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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통신시장 빅뱅 - 3] 통신시장 3강은 누구인가


 

'제 3의 종합통신사업자는 누구인가'

지난 19일 정통부의 '3강 재편' 구상 이후 통신시장에 던져진 화두이다.

통신시장 3강 중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각각 한 장씩의 카드를 쥐었다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나머지 한 장의 카드를 누가 획득하게 될 것인

가를 둘러싸고 다양한 시나리오와 청사진이 떠돌고 있다.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라고 해서 편안한 상황은 아니다. 새로 떠오를 경쟁

자의 실체를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누가 될지, 얼마만한 위력을 가질 지

를 놓고 다양한 경쟁구도를 그려가며 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통신업계, '세번째 강자가 두렵다'

통신업계는 제3의 종합통신사업자는 결코 만만한 '약골'이 아닐 것으로 예

측하고 있다.

정통부의 계획대로라면 제3의 사업자는 우선 든든한 자금줄을 가질 것으

로 보인다. 정통부는 10년 이상의 투자회임기간이 요구되는 통신시장에서

자금력을 갖춘 기업들간의 유효 경쟁구도를 유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는 또 2~3개의 중견 초고속인터넷 업체들을 연계, 가입자와 인프

라의 양축에서 성장 기반을 미리 확보하고 출발할 것이라는 예상도 하고 있

다.

정통부의 3개 사업자 구조개편 계획은 국가 초고속인터넷 인프라를 탄탄하

게 구축한다는 기본 전제를 깔고 있다. 따라서 정통부는 제3 사업자가 자

금 유동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루넷·드림라인 등 중견 초고속인터넷

사업자들을 흡수해줄 것을 바라고 있다.

더구나 '동기식 IMT-2000사업자=제 3사업자'의 등식이 성립되고 있는 분

위기에서 새 강자는 그야말로 탄생 단계에서부터 기존 2강이 오랜 시간 구

축하여 얻는 네트워크와 파워를 단번에 구축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

고 있다.

통신업계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정통부가 3개 종합통신사업자 중심의

구조조정 계획을 성공시키기 위해 제3 사업자에 대해 강력한 정책적 지원

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벌써부터 정통부는 제3 사업자 탄생을 위해 M&A와 시장 진입 규제 완화

등 다각도의 지원을 약속하고 있으며, 이는 선발사업자에 대한 역차별로

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시나리오 1 : 포철의 통신시장 진출

포철은 3강 재편 발표 이전부터 통신시장에서 강력한 스포트라이트를 받

아 왔다. 지난 99년 신세기통신을 SK텔레콤에 넘길 때도 정보통신사업을

21세기 전략사업으로 설정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포철은 SK텔레콤의 지분 6.5%를 인수했다. SK IMT 지분도

12%를 확보하고 있으며, 파워콤 민영화 과정에 SK텔레콤과 함께 참여해

5%를 보유하고 있다.

유상부 포철 회장은 최근 "한국통신의 소유지배구조가 바뀔 경우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해 한국통신 민영화 참여의 길을 열어놓기도 했다.

포철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금동원력' 측면에서다. 2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대형 기간통신사업자의 필수요인으로 지목되는 투자

여력이 탄탄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포철이 동기식IMT-2000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

는 소문도 있다. 오는 28일로 예정됐던 동기식 사업계획서 마감시한을 연

기한 이유도 포철이 3월16일 주총 이후 동기식사업 참여를 결정할 수 있도

록 시간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9일 정통부가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통신시

장 3개 사업자 구도를 처음 보고했을 때 동석한 사람들은 모두 한국통신

과 SK텔레콤을 제외한 나머지 1개 사업자가 포철이라는데 암묵적으로 동의

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포철의 외국인 주주들이 통신사업 참여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

고, 국내·외 통신시장 상황이 악화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포철이 이번 동

기식 IMT-2000사업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따라서 포철이 통신시장의 3강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의사 결정에 장시간

이 소요될 것이라는 관측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포철이 이번 동기식사업자 선정에는 직접 참여하

지 않고 장기적으로 초고속 인터넷사업자와 동기식 IMT-2000사업자를 인수

하는 방안으로 통신시장에 진입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시나리오 2 : LG의 3강 잔류설

최근 LG텔레콤이 유상증자계획을 발표한 뒤 LG전자와 BT가 증자에 참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데 이어, LG그룹 IMT-2000추진위원장이던 박운서 부

회장이 데이콤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되는 등 LG그룹의 통신사업 구도

에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시장에는 LG텔레콤·데이콤 매각 등 LG그룹의 통신서

비스사업 포기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따라서 LG텔레콤과 데이콤의 변화는 LG그룹이 통신서비스사업을 당분간 유

지한다는 쪽으로 내부 입장을 정리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LG그룹은 '2.5세대 이동전화을 통한 통신사업 강화 계획'이라는 내부

보고서를 심도있게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보고서의 내용은 굳이 주파수 가격이 비싼 동기식 IMT-2000사업권에 연

연하지 않고 PCS주파수 대역에서 2.5세대 서비스를 강화, 통신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인다는 것이다.

특히 이 보고서는 별도의 출연금 지출 없이도 IMT-2000과 동일한 서비스

가 가능하고 동기식 IMT-2000사업자에 비해 서비스 시기도 빨라 승산이 있

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국내 통신시장은 한국통신·SK텔레콤·LG그룹의 3강 체

제로 자연스럽게 재편되는 구도를 유지하고 있었다.

특히 PCS사업권 획득 이후 LG그룹은 데이콤 경영권 인수, 제2 시내전화사

업자인 하나로통신 지분 16.8% 확보 등 '통신재벌'이라는 별칭을 들으며

왕성한 영토 확장을 진행해 왔다.

LG는 비록 비동기 IMT-2000사업권 탈락 이후 통신사업 포기도 검토했지

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일련의 징후는 그룹의 우산 밑에 있는 다양한 통신

사업을 통합,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여 강력한 종합사업자로 재편하는 그

림을 다시 그리는 듯한 모습을 보여준다.

그러나 LG그룹의 약점은 여유자금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가 원하는대로 초

고속 인터넷 인프라 중심의 투자를 확대하다 보면 그룹 전체의 현금 유동

성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시나리오 3 : 삼성의 전략 베일 벗나

삼성그룹은 통신서비스시장 진출을 이미 지난 95년부터 추진해 왔다. 96

년 PCS사업권에 도전했다가 실패한 이후에는 삼성의 통신서비스 전략이 철

저히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그러나 통신시장 3강 체제 발표 이후 삼성의 전략이 베일을 벗을 것이라

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정통부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못박았기 때

문이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시장에 나온 기회들은 삼성의 전략에 도움

이 될만한 것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가 말한 삼성의 전략은 그룹의 모토대로 '1등' 전략이다. 삼성

은 시장에서 1등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으면 아예 시장에 발을 들여놓

지 않는다는 것이다.

따라서 삼성이 시장진출을 결정하면 이미 게임이 끝났다고 봐야 한다는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지금까지 나온 데이콤·파워콤 등은 '1등'이 될

수 있는 기회라기에는 '함량 미달'이었다는 것이다.

현재 삼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회는 '한국통신'이다. 만일 정부가 한

국통신의 소유권을 보장해 준다면 재고의 여지 없이 지분 인수에 나선다는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기존 사업자를 인수해 시장 1위가 되겠다고 생각의 범위

를 좁혀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삼성이 후발 초고속 인터넷사업자

들을 사들여 강력한 인터넷업체로 부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다.

한국통신-SK텔레콤 경쟁력 강화 방안모색 부심

이상 3개의 시나리오에서 제기된 기업중 그 누구도 한국통신이나 SK텔레콤

이 경쟁하기에 만만한 대상은 없다.

포철은 자금력이 막강하다. LG는 이미 통신왕국으로 지칭될 만큼 탄탄한

시장과 통신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삼성은 전략면에서 버거운 상대다.

따라서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현재 누가 새로운 경쟁자가 되더라도 맞서

싸울 수 있는 구도를 갖추는데 주력하고 있다.

한국통신은 3월부터 조직을 대폭 개편, 날렵한 의사조정 단계와 강력한 사

업경쟁력을 가진 기업으로 재도약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지난 1월부터 전략

을 짜고 있다.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사업조직을 강화하는 한편, 불필요한 사업부

문은 아웃소싱과 분사 등을 통해 비효율을 크게 줄여간다는 계획이다.

SK텔레콤은 기획조정실의 역할을 더욱 키워 새로 재편될 통신시장에서 대

처하기 위한 두뇌기능을 강화, 효율적인 경쟁구도를 선도한다는 전략이

다. 또 이동통신시장에서 경쟁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장을 주도, 경쟁의 주

도권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구순기자 cafe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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