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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님의 특명 "4차 산업 혁명 인재 확보하라"


차기 회장 추구하는 그룹색깔과 동시에 경영 능력 가늠자 될 듯

[아이뉴스24 양창균 한상연 기자] 재계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한창인 가운데 주요 그룹들이 4차 산업혁명 영역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인재 확보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하고 있다. 사실상 차기 그룹을 이끌 새내기 회장들의 그룹 색깔과 동시에 경영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주요 그룹의 경영 승계 작업이 빠르게 이뤄지면서 차기 회장들이 기존 제조업 중심의 사업구조를 4차 산업혁명에 걸맞는 체계로 바꾸기 위한 체질개선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들어 주요 그룹들이 인재 확보에 적극 나선 배경이다.

지난달 초 공정거래위원회가 30년 만에 총수(동일인)를 이건희 회장에서 이재용 부회장으로 변경한 삼성그룹의 보폭이 눈에 띈다. 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 회장이 2014년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이래 그룹을 사실상 이끌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이 부회장이 4차 산업 영역에 속한 AI(인공지능)에 쏟는 애정은 각별하다. 이달 초 삼성전자가 AI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세바스찬 승(H.Sebastian Seung) 교수, 펜실베니아대학교 다니엘 리(Daniel D.Lee) 교수를 영입한 것은 이러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삼성 리서치(SR)에서 세바스찬 승 교수는 삼성전자의 AI 전략 수립과 선행 연구 자문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다니엘 리 교수는 차세대 기계학습 알고리즘과 로보틱스 관련 연구를 담당하게 된다.

궤를 같이해 지난달 삼성넥스트의 데이비드 은 사장이 삼성전자 최고혁신책임자(CIO)에 정식 임명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은 사장은 삼성넥스트 사장 본연의 업무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우수인재 확보,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는 동시에 사업부문별 혁신전략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정몽구 회장이 공식적인 총수 위치에 있는 현대차그룹도 장남인 정의선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등장한 뒤 미래 먹거리 육성과 관련한 인재 확보에 발벗고 나섰다. 정 부회장은 미래 자동차 기술의 꽃으로 일컫는 자율주행차 기술 확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2월 자율주행차 개발을 전담하는 지능형안전기술센터를 설립하고, 이 분야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이진우 박사를 센터장으로 영입한 것도 정 부회장의 의지다.

한발 더 나가 이 부회장 주도로 인공지능, 모빌리티, 자율주행, 스마트시티, 로봇 등 미래 핵심분야를 선도하기 위해 전략기술본부를 설립했다. 지난해 하반기 미래 혁신 분야에서 신사업을 이끌어나갈 경력사원을 모집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 진행됐다.

당시 미래연구 전문가, 로봇·에너지·미래 모빌리티 등 선행기술 엔지니어와 알고리즘, 인공지능 및 소프트웨어 전문가, 사업화 전문가, 인수·합병(M&A) 및 전략제휴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인재를 모집했다.

정 부회장이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도 같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과 AI, 자율주행, 로봇 등 미래 혁신 기술의 공동 연구, 개발 협력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기 위한 조치에서다.

4세 경영 체제를 앞둔 LG그룹도 구광모 시대에 맞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가 로봇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전 정지작업으로 지난해 6월 최고기술책임자(CTO) 직속으로 인공지능연구소와 로봇 선행연구소를 신설했다.

지난 연말 임원 인사에서 글로벌 전장업체 하만의 CTO 출신 박일평 SW센터장을 영입 1년 만에 부사장에서 LG전자 사장(CTO)으로 고속 승진한 것도 같은 배경으로 읽힌다.

최근 LG전자 H&A(생활가전)사업본부가 자율주행 물류로봇과 로봇 하드웨어(HW), 로봇 소프트웨어(SW) 개발 R&D 인력 등을 수혈하고 있다. 지난 연말에 이어 불과 6개월 만에 로봇 인력 충원에 나선 것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으로 경영권 승계작업이 오래 전에 끝났지만, 2년 7개월 동안 영어(囹圄)의 몸으로 경영 활동이 중단되면서 신사업에 제약을 받았다. 그럼에도 최 회장은 옥중에 있으면서도 인재 영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2014년 1월 수펙스추구협의회에 ICT기술·성장추진 총괄직을 신설하고 삼성그룹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인 임형규 전 사장을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최 회장의 인재 욕심이 작용했다. 최 회장은 ICT 기술을 통한 성장을 주도할 수 있는 인재로 임 부회장을 추천했고, 그룹 내 관련 최고경영자들이 삼고초려 끝에 영입을 성사시킨 일화는 유명하다.

최근 SK그룹 최고경영진들이 미국으로 날아가 ‘우수인재 확보’에 나선 것도 최 회장의 의지와 무관치 않다.

SK그룹은 이달 초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들이 미국 동부와 서부를 방문해 글로벌 포럼을 열고,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주도할 현지 석·박사급 및 리더급 인재들과의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는 ▲자율주행 ▲차세대 반도체 ▲머신 러닝 ▲인공지능 ▲신재생 에너지 등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될 제반 분야 핵심 인재들이 참석, 신기술 트렌드와 산업 동향 등 성장전략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가 펼쳐졌다.

양창균기자 yangck@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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