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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 통신시장 빅뱅 - 프롤로그] 통신시장 재편, 왜 3강인가


 

'정보통신 시장에 빅뱅(Bigbang)은 오는가'

물 밑 논의만 무성하던 '정보통신 빅뱅론'이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정보통

신부는 19일 청와대 업무보고를 통해 '정보통신 시장의 3강 재편'을 새해

첫 화두로 던졌다.

3강 재편은 업계와 사업자들 사이에서는 이미 낯익은 주제. 그러나 정부가

이를 공식 발표하며 통신 시장 구조조정 의지를 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다.

국내 정보통신업계는 정부의 이같은 폭탄선언에 누가 3강의 대열에 들어서

며 또 어느 사업자가 정리될 것인지를 두고 벌써부터 의견이 분분하다. 일

부 사업자들은 정부가 작성할 구조조정안이 '21세기 통신 살생부'가 될 것

이라며 벌써부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정부의 3강 재편론이 정보통신 시장에 일파만파의 파

장을 일으킬 것'이라며 정부와 사업자들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inews24는 정부의 3강 재편 정책과 21세기 정보통신 빅뱅을 앞두고 ▲3강

재편론의 도입 배경과 ▲3강의 의미와 파장 ▲ 3강 유도 정책 ▲ 3강 후보

사업자 ▲ 후발 사업자 및 ▲정책적 제언 등 총 6회에 걸쳐 심층 진단한

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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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 삼국지

'3개의 종합통신 사업자, 제 3의 사업자, 3강'

정보통신업계에 새롭게 던져진 화두는 '삼(3)'이다. 모든 궁금증이 3으로

통하고 해답 역시 3으로 모아지고 있다. 정부는 국내 정보통신 시장에 새

해 첫 과제이자 화두로 이 '3'을 던졌다.

정통부는 최근 3년간 통신 시장의 중심 축이 유선에서 무선으로 급격히 이

동중이고 통신 수요 역시 음성에서 데이터와 영상으로 옮겨지고 있어 '3강

재편'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통신 기술의 발전주기가 단축되고 수요 역시 급격하게 변화, 일부 사업자들

이 과잉투자와 수익성에 어려움을 겪는 점 또한 '3강 재편론'의 이유다.

정부는 현재의 통신 시장 상황을 춘추전국시대의 혼란으로 보고 있다. 초고

속 인터넷 시장만 해도 무려 7개의 사업자가 과당 경쟁을 벌이고 있고 유무

선 시장은 역무 구분 없는 무차별 공격으로 혼란이 크다는 지적이다.

정부로서도 '정보통신 삼국지'의 집필을 미루기 어렵다는 것이다.

왜 '3'인가

정보통신 업계는 그러나 정통부가 던진 '3'의 의미를 두고 깊은 생각에 잠

겨 있다. 정부가 왜 '3'이라는 숫자를 던졌는지 벌써부터 논란이 분분하다.

정부가 지적한 여러 문제점들이 반드시 극복해야 할 과제이긴 하지만 '3강

재편론'의 이유를 속시원해 설명해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부가 왜 3개 종합통신사업자 구도를 그렸고 또 누구를 3

강 구도로 포함시켰는 지 벌써부터 다양한 전망과 추측을 던지고 있다.

사실 정보통신 시장에 '3개 사업자 재편'이 논의된 것은 이미 오래 전. 5

개 이동전화사업자가 무차별 가입자 유치 전쟁을 벌일 때도 그랬고 지난

해 IMT-2000 사업자 선정 일정이 공고됐을 당시에도 '3개 사업자' 구도는

통신시장의 결론이자 방향이었다.

하지만 지난 해 IMT-2000 사업권이 SK텔레콤과 한국통신 두 사업자에 돌아

가면서 이같은 '3강' 논의는 '양강 구도'로 전환됐고 정보통신 시장에서도

이를 극복할 별다른 대안이 제시되지 못했었다.

정부가 유도키로 한 '3개의 종합통신사업그룹'이 던지는 문제가 바로 여기

에 있다.

동기식IMT-2000컨소시엄 유도를 위한 고육지책(?)

업계 일각에서는 '3강 재편' 발표가 동기식 IMT-2000컨소시엄을 유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아니냐고 묻는다.

정통부가 그동안 동기식 IMT-2000 그랜드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해외 통신사

업자와 LG, 포항제철 등 '가능성 있는' 많은 사업자들과 접촉했지만 성과

가 보이지 않아 '3강 재편'을 최종 카드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정통부는 3개 종합통신사업자 그룹을 얘기하면서 신규 통신사업자의 진입

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업계는 '지금 동기식 IMT-2000사업에 나

서지 않으면 통신사업에 진출할 기회가 없다'는 정부의 메시지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앞으로는 신규사업자의 진입을 허가할 계획이 없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에

서 현재 남아 있는 유일한 통신시장 진출 카드가 동기식 IMT-2000사업 참여

이기 때문이다. 일부 관계자들은 정부가 동기식 IMT-2000사업에 참여할 경

우 국내 통신시장에서 3강의 자리를 보장해 주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한 것

으로도 풀이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정통부의 3강 구도론이 지난달 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이 청와대

에 건의한 '통신시장 3강 재편 건의서'와 동일한 구도를 가졌다는 점에서

동기식 IMT-2000컨소시엄으로의 유도책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건의서에서 신 사장은 'IMT-2000 사업자 선정이 국내 통신시장 재편과

중복투자를 막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며 이를 위해 국내 통신시장은 공

기업 성격을 띤 2개 그룹과 민간기업 중심의 1개 그룹으로 재편해야 한

다'고 주장했다.

정통부가 통신시장 3강 구도를 통해 동기식 IMT-2000 컨소시엄 구성을 위

한 막바지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분석은 이래서 힘을 받는다.

보편적 경쟁구도를 위한 밑그림

동기식 압박 카드와 달리 정부가 던진 '3'의 의미는 통신시장의 황금분할

로 통칭돼 온 3개 경쟁체제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동의 2강으로 부상한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이 통신시장을 주도할 경우 경

쟁 활성화를 주창한 정통부 경쟁정책에 무리가 생길 것을 우려, 3강 구도

로 재편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는 것이다.

통신서비스 시장에서 복점구도는 독점과 다르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

이다. 요금 담합 등을 통해 사실상 독점을 유도할 수 있는 게 통신시장의

특성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정통부가 구체적인 3강 실현책을 제시하지 않은 것은 '보편적 3강 구

도를 이루기 위한 밑그림 외에 제시할 방법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라

는 분석도 있다.

5개 이동전화 사업자의 과당경쟁과 2천700만 이동전화 가입자만으로도 이

미 포화상태에 달한 국내 시장을 감안해 볼 때 통신시장의 3강은 피할 수

없는 대안이라는 설명이다.

제 3의 강자는 누구인가

통신시장 3강 구도의 속뜻이 어떻든 업계의 관심은 '누가 3강이 되는

가'다. IMT-2000 사업권을 거머쥔 한국통신과 SK텔레콤은 정상의 고지를 선

점했다. 두 사업자가 2강을 구성하고 있다는 데에 별다른 반론은 없다.

나머지 하나의 카드를 누가 잡게 될 것인가를 둘러싸고 업계는 LG와 포철

을 가장 유력한 대상으로 꼽고 있다.

현재로서는 동기식 IMT-2000사업자가 아니더라도 통신시장의 강자로 부상

할 수 있는 후보기업이 그다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종합통신사업자로 부상

할 수 있는 자금력과 경영능력을 가진 기업으로는 현재 포철, SK그룹, 삼성

그룹, 롯데그룹 정도로 꼽히고 있다.

포철은 이미 철강사업에 이어 21세기 주력사업으로 정보통신사업을 주창했

다.

LG그룹 역시 지난 96년 PCS로 통신서비스 시장에 진출한 이후 4조원 가량

을 투자하면서 통신서비스를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그러나 지

난해 연말 IMT-2000사업권 획득 실패 이후 서비스사업 유지에 대한 그룹의

입장이 흔들리고 있어 '3강' 편입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롯데그룹은 정보통신서비스 시장 직접 참여 의지가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유통사업을 그룹 주력사업으로 선정, 직접 정보통신

사업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지난 96년 국제전화 사업 진출을 통

해 직접적인 정보통신서비스 사업 진출을 추진한 일이 있었으나 98년 이후

에는 계획을 접었다는 설명이다.

SK그룹은 이미 정보통신 시장에서 1강으로 꼽히고 있어 후보사업자는 아니

다.

반면 삼성과 포철은 아직도 정보통신서비스사업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이

고 있다. 한국통신 민영화에 참여할 수 있는 유력 기업으로 떠오르고 있고

동기식 IMT-2000의 대주주로도 손색이 없다. 따라서 국내 통신시장 3강 가

운데 나머지 1장의 카드는 삼성과 LG, 포철 등 3개 후보기업으로 모아지고

있다.

'3자'가 아닌 '3강'

정부가 그리는 밑그림에서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3자'가 아닌 '3

강' 재편이라는 점.

정부는 세계적인 유무선 통합 추세를 고려하여 3개의 유무선 종합사업그룹

으로 구조개편을 유도하겠다고 했다.

정부가 제시한 3개 종합통신사업그룹으로만 지목되면 강력한 시장지배력과

사업능력을 보장받는 셈이다.

반면 정부의 3강 구도에 편입되지 못한 사업자들은 각자만의 색과 전문성으

로 독자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21세기 정보통신 빅뱅을 앞두고 누가 우주 미아가 되고 또 정복자가 될 지

정부는 이미 '정보통신 삼국지'를 쓰기 시작했다.

/김윤경기자 yoon@inews24.com 이구

순기자 cafe9@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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