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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유가하락 원했지만 '이란 압박' 오히려 발목


지속적으로 유가하락 필요 시사…이란 제재 우려로 유가는 상승세

[아이뉴스24 한상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가가 떨어지길 원했다. 그래서 지난달 증산 합의에 앞서 산유국을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자신이 내걸었던 '이란 제재' 카드가 오히려 발목을 잡는 형국이다. 어느새 유가는 70달러를 훌쩍 넘어섰다.

15일 정유 등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지난달 말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증산 합의 후 상승 추세로 가닥을 잡은 가운데, 미국의 이란 제재 부담까지 가중되며 상승폭을 더욱 키워나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ECD) 회원국과 비회원국 산유국 24개국은 앞서 지난 달 22~23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하루 100만 배럴의 산유량 확대에 대해 논의를 진행, 만장일치로 합의를 이뤄냈다.

다만 일부 국가의 사정에 따라 실제 증산량은 합의한 100만 배럴보다 적은 60만 배럴에 그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으로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가 있기 전부터 유가하락을 원하는 목소리를 냈다. 4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유가가 인위적으로 너무 높아졌다"라고 밝힌 데 이어, 정례회의 열흘 전에도 "유가가 너무 높다. OPEC이 또 애쓰고 있다"며 증산의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6월 초에는 미국 정부가 OPEC 회원국에 원유 생산을 하루 100만 배럴 늘릴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가를 낮추기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례회의 후에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에 대규모 증산을 요구했다. 그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얘기를 나눴고, 이란과 베네수엘라에서의 혼란과 장애 때문에 사우디의 석유 생산을 200만 배럴까지 늘려 줄 것을 요청한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노력에도 국제유가는 보란 듯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가격은 OPEC 정례회의 직후 손쉽게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했다.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며 지난 10일에는 2014년 11월 24일(75.78달러) 이후 3년 8개월 만에 최고치인 74.11달러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가 하락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전혀 반영되지 않는 데는 그의 앞선 전략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이란에 대한 강력한 공세가 시장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바람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초 이란과의 핵 협정 철회를 선언, 이란에 대한 최고 수준의 제재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시 최대 일일 80만 배럴의 공급이 사라질 수 있다는 최악의 분석까지 나왔다. 실제 이 당시 이 같은 조치는 국제유가를 끌어올리는 데 핵심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11월 초까지 이란으로부터의 원유수입을 전면 중단할 것을 관련국에 요구하는 등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며 현재 국제유가 하락을 막아서고 있는 형국이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자신이 꺼내든 카드가 오히려 자신의 발목이 잡힌 셈이다.

한상연기자 hhch1113@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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