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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정부 통신정책 대해부]-(제2부)-2. 중국...'거시규제'와 '경쟁유발'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 겸 당 총서기는 지난 11월 8일 공산당 제16차 전국대표대회(16大) 개막식에서 정치보고를 통해 "IT산업이 향후 중국 경제번영 달성의 핵심수단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0년간 개혁과 개방정책을 통해 국가 경제성장을 추진했던 중국이 값싼 노동력을 통한 질 낮은 자본주의보다는 IT산업을 핵심으로 한 첨단 자본주의와의 적극적인 동침을 선언한 것이다.

IT 산업의 근간은 바로 정보의 흐름을 맡고 있는 통신이다. 중국 역시 그동안 제한된 자원을 근간으로 경쟁을 통한 통신 인프라 구축에 나서 이제는 전 세계 1위의 이동전화 가입자를 확보하고 세계 최대의 GSM 네트워크를 건설한 국가로 그 위상을 달리하고 있다.

현지 통신 전문가들은 중국이 IT 중심의 성장 정책을 내놓은 데에는 통신산업에 대한 자신감과 향후 정책적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 동안의 중국 통신정책은 한마디로 정부의 강력한 개입 아래 기업화 및 경쟁 메카니즘의 도입을 통한 발전 방향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98년 중국전신의 운영부서이자 중국 통신산업의 주관부서인 옛 우전부와 중국연통의 대주주인 전자공업부를 신식사업부로 통합하면서 정부를 대신해 독립적인 정보통신 시장운영 관리자로 전면에 내세우면서 경쟁을 통한 성장기조를 점화하기 시작했다.

신식사업부는 지금도 성/시/자치구/직할시의 통신관리국(전신주관부문)과 함께 기초 및 부가 전신업무경영허가증을 심사, 비준하는 관리기구로 힘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이번 IT 중심의 향후 대대적인 산업 부흥을 위한 조치와 WTO 가입 등 일련의 변화가 예상되면서 정부의 정책적 통제와 규제가 또 어떤 식으로 이어질 지가 관심사이다.

현재 중국의 통신시장은 정부의 초기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산업육성을 시작으로 GSM, CDMA, ADSL 네트워크 구축에 이어 3세대 이동통신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으며 ▲ 사업역무상의 재조정 ▲ 중복투자 ▲ 추가 경쟁촉진을 위한 다양한 정책적 방안에 동시에 직면해 있는 상황이다.

◆ 중국 공산당과 통신시장 발전 3단계...시장 중심의 규제와 경쟁촉진

중국 신식산업망에 따르면 지금까지 중국 통신정책은 대체적으로 3단계 통신시장 경쟁체제 도입에 따라 이뤄졌다.

우선, 1단계는 1995년에서 98년까지 통신독점이 파괴되고 광범위한 정보가 시장에 유입되면서 다양한 정보 메커니즘이 도입되는 시기다.

이 기간에는 이미 94년에 우전부 산하 국가전신총국이 중국전신(차이나 텔레콤)으로 독립하고 중국연통(차이나 유니콤)이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을 벌이게 된다.

특히, 중국의 빠른 통신시장 흐름이 중국 유일의 시장운영 정책 기조를 완전히 변화시킨다. 이와 동시에 98년 3월 대립관계에 놓였던 우전부와 전자공업부가 신식사업부로 통합되면서 정부를 대표해 전국 정보통신 시장에 대한 관리를 행사하게 된다.

1999년에서 2001년 12월까지 2단계에는 중국전신이 사업 영역별로 중국이동(차이나 모바일), 중국전신, 중국위성(위성통신), 국신심호(무선호출) 등 4개 그룹으로 분할된다.

그리고, 국신심호의 지분 99%가 중국연통에 넘겨지면서 정책적으로 연통의 위상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의 업무는 장거리 통신과 장거리 통화량으로 축소됐다.

99년 데이터통신을 주사업으로 하는 중국망통(차이나 넷콤)과 일반전화/인터넷서비스를 제공하는 중국철통(차이나 레일콤)이 신규로 시장에 참여하면서 중국의 7대 통신기업은 일정한 각 사업영역 범위 내에서 경쟁을 시작했다.

현 시기인 제3단계는 과거에서부터 중국 통신에 대한 분석과 통신업에 대한 중요한 정책적 방안에 관한 공표가 새로운 통신시장의 형성의 한 지표가 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제 중국 통신시장은 자체 분석과 핵심적 조직을 이룬 다음에 유선분야에서 중국전신과 중국망통이, 무선분야에서는 중국이동과 중국연통 등이 4강 경쟁체제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이와 관련된 사업영역 내에서 전국적인 경쟁을 펼치게 됐다.

◆ 4강 경쟁체제 속에 시장규제 정책 변화

현재 중국 통신시장의 4대 강자인 중국전신(차이나 텔레콤), 중국망통(차이나넷콤), 중국이동(차이나 모바일), 중국연통(차이나 유니콤) 등 대부분의 유무선 기업들의 지분 70∼80%를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국영 기업이기 때문에 공산당의 입김이 절대적이다.

SKT차이나 관계자는 “중국 통신기업은 아직까지 정부 지분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엄격한 통제를 받고 있다”면서 “그러나, 인위적인 규제 보다는 거시적인 경제전망 속에서 자연스러운 시장규제 장치를 가동해 위험을 줄여 나가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94년 중국전신을 첫번째로 독립시키기 전까지 중국 정부는 모든 사업부문에서 주도적인 지위를 차지하는 중국전신에 대해 강제 소통과 엄격한 요금통제 조치를 실행했다.

이후 99년 두 번째 분할 전에는 유선 통신사업부문에서 절대적인 지배 지위를 차지하는 중국전신이 이동통신 사업영역에 진입하는 것과 이동통신 사업부문에서 지배 사업자인 중국이동이 유선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상호 엄격히 규제해 오는 정책을 구사한다.

선발 사업자에 대한 규제와 후발 사업자(중국연통)에 대한 계획적인 지원을 통한 통신시장 경쟁체제 도입과 산업발전에 초점을 맞춰 진행해 온 것이다.

통화료도 국가가 지정한 일원화에서 중국연통 중국철통 등 후발 업체에게는 10∼20% 범위 내에서 자율권을 부여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은 9월말 현재 유선통신 및 무선 가입자수가 3억9천700만명에 달해 이미 4억명 고비에 접근해 있다.

신식사업부 책임자에 따르면 최근 전국 고정전화 총수가 2억700만명에 달하고 작년말보다 2천663만명이 증가했으며 휴대폰 사용자 총수는 1억9천만명에 달해 작년 연말보다 4천516만명이 증가했다.

전국 전화 보급율이 31.99%에 달하고 고정전화가 이미 개통된 행정촌의 비중도 85.3%에 달한다. 사용자가 계속 증가할 경우 올 9월까지 전국 전자통신 사업의 수입이 2천987억 위안(RMB)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5.4%가 증가한 수치다.

이런 추세라면 2005년말까지 유무선 가입자는 인구의 40%에 해당하는 약 5억명(이동전화 3억7천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중국 유선 및 이동전화 가입자수 및 보급률

1990 2000 2002.9
일반전화가입자(만명) 685 14,512 20,700
이동전화가입자(만명) 1.83 8,526 19,000
일반전화보급률(%) 1.18 13.6 31.99

*2000년 중국통계연감, 중국신식사업부 2000년 결산 보고 및 발표

통신 시장개방 정책은 WTO에 가입 후 중국 정부가 연이어 '외상투자전신기업관리규정'과 '전신업무 경영허가증관리방법'을 실행해 외자 기업들의 시장 진입에 대한 관리를 규정했다.

이 규정에 따라 중국 정부는 기초 전신업무와 부가전신 업무에 대해 상호 다른 시장 진입허가관리를 실행하고 기초 전신업무 경영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더욱 엄격히 심사하고 있으며 외자 기업이 전신기업에 참여하는 소유권 비율도 제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기초전신업무(무선호출업무 제외)를 경영하는 외상투자전신기업에는 외국투자자의 자본비율이 49%를 초과하면 안되며 부가전신업무(무선호출 포함)를 경영하는 외상투자기업에는 외국 투자자의 지분이 50%를 초과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신식사업부는 "서방 국가에서는 결과에만 급급한 중구난방의 통신 발전과정으로 결국 경제 버블이 이어졌고 이는 3G 이동통신 발전과정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고 지난 상하이에서 열린 APEC 통신각료회담에서 밝힌바 있다.

따라서, 중국은 여타 국가의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어 거시경제에 대한 시장규제를 강화해 위험을 미연에 방지하고 건실한 성장을 유발한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신식사업부, 3G 사업 앞두고 새로운 과제 직면

그러나, 중국 신식사업부는 경쟁유발을 위한 중국전신의 분할과 중국연통 등 후발 사업자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후 사업영역에 대한 조정과 시장 자원의 균형 있는 배치와 융합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

특히, 3G 사업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중국전신, 중국이동, 중국연통, 중국망통의 사업적인 영역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가가 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실례로 통신분야 개혁정책의 산물로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연통은 2000년 매출액이 266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52% 증가하고 일부 네트워크가 부족한 지역에서는 중국전신의 망을 임대하면서 급속히 성장해 왔다.

또, 군부가 운영해 오던 장성전신의 CDMA망까지 넘겨 받아 중국이동과는 차별화된 CDAM 서비스 전략으로 추가 성장을 준비 중이다.

◇ 중국이동과 연통 비교(2000년)

매출액(위안) 가입자(만명) 네트워크(만대)
중국이동 1,245 6,500 9,978
중국연통 266 1,874 2,336

*중국 신식사업부 2000년 결산보고

그러나, 현지에서 중국연통이 GSM망과 CDMA망에 대한 이중적 사업으로 상호 딜레마에 빠져 있다는 지적도 높다. 다시 말해 두 가지 방식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자금적인 측면이나 기술적으로 자원의 균형적인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 언론사인 중국경영보는 "연통은 이미 세계적으로 규모가 가장 큰 CDMA 네트워크를 이루었지만 동시에 세계 제 3위의 GSM 네트워크 구축과 진화는 보류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이는 확실하게 좌우 양손이 자기를 때리는 격"이라며 지금 CDMA가 장악한 수입은 한정돼 있으며 CDMA 시장은 매우 빠른 속도로 추진돼 가고 있는 데 계속 GSM 네트워크가 보류된다는 것은 하나의 커다란 문제가 아닌가"라고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3G 사업자 운영정책상에서 중국전신의 이동통신 부문의 진입이 부각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전신이 이동통신 영역에 들어가야 하고 이 방면에 대해 매우 강한 요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 해법으로 연통이 GSM망을 전신에 매각하고 CDMA에 집중하면 전신의 이동통신시장 진입으로 3G 전환시 중국이동과의 경쟁촉진 효과도 유발하고 연통은 CDMA의 방대한 자금소요의 돌파구도 해결할 수 있다는 게 현지 통신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 중국법인 배승한 수석대표는 "아직까지 중국 시장에서 정부의 정책적 입김은 중국 기업들의 진로를 좌우할 만큼 매우 강력하다"면서 "최근 일고 있는 3G 기술표준에 있어서 TD-SCDMA도 같은 맥락으로 봐야 한다"고 전했다.

SKT차이나 조정식 부장은 "3G 전환을 계기로 중국 통신시장에서도 외자기업과의 조인트 벤처에 대한 물꼬가 트일 전망"이라며 "개방과 효과적인 경쟁유발이라는 대전제속에 중국의 시장규제 조치에 대한 전망이 시시각각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진타오 등 4세대 지도층의 부상으로 향후 시장규제와 통제로 일관하던 신식사업부의 위상이 시장에서 어떤 변화를 겪을 지 예의주시되고 있다.

정진호기자 jhju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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