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스텔라' 제작자가 밝히는 흥행 영화의 비법

[문영수기자] 국내에서 1천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인터스텔라'의 제작자 린다 옵스트(Lynda Obst)가 3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문화기술(Culture Technology, 이하 CT) 포럼 2015'에 참가해 흥행 콘텐츠의 비결을 밝혔다.

린다 옵스트는 학계 최초로 '윔홀' 이론을 제안한 이론물리학자 킵 손(Kip Thorne) 교수(캘리포니아 공대)와 함께 인터스텔라 제작을 추진한 할리우드 인사. 지난 97년 SF 영화 '콘택트'(contact)를 비롯해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10일 안에 남자 친구에게 차이는 법'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제작에도 참여했다.

린다옵스트는 감독을 고용할 수 있는 영화 제작자의 위치에 있지만 일단 감독이 선정된 뒤에는 한 발 물러섰다고 했다. 자칫 제작자와 감독간의 의사가 대립될 경우 촬영 중인 영화에 적잖은 파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감독을 고용하는 일은 나의 몫이었지만 일단 감독이 정해지고 나면 '서빙'하는 웨이트리스 역할만을 했다"며 "놀란 감독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양질의 스크립트(대본)도 흥행 영화를 위한 필수 요소다. 린다 옵스트는 "영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작이나 재료 등을 신선하게 유지하는 것"이라며 "좋은 작가가 올바른 스크립트를 쓸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제작자가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인터스텔라의 경우 과학적으로 검증된 우주의 모습을 스크린에 담는데 주력한 작품이다. 그간의 SF 영화들이 상상 속 우주의 모습을 그려내는데 그쳤다면 인터스텔라는 '실제 우주에 가까운 모습'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얘기다.

이를위해 인터스텔라 제작진은 상대성 이론과 특수효과와 밤낮없이 씨름해야 했다. 영화 막바지에 등장하는 블랙홀 내 중력 이상 현상 조차 물리학적으로 살펴보면 불가능하지만은 않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창작과 현실의 괴리감을 좁히기 위한 명확한 기준을 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린다 옵스트는 "극작가와 과학자의 요구사항을 중간에서 어떻게 중재하는지 여부가 관건이었다. 놀란 감독도 이 부분을 걱정했을 정도"라며 "물리학적 법칙을 거스르지 않는 한 극작가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단순한 규칙을 세웠고 이를 통해 차별화된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은 린다 옵스트에게도 매력적으로 작용했다. 그가 준비 중인 차기작 역시 인터스텔라처럼 과학적으로 검증된 소재를 바탕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이날 그는 인터스텔라로 손발을 맞춘 킵 손 교수를 비롯해 세계적인 물리학자인 스티븐 호킹와 함께 작업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린다 옵스트는 "극작가의 상상력 만으로는 우주에 실존하는 존재를 따라잡을 수는 없다"면서 "기존의 존재에 제대로 된 이야기를 엮어 영상으로 보여준다면 좋은 영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과 같은 여성 프로듀서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남들이 당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신경을 끄고 자신의 감각을 믿고 밀어붙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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