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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유가 3년 만에 최고치…조선-화학업계 희비 엇갈려


조선업계, 해양플랜트 발주물량 증가 '화색'…화학업계, 원가상승 '우려'

[아이뉴스24 이영웅기자] 국제원유가 상승곡선을 그리면서 산업계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업계는 해양플랜트 발주 물량이 늘어나 수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반면, 석유화학업계는 원가 상승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상실을 걱정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일 대비 배럴당 1.26달러(2.1%) 상승한 61.6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3월분 북해산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배럴당 1.27달러(1.9%) 상승한 67.84달러로 장을 끝냈다.

WTI와 브렌트유 모두 2014년 12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하면서 3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리나라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도 지난해 7월 45달러 안팎을 기록했으나,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지난달 29일 연중 최고가격인 64.3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유가 상승 배경에는 수요 대비 공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산유국과 러시아 등 비OPEC 감산참여국의 감산 이행, 이란의 반정부 시위 확대 등으로 공급 우려가 부각되고 있다. 반면 세계 경기회복으로 석유 수요의 증가와 달러화 약세 등도 유가 상승세에 기름을 붓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산업계는 국제원유 상승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조선업계는 유가상승이 해양자원 개발 수요 증가로 이어져 LNG선의 수요 증가와 더불어 석유를 시추하는 해양플랜트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조선3사는 지난해 더딘 업황 회복세에도 200억 달러 가까운 수주 실적을 달성하면서 올해 수주목표를 올려잡았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글로벌 석유 업체의 발주 재개 움직임이 있다"며 "60달러대로만 유지된다면 해양플랜트 시장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도 유가상승은 호재로 작용한다. 미국과 중동 등 산유국은 원유 가격이 올라가면 이를 바탕으로 인프라 투자를 늘린다. 아울러 원유시추에 사용되는 유정용 강관과 선박 건조용 소재인 후판 수요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석유화학 업계는 유가 상승이 반갑지 않다. 이들 업계는 석유제품을 원료로 물건을 생산해 판매하기 때문에 유가상승은 판매원가 부담으로 전가되면서 가격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더욱이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원유를 정제해 나온 나프타를 가공해 에틸렌을 생산하는 NCC(나프타분해시설) 방식이다. 즉, 유가상승은 셰일가스 부산물인 에탄을 분해해 에틸렌으로 제조하는 설비(ECC) 증설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기준으로 NCC를 통해 에틸렌 1톤을 팔면 620달러 이익을 남겼지만, ECC는 380달러 이익에 그쳤다"며 "국제유가가 65달러를 넘어서면 원료 가격 역전현상이 나타나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유업계도 과도한 유가 상승이 제품 수요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유가 상승이 지속될 경우 원유의 대체제인 셰일 개발이 늘면서 총수요가 감소하고 결국 정유마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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