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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미] 바람 잘 날 없는 면세점 심사, 투명성 회복해야
2018년 06월 06일 오후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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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바람 잘 날 없는 면세점 업계가 또 다시 심사 후폭풍을 맞고 있다. 이번에는 롯데면세점이 인천공항공사와 '임대료 갈등'을 겪다 조기 철수키로 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자리를 두고서다.

인천공항공사는 지난달 31일 제1여객터미널 동편 향수·화장품 사업권과 탑승동 사업권을 묶은 DF1 사업권, 제1여객터미널 중앙에 위치한 부티크 사업권인 DF5 사업권 등 2개 사업권에 대한 복수사업자로 모두 신세계디에프와 호텔신라를 선정했다. 두산과 롯데도 입찰전에 뛰어 들었지만 사업자로 선정되지 못했다.

특히 세계 2위, 국내 1위 사업자라고 자부했던 롯데면세점은 이번 결과를 두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 입찰 4개 기업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고도 탈락했기 때문이다. 인천공항공사는 사업제안서와 가격을 6대 4 비율로 두고 공정하게 평가했다고 하지만, 롯데에선 심사가 불합리하고 불투명하게 진행됐다고 주장하며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국내 면세점 사업자 선정 논란은 이번뿐만이 아니다. 2007년 인천공항공사 2기 면세점 사업자 입찰에서도 최고가를 써낸 롯데보다 530억원 낮은 신라를 향수·화장품 사업자로 선정해 특혜설이 일었다. 이 사안으로 감사원이 감사에 나섰고 검찰 수사까지 받은 바 있다.

또 관세청 주도로 진행된 2015년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자 선정 때도 각종 특혜 비리로 얼룩졌다는 사실이 감사원 감사로 드러났다. 감사 결과 관세청은 심사 점수를 조작해 롯데를 연달아 탈락시키고 그 해 7월에 한화가, 11월에 두산이 면세점 사업자에 선정되도록 한 것이 밝혀졌다.

당시 일각에서는 '정치권 개입설', '특정 기업 사전 낙점설' 등을 언급하며 사업자 선정 결과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 과정에서 롯데는 잠실 롯데월드타워점의 영업 중단으로 1천300여명의 직원이 실직 위기를 겪었다. 이후 특허권을 다시 얻어 재개장했지만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이 여파로 '제3자 뇌물죄'에 연루돼 현재 구속된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깜깜이 심사' 방식을 고수했던 관세청의 점수 조작으로 인해 당시 큰 피해를 입었던 롯데는 이번에도 그 때의 악몽이 떠오른 모습이다.

관세청은 2015년 1차 특허심사 때 2위 사업자인 롯데와 3위 사업자인 한화의 점수를 조작해 순위를 바꿨고, 2차 특허심사에서는 롯데를 떨어뜨리고 두산에 유리하도록 일부 평가 기준을 부적절하게 변경했다. 하지만 두산과 한화가 왜 이 같은 특혜를 받았는지를 두고 관세청과 해당 기업의 여러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의 조사나 처벌은 아직까지도 진행되지 않았다. 관세청 내부 처벌만 있었을 뿐이다. 오너 구속 사태까지 맞은 롯데와는 너무도 다른 잣대다.

다만 정부는 감사 결과 발표 후 관세청이 심사과정을 독점하던 특허심사 체계를 민간위원회 중심으로 바꾸고, 특허심사 관련 각종 정보를 전면 공개해 투명성을 높이기로 하는 등 대대적인 수술에 들어갔다. 또 면세점 제도개선 TF를 만들어 여러 논의 끝에 '수정 특허제'를 개선안으로 내놓고, 기존의 문제점을 보완키로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의 주도로 진행되는 공항면세점 선정은 여전히 '깜깜이 심사'가 이뤄지면서 이번 문제를 야기했다. 공항 면세점 심사는 공사 측이 각 구역별 2개의 복수사업자를 선정해 관세청에 통보하면, 관세청이 공사 측의 입찰 결과를 특허심사에 반영해 최종 사업자를 결정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공사 측은 이번 심사에서 선정된 복수사업자 순위를 공개하지 않고 업체들에게도 알리지 않아 이전의 관세청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공사 측은 롯데가 타 업체보다 제안서와 프리젠테이션 내용이 상대적으로 부실해 최고가임에도 탈락했다는 해명을 내놨지만, 여전히 미심쩍은 부분이 많다. 롯데가 '사업능력 항목 세부 점수 공개'를 요구하는 한편, 심사절차 개선 등을 건의한다고 하지만 공사 측은 "심사에 문제가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공사 측의 해명대로 롯데가 사업제안서 평가에서 타 업체에 비해 매력이 없었을 수 있다. 하지만 입찰가격 평가에서 만점을 받은 곳이 사업제안서 평가에서 10점 이상을 감점 받을 만큼 크게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는 납득하기 어려운 점이 많다. 일각에서 '괘씸죄' 의혹을 제기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롯데의 사업역량에 크게 문제가 있었다면 지금까지 해외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었을까 싶다.

인천공항공사가 지금처럼 심사 과정을 투명하게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면세업계의 불신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향후 근거 없는 루머에 대해 법적조치 등 엄중 대응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보다 관세청처럼 심사 관련 정보를 공개하고 문제점을 개선하하려는 움직임이 지금은 더 필요한 때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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