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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지원 미비·정책 부재…한국 자율차산업 뒤처진다"


英이코노미스트 전문가 제언 "전체 혁신 분위기 부족"

[아이뉴스24 윤선훈 기자] 국내 자율주행차 산업이 정부 지원 미비와 정책 방향 부재로 경쟁 국가들에 비해 발전이 더디다는 주장이 나왔다.

마이클 골드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 아시아 태평양 지역 에디터는 19일 서울 강남구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인텔 테크 토크: 자율주행의 미래' 간담회에서 국내 자율주행차 업계의 트렌드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EIU는 영국의 시사·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운영하는 글로벌 경제·산업 연구 기관이다.

골드 에디터는 한국을 세계 6대 자동차 제조 강국으로 꼽으면서도 자율주행차 기술은 경쟁국에 비해 다소 뒤처져 있다고 간주했다. 그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정부 지원이 미비하고, 정부 차원의 공식 로드맵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며 "다른 미래 산업 분야만큼 많은 투자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체적으로 혁신 분위기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골드 에디터는 "모험적 벤처기업·스타트업 문화가 부재하다는 점도 자율주행차 산업 발전이 더딘 원인"이라며 "실리콘밸리 등에서는 벤처기업이 자율주행차 관련 기술 개발을 이끌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대기업들은 수직계열화를 선호해 고품질의 제품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지만, 첨단 기술 도입은 그만큼 더딜 수밖에 없다"며 "다른 기업과의 협업보다는 대기업 내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다 보니 '개척자'들에 비해서는 발전 속도가 빠르지 않다"고 주장했다. 해외의 경우 자동차 회사들이 IT업체 등과 함께 활발하게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을 위한 협업을 하고 있다.

골드 에디터는 최근 발생한 우버 자율주행차 보행자 사망사고에 대해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 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던 분위기가 바뀌어, 상당수가 규제 완화를 주저하고 이를 재검토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한국 일본 등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골드 에디터는 이 사건으로 자율주행차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그는 "2022년까지 한국 정부에서 자율주행차 부문에 보다 많은 투자를 하겠다고 했고, 행정 절차가 그간 간소화되기도 했다"면서도 "안전 문제 등으로 인해 한국의 대기업들이 여전히 몸을 사리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개인이 이동하는데 드는 비용이 절감되고, 개인 소유 차량도 급감하게 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가 보급될 경우 커다란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날 인텔은 지난해 인텔이 인수한 이스라엘 기업 '모빌아이'가 제안한 '책임민간성안전(Responsibility Sensitive Safety)모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CEO는 지난해 10월 RSS모형을 제시하며 "사고의 과실 책임을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업계 표준을 구축하는 것이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을 증명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RSS모형이란 자율주행차가 사고 원인과 책임에서 자유로운 안전상태를 구현하기 위한 수학적 모형이다.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을 0%로 만들자는 것이 최종 목표다.

박성욱 모빌아이 한국 지사장은 이날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경제적 확장성과 함께 안전에 대한 보증이 필요하다"며 "자율주행차가 사고의 원인이 되서는 안 되며, 다른 운전자들이 실수를 범했을 때도 자율주행차가 적절히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지사장은 "RSS모형을 통해 사전에 어떤 상황이 위험할지,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어떻게 대처할지,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지 등에 대한 정보를 사고 전에 미리 설정할 수 있다"며 "미국에서 일어난 교통사고 600만건을 분석해 보니 전체의 99.4%가 36가지 유형으로 묶였는데, RSS모형은 여기에 속하는 사고들에 대해서는 모두 커버가 가능하며 RSS모형과 관련해서 정부, 업계 등 이해 관계자들이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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