 3D 온라인게임들이 하나씩 모습을 드러내면서 개화기에 접어들었다.

특히 지난 7월초 공개된 리니지2는 첫날부터 동시접속자 3만6천명을 기록하는 등 폭발적인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3D 게임인 리니지2는 화려한 그래픽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앞세워 또 한번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 불과 5년 만에 동시접속자 수만 1천배 늘어나

지난 98년 9월 온라인게임 리니지의 첫날 최고 동시접속자는 17명. 그 뒤 리니지는 한때 10만명 이상의 동시접속자를 기록하다 최근에는 9만명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7월8일 선보인 리니지II는 동시접속자 6만6천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5년 만에 동시접속자가 1천배 정도 늘어난 셈이다. 국내 게임이용자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힘입어 한국은 이제 세계 제2의 '온라인 게임 강국'으로 급부상했다.

시장 규모만 봐도 이같은 상황은 한눈에 드러난다. 2002년 한국 온라인 게임 시장 규모는 약 4천522억원. 전년에 비해 69% 증가한 수치다. 올해 매출액은 5천87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0% 가까운 고성장이 예상된다는 얘기다.

온라임게임이 본격적인 막을 올렸던 1998년 국내 시장의 매출이 사실상 전무했음을 비교해볼 때 '천양지차'란 말을 떠올리게 한다.

특히 최근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불황한파가 휘몰아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게임업계의 성장세는 한결 도드라진다. 이제 국산 온라인 게임은 대한민국을 대표할만한 문화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다.

게임이 처음부터 문화콘텐츠 대접을 받은 것은 아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각종 유통비리 및 탈세, 그리고 청소년 탈선의 주범으로 얼룩졌다. 당시 '오락실'에 드나들면 불량 학생 취급을 받을 정도였다.

하지만 리니지, 뮤 등 대박 온라인 게임들이 잇달아 등장하면서 이제 게임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급부상했다. 문화관광부, 정보통신부 등 정부부처간 중복 투자 논란을 불러올 정도가 됐다.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게임이 담당한 역할은 엄청났다. 특히 게임은 '벤처신화 부활'의 선봉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이제 국내 IT산업이 기나긴 동면을 끝내고 재도약하는 데 게임은 밑거름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으로 평가된다.

◇ 국내 게임시장 규모 및 전망 (단위 : 억원, 출처 : 2003 대한민국 게임백서)

년도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비디오게임 PC게임 아케이드게임
2001 2,682 358 162 1,939 5,060
2002 4,522 1,004 1,562 1,647 3,778
2003 5,879 1,955 2,492 1,492 3,308
2004 7,349 2,932 3,002 1,423 3,300
2005 9,186 3,811 4,195 1,384 3,465

◆ 화려한 실적 자랑…학문으로도 자리잡아

온라인게임은 수익면에서도 닷컴의 모범이 되고 있다. 90년대 말 가입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즐거운 비명을 질렀던 닷컴들은 이를 수익으로 연결시키는 데는 실패했다. 결국 '거품'으로 끝나고 만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하지만 게임업체들은 '돈되는 업종'이란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했다. 가입자들을 수익과 연계시키면서 알짜 기업들로 자리매김했다. 이에 따라 '제2의 리니지'와 '제2의 뮤'를 노리는 온라인게임 개발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리니지'로 유명한 엔씨소프트는 2002년 1천548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74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엔씨소프트, NHN 등은 IT업체론 드물게 시가총액 1조원이 넘어서면서 대형 업체로 자리잡았다.

특히, 온라인게임업체들이 주목받는 부분은 높은 순익율. 온라인게임의 순익율은 사채업과 비슷하다는 우스개 소리가 나올 정도다.

2002년 엔씨소프트는 1천548억원 중 531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매출 대비 순수익율이 30%가 넘는다. PC등 하드웨어를 주력하는 업체의 매출액이 3%임을 감안할 때 엔씨소프트의 매출은 1조5천억원에 해당되는 엄청난 금액이다.

지난해부터 두각을 보인 넷마블, 웹젠 등의 온라인게임업체들도 지난해 50% 이상의 순익률을 기록, 온라인게임의 수익성을 다시 한번 과시했다.

사상 초유의 실적으로 인해 온라인게임은 주식 및 M&A 시장에서도 '태풍의 핵'으로 자리잡았다. NHN, 엔씨소프트 주식은 20만원을 돌파했으며 웹젠은 지난 5월에 열린 주식 공모 이틀만에 10만원이 뛰어넘을 정도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게다가 이네트, 예당엔터테인먼트 등 업체들이 KRG소프트, 트라이글로우픽쳐스 등 온라인게임업체들을 인수했으며 대부분의 온라인게임들은 러브콜을 받기에도 분주하다.

게임산업이 인기를 얻으면서 게임업체와 종사자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2000년 900개에 이르던 게임개발회사들이 2003년에는 2.5배 증가한 2천220개에 이를 전망이다. 또 게임종사자도 2000년에는 1만3천500명에 그쳤으나 2003년에는 3만3천87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게임교육기관 수도 급증하고 있다. 2003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01년 5월 5개에 불과하던 사설기관이 2003년 5월에는 28개로 크게 늘어났다. 또 2∼3년간 장기간에 걸쳐 게임개발을 가르치는 교육과정도 2001년 5월 5개에서 2003년 5월 28개로 크게 증가했다.

산업적으로 성장세가 두드리지며 인력공급도 차츰 활기를 띄면서 게임은 하나의 학문 영역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2001년 5월 당시 2개에 불과했던 대학원과정이 2003년 5월에는 8개로 크게 늘어났다. 대학과정도 2년전에 비해 8배 가까이 늘어난 23개(사이버대학 10개 포함)에 이른다.

◆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경쟁력 갖출 때"

국내 게임의 역사를 고쳐쓰는 온라인게임은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동남아, 중국 등에 잇달아 수출하고 있다.

한국산업개발원은 2년동안 온라인게임분야에서만 2천500억원의 수출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개발원은 2003년 예상 수출액 2억1천119만4천달러 중 절반 가량인 1억 달러가 온라인게임에서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2004년에도 온라인게임 수출액이 전체 게임매출의 30%인 8천여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 2002년 국내 게임의 세계시장 점유비율 (단위 : 억달러, 출처 : 2003 대한민국 게임백서)

구분 세계시장 국내시장 국내 점유율 (%)
아케이드게임 294 3.15 1.1
PC게임 37 1.37 3.7
온라인게임 56 3.77 6.7
비디오게임 215 1.30 0.6
모바일게임 16 0.84 5.3
전체 618 10.43 1.7

특히, 온라인게임은 해외 로열티 수익을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이 큰 매력. 게임 개발 투자비용은 국내에서 이미 회수한 다음 해외 시장에 진출하기 때문에 부가가치가 매우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해외에서 벌어들인 금액은 모두 순익으로 남게 된다.

하지만 국산 온라인게임이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좀 더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업체들 역시 이같은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현재 해외 진출을 노리는 게임업체들은 외국에서도 통용될 수 있는 온라인게임의 기획 및 기술을 갖추기 위해 부산하다.

한국이 비록 세계 2위이긴 하지만, 온라인 게임 왕국인 미국과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각종 해외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매출은 3억7천700만달러로 27억1천600만달러 규모인 미국 시장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반면 3위인 중국은 8천400만달러.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무서운 속도로 추격해오고 있는 상황이다.이에 따라 한국 온라인게임은 1위인 미국과의 간격을 좁혀야만 오랫동안 생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데이터모니터, ARC그룹, CESA, DFC 인텔리전스가 지난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게임의 성장가능성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나 한국 온라인 게임의 미래를 한층 밝게 하고 있다.

2002년 온라인게임시장의 규모는 56억달러로 아케이드게임(294억 달러)이나 비디오게임(215억 달러)에 비해선 작은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연평균 30% 이상의 가파른 성장세에 힘입어 2005년에는 114억4천만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현 시장 규모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한다는 전망인 셈.

특히 한국은 초고속 인터넷 기반 측면에선 세계 최고 수준. 따라서 수 많은 이용자들이 동시에 접속할 수 있는 온라인게임 운용능력은 미국보다 한수 위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는 게 긍정적이다.

온라인게임이 향후 시장의 발전 가능성이 높은 시장만큼 국내 온라인게임업체들이 경쟁력을 향상시킬수록 해외 온라인게임 시장 개척지를 더 많이 선점할 수 있다.

◇ 세계 주요국내 한국의 게임산업 경쟁력 ('02)

구분 온라인게임 모바일게임 PC게임 비디오게임
매출액 순위 매출액 순위 매출액 순위 매출액 순위
일본 38 5 805 1 222 7 5,884 2
미국 2,716 1 86 2 1,458 1 8,146 1
영국 23 6 36.6 7 269 4 1,771 3
프랑스 6.8 9 30.4 8 255 5 1,027 6
독일 12.8 7 46.7 5 439 3 1,129 4
이탈리아 4.9 10 40 6 241 6 1,035 5
스페인 3.2 - 21.6 9 142 9 871 7
스웨덴 2.2 - 5.8 10 71 - 329 9
중국 84 3 64 4 467 2 381 8
대만 41.3 4 40 - 188 8 - -
홍콩 10.4 8 14 - - - - -
한국 377 2 84 3 137 10 130 15(추정)

국순신기자 kooks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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