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뉴스



소주업계 신제품 과열 경쟁, '毒' 되나


충분한 연구·개발 없이 무분별한 제품 출시 잇따라…소비자도 점차 '외면'

[장유미기자] 롯데주류의 '순하리 처음처럼'에서 촉발된 리큐르 소주 열풍으로 각 업체들의 신제품 출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올 상반기 동안 '순하리'의 달콤한 유자맛에 빠졌던 소비자들이 점차 새로운 맛을 찾기 시작하자 업체들은 연이어 블루베리, 석류, 자몽, 복숭아 등 다양한 맛의 과일 리큐르 소주를 선보였다. 또 관련 제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리큐르 소주 시장도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30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칵테일 소주 매출은 지난 4월(100%) 기준으로 5월에 213.1%, 6월 288.2%, 7월 394.8% 등 매달 급성장하고 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지난 3월 말부터 관련 제품이 입점되기 시작해 4월부터 매출을 집계한 결과 리큐르 소주 제품들이 늘어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처럼 리큐르 소주가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순하리 처음처럼 유자' 영향이 컸다. 지난 3월 20일에 출시된 이 제품은 SNS 등을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출시 100일만에 판매량이 4천만 병을 돌파하며 높은 호응을 얻었으며 조만간 6천만 병을 넘어설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롯데주류는 '순하리'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지난달 21일 복숭아 과즙이 첨가된 '순하리 처음처럼 복숭아'를 출시했으며, 지난 25일부터 쌀 발효 증류원액과 라임향을 추가한 '순하리 처음처럼 그린'을 선보였다.

무학도 지난 5월 레드(석류), 블루(블루베리), 옐로우(유자) 등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3종을 출시한 후 자몽, 복숭아맛까지 더해 현재 5가지 과일 리큐르 소주를 판매하고 있다. 또 이곳은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올해부터 부산·경남 지역을 넘어 수도권 공략에도 탄력이 붙었다.

이처럼 롯데주류와 무학이 올 상반기 동안 과일 리큐르 소주로 히트를 치자 다른 업체들도 잇따라 관련 신제품을 출시하며 경쟁에 불을 지폈다. 무학과 부산·경남 지역에서 경쟁을 벌이고 있는 대선주조는 지난 6월 '시원블루 자몽'을 출시했으며, 금복주도 같은 달 '상콤달콤 순한참' 3종을 선보였다.

또 업계 1위인 하이트진로 역시 지난 6월 '자몽에이슬'을 시장에 선보였으며 향후 분위기에 따라 포도, 사과 등을 넣은 후속 제품도 선보일 예정이다.

◆쏟아지는 유사제품, 인기는 '시들'

그러나 마트와 달리 업소에서는 과일 리큐르 소주의 인기가 조금씩 식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초반에 인기를 끌었던 '순하리 처음처럼'이나 무학의 '좋은데이 컬러시리즈' 제품들은 지난달부터 쌓인 재고를 털어내기 위해 1+1 행사를 펼치는 등 판매 속도가 예전만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리큐르 열풍이 불면서 각 업체들이 신제품을 계속 출시하다보니 업소에서도 냉장고에 제품을 넣을 공간이 없어 힘들어 하고 있다"며 "재고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업소들이 팔리지 않는 제품들의 소주 입고량을 점차 줄이거나 반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업체들이 과일 리큐르 소주에 이어 다음달 탄산소주까지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자 우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리큐르 제품 시장 성장세가 주춤해진 상태에서 제대로된 시장 연구를 하지 않고 무분별한 신제품 출시가 이어지다 보니 리큐르 시장의 인기가 급속히 식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1년 전까지만 해도 업체들이 소주 신제품을 1~2개 선보였지만 지금은 과열경쟁이 되면서 마구잡이로 제품을 쏟아내고 있다"며 "신제품을 출시하기 위해선 연구·개발(R&D)을 위해 최소 3개월 가량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지금은 제품 가짓수를 늘리기 위해 맛만 바꿔 판매에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제품을 연달아 내놓고 있지만 시장 반응이 기대치 이상보다 나오지 않으면서 과도하게 제품 숫자에만 치중하고 있는 업체들이 많다"며 "제품이 많아지다보니 소비자들도 선택에 혼란을 느끼면서 구매욕구도 자연스럽게 더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alert

댓글 쓰기 제목 소주업계 신제품 과열 경쟁, '毒' 되나

댓글-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로딩중
포토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