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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백업시스템이다-1] 재해복구, 21세기의 화두 부상


 

21세기는 정보화시대다. 전 세계적으로 초고속 정보통신망이 기간망으로 자리잡고 있다. 인터넷, 네트워크, 전산시스템 등이 사회간접자본(SOC)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정보시스템과 디지털 데이터가 사회의 핵심요소로 부상하면서 재해복구시스템, 즉 백업시스템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9·11 테러 이후 정보 시스템 백업센터 구축이 핫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정보시스템 백업이 없으면 자칫 국가적인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inews24는 정부, 기업, 솔루션 공급업체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바라보는 ‘정보시스템 백업문제’를 시리즈로 연재한다. [편집자 주]


'정보시스템, 구축만이 능사는 아니다'

지난해 9월 28일 국내 한 증권회사에서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천정에서 물이 새 전산실이 온통 물바다가 된 것.

이 때문에 고객의 각종 정보와 거래정보, 자금현황 등이 저장된 컴퓨터는 하루 아침에 고철덩어리로 전락했다. 증권회사는 전산시스템에 보관해 둔 정보를 살리기 위해 며칠 밤을 꼬박 새우며 복구 작업에 매달릴 수 밖에 없었다.

이 사건은 금융계와 컴퓨터업계에서 정보시스템의 백업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사건을 계기로 '인 하우스 백업시스템(전산실 내에 백업시스템을 갖추는 것)'보다 '재난대비 백업시스템(해당 전산시스템과 멀리 떨어진 원격지에 별도의 백업 데이터를 보관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하게 됐다.

그로부터 1년 뒤인 지난 9월 11일. 미국에서 발생한 세계무역센터(WTC) 및 미 국방부 테러 사건은 정보시스템 백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당시 세계무역센터에 입주한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는 데이터를 백업시스템으로 보관해 무사할 수 있었던 것. 특히 미 국방부 펜타곤 건물은 테러 직후 곧 바로 정상적인 업무시스템을 가동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바로 정보시스템 백업 덕택이었다. 이제는 정보시스템을 단순히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 뿐 아니라, 그 속에 저장된 각종 중요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하고 2중으로 보관하는 것이 새로운 관심사로 대두된 것이다.

이처럼 백업시스템의 중요성이 재차 강조되자 우리나라에서도 백업시스템이나 백업센터 구축 열풍이 불고 있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각종 대민 서비스용 데이터나 정부 차원의 중요 정보를 백업시스템으로 보관해야 할 당위성이 제기된 것. 특히 그 동안 투자비용 절감이라는 이유로 전산투자를 미루고 있던 민간 기업들도 백업센터의 필요성과 투자를 다시 검토하고 있다.

이미 일부 금융권과 대기업들은 독자적인 방법으로 2중 데이터 보관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금융감독위원회나 정부가 백업센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는 점이 특이할 만하다.

특히 정부는 국가차원의 기간정보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한 백업센터를 구축키로 하고,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337억원을 책정했다. 이를 통해 정부가 관리해야 할 데이터를 철저히 보호하겠다는 것이다.

또 기획예산처, 행정자치부, 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들이 만나 어떤 정보를 보호해야 할 지, 어떤 방식으로 백업센터를 구축해야 할 지 등을 논의했다. 그 결과 정부는 1차로 국세통합정보시스템, 수출입통관정보시스템, 주민등록정보시스템, 시·군·구 행정종합시스템 등 4대 핵심업무에 대한 백업센터 구축을 우선 추진하기로 했다.

민간차원에서도 백업센터나 백업시스템 도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특히 금감위의 '백업센터 구축 권고'는 은행, 증권사 등 금융권들의 백업센터 도입에 새로운 전기가 될 전망이다.

금감위의 권고안은 지금까지 부분적으로, 혹은 임시방편으로 갖고 있던 백업시스템을 보다 체계적이고 안전하게 구축하라는 지침과 같은 것이어서 내년 초 전산시스템 예산에 백업시스템 구축 및 보완 항목이 추가될 가능성이 높은 것.

이처럼 정부와 공공기관 및 금융권 등 국가 주요 요소들이 백업시스템에 대해 깊은 관심을 표명하자 정보기술(IT) 솔루션 업체들은 때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업계를 비롯해 보안업체들, 컨설팅업체들, 시스템통합(SI)업체들이 '백업시스템 레디(ready)' 솔루션으로 사전 영업에 활발하게 나서고 있는 것이다.

솔루션 공급 업체들은 이 같은 백업시스템 구축 붐이 침체된 경기를 살릴 수 있는 새로운 분위기 조성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조심스레 기대하는 눈치다.

수요자 입장인 일부 기업들은 "지금 같은 불황기에 백업시스템에 대한 투자를 추가해야 한다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말하고 있어 '백업시스템 구축 열풍'이 과연 실제 투자로 이어질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당분간 백업시스템은 IT업계의 최대 이슈로 부상할 전망이다.

윤휘종기자 hwiparam@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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