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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통신시장 빅뱅 - 1] 3강이 되면


 

정보통신부는 신년 업무보고에서 '3강'을 '3개의 유무선 종합통신사업그

룹'으로 정의했다. 수식어로는 '세계적인 유-무선 통합추세를 고려'한다는

말이 붙었다.

유선과 무선 통신을 모두 보유하고 있고 서비스는 '종합'을 지향하며 한

개 회사나 집단이 아닌 '그룹'이 바로 '3강'의 멤버가 될 수 있다.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도 있어야 한다.

정부의 구조조정 계획이나 일정, 대상 사업자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

같은 정의에서도 알 수 있듯 '3강'이 미칠 파장과 위력은 실로 엄청나다.

지금도 크지만 정부가 지목한 3대 축의 하나로서 이들 종합통신사업자 그룹

은 엄청난 파괴력과 잠재력으로 시장을 압도할 전망이다.

정통부의 '3강 재편 계획'이 발표된 직후 모 정보통신서비스업체 고위 관계

자는 "우리도 살(인수할)만한 기업"이라는 말을 농담조로 던졌다.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수 있는 대규모 사업자였지만 이들에게도 '3강'이 미칠 파

장과 영향은 충분히 경계해야 할 요소였던 것이다.

역무체계 개편과 힘실리는 '3강'

'3강'이 미칠 파장과 영향력을 짐작할 첫 번째 실마리는 정부가 지난 해부

터 진행중인 역무체계 개편에서 일부 찾아볼 수 있다.

정부가 설정한 '3강'의 위력이 바로 이 역무 개편으로 더욱 힘을 받기 때문

이다. 지금의 체계 아래서도 '종합통신사업자'는 충분히 '탄생'할 수 있

고, 기간이나 부가통신 사업자들이 하고싶어 하는 사업을 할 수 있지만 역

무 개편 후에는 보다 자유로운 서비스 확대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역무체계 개편의 골자는 통신분야의 급격한 기술발전과 다양한 선진 서비스

의 수요 증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통신사업 분류체계를 유연하고 현실성 있

게 바꾼다는 것.

인터넷을 비롯한 데이터 통신과 부가 통신서비스들이 기존 음성 위주의 기

간통신서비스 영역을 빠르게 잠식함에 따라 기존 분류체계로는 이를 수용하

기 어려웠다는 게 개편의 출발점이다.

역무 개편의 윤곽은 올 상반기말에야 드러날 전망이나 정보통신업계에 예고

된 결론은 '영역 구분 없는 무차별 경쟁'이다.

음성과 데이터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보다는 모든 분야를 두루 망라한 강자

만이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정부가 구상하는 '유무선 종합통신사업자 그

룹'이 모든 날개를 활짝 펴는 장이 마련되는 것이다.

정부는 특히 '다양한 역무의 제공을 용이하게 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소비

자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결합서비스의 제공을 촉진'한다

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종합 통신사업자가 아닌 단일 서비스 제공 사업자는 정부

의 요구에 부응하기도, 생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정통부의 '3강 재편론'은 그래서 더욱 위협적이다. '약육강식형 시장구

도'를 경계해왔던 정부가 'M&A'와 강자 중심 구도를 가시화했기 때문이다.

시장에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고 종합통신사업자들은 할 수 있는 모든 영

역에 도전하면서 '초강력 3강'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게 되는 것이다.

물론 정부가 이를 경계 않는 것은 아니다. 지금의 시장 구도를 무너뜨릴 때

의 파장과 영향을 정부도 고민하고 있다. 출연금 문제도 그렇고 약육강식

형 시장 구조의 심화도 정부가 섣불리 선택할 조건은 되지 못한다. 역무체

계개편안이 쉽게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통부가 '3강 재편'을 언급하며 제시한 대안은 '소기업은 전문기업으로,

대형사업자는 종합 유무선 사업자로 육성한다'는 것이다.

IMT-2000과 '3강'

사람들에게 '3강'의 위력을 암시한 분야는 IMT-2000 사업자 선정이다.

IMT-2000은 유무선 종합 정보통신서비스로 21세기인들에게는 모든 가능성

과 꿈의 상징으로 자리잡혀 있다. 가능한 모든 상상력과 기술을 동원하여

IMT-2000이 만들어지고, 이를 매개로 인류는 새로운 풍속도를 그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IMT-2000이 유무선 종합 정보통신서비스의 결정판으로 인식되는 만큼 사업

주자들은 '종합정보통신사업그룹'으로 주목받아 왔다. IMT-2000에 대한 절

대적 신뢰와 비례해 대권 주자들이 통신시장 구조재편의 축이자 핵심이 될

것이라는 주장에 반박하는 자는 없었다.

정통부의 '3강 재편론'이 지금에 와서 관심을 끄는 것도 결국 IMT-2000 사

업자 선정에 원인이 있다. 당초 3개 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었지만 2개만

이 선정됐기 때문이다. 3개의 사업권에 3개의 사업자가 선정됐다면 '3강 재

편론'은 모습도 없었고 관심도 끌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 정부의 '3강 재편'을 두고 통신업계 일부에서는 '동기사업자 선정을

앞둔 압박카드'라는 해석을 내놓는다. 마지막 남은 IMT-2000 티켓이 쉽게 3

강의 멤버가 되는 길을 알려준다는 판단에서다.

안병엽 장관도 20일 국회에서 "구조조정은 IMT-2000사업자 선정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답했다.

IMT-2000과 종합통신사업그룹의 연관성은 다른 어느 서비스보다도 높다.

'양강'의 현주소와 종합정보통신사업그룹

종합정보통신사업그룹의 청사진은 양강의 자리를 점한 SK텔레콤과 한국통신

의 현주소에서도 드러난다. 두 사업자 모두 거의 모든 통신 분야에서 독보

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고 미래 서비스 영역에도 상당 부분 발을 뻗쳐 놓았

다.

한국통신의 경우 시내와 시외전화에서 99.5%와 83.8%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하며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고 국제전화에서 47.6%, 초고속 인터넷에

서 44.7%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동전화분야에서도 자회사인 한통프리텔과 한통엠닷컴을 통해 27.5%를 점

하고 있고 차세대 대표 서비스인 IMT-2000과 위성통신사업권을 모두 획득

한 상태다. 한국통신하이텔은 PC통신을 중심으로 대규모 커뮤니티집단과 콘

텐츠를 확보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해 신세기통신을 인수하며 이동전화시장에서 60.3%를 점하

고 있다. 무선과 유선의 매출액 비율이 지난 해 54대 46으로 역전된 점을

감안해 볼 때 이동전화시장에서 SK텔레콤이 지닌 지배력은 독보적이다.

여기에 자회사인 SK텔링크와 SK텔레텍은 각각 유선과 휴대폰 단말기 분야에

서 확고한 위치를 다져가고 있다. 인터넷 기반 PC통신 넷츠고와 네트웍 자

회사 SK웨이컴, 초고속인터넷 '싱크로드' 등 SK텔레콤은 지금도 많은 곳에

손을 뻗치고 있다. 이미 확보한 IMT-2000사업권은 글로벌 사업자로서의 잠

재력을 제공한다.

두 사업자 모두 이미 '통신 거인'이고 여기에 정부까지 제도적 정책적 지원

을 더해 줄 경우 이들이 가는 길에 '거칠 것'은 없어 보인다. 또 다른 '3

강'으로 지목 받는 사업자는 종합정보통신그룹으로서 '통신거인'의 미래를

꿈꾸어도 좋은 것이다.

김윤경기자 yo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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