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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도 KIAT 원장 "일자리 창출 전도사 될 것"


(인터뷰)"산업전문인력 2684명 배출"…"기업 경쟁력 제고할 것"

"올해 686억원을 투입해 산업전문인력 2천684명을 배출하겠다.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현장에서 고급 전문인력이 많이 필요할 것이다. 이들을 위해 적기에 전문인력을 양성·공급해 기업들의 산업 경쟁력 제고를 돕고,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

김학도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원장은 이같은 목표치를 자신있게 내놓았다. KIAT가 기업의 연구개발(R&D)과 기술혁신을 지원하는 만큼, 정부의 일자리 육성 정책에 맞춰 산업전문인력들을 다수 육성하겠다는 포부였다.

김 원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제3대 KIAT 원장에 취임했다. 취임 66일 만인 지난 5일 중소·중견기업의 혁신성장 지원을 위한 '3대 중점 과제'를 내놓았다. 크게 ▲기술사업화 애로 해결을 통한 일자리 창출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신산업 혁신성장 지원 ▲전략적 국제기술협력 추진을 통한 신남방·신북방 정책 지원으로 나뉜다. 일자리 창출, 혁신성장, 해외진출 활성화 지원 등을 통해 기업의 기술혁신 및 성장에 더욱 힘을 보태겠다는 복안이다.

지난 14일 오후 김 원장을 서울 역삼동 한국기술센터 원장실에서 만나, 취임 이후 소감과 앞으로 KIAT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 이야기했다.

-취임한 지 2달 반 정도 됐다. 취임사 등에서 4차 산업혁명·혁신성장 등을 수차례 강조한 바 있는데 취임 후 이같은 부분에 대해 어떤 문제의식을 가지게 됐는지.

"취임하고 보니 치열한 글로벌 경쟁이 더 눈에 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남으려는 기업들의 목소리를 더욱 가까이에서 듣고 있다. 지난 2월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 다녀왔다. 5G 상용화를 대비해 각종 제품들을 공개한 기업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국내 중소기업들도 이와 관련된 여러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등을 선보였다. 그곳 대표들과 만나 오찬을 하며 여러 이야기를 했다. 다들 4차 산업혁명이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일상생활 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으며, 점점 빨라지는 기술혁신 트렌드에 민첩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있었다."

-오랫동안 산업통상자원부에서 관료로 근무했고, 실장 자리도 수차례 맡았다. 그 당시의 경험과 현재 KIAT 원장으로서의 경험이 많이 다른지.

"정부에 있을 때는 경제·산업 전체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했다면, KIAT는 정부의 정책 결정을 수행하는 집행기관이다. 기업으로 따지면 1차 벤더(협력업체)라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정부 정책이 현장에서 효과적으로 잘 전달되는지 확인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그간 기업 방문, 해외 출장 등을 통해 외부 고객들을 여럿 만났는데, KIAT의 소임이 막중하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을 함께 느꼈다. 앞으로는 고객들이 정부 정책에 대한 수혜를 잘 받아가도록 큰 그림을 보면서도, 디테일을 놓치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

-최근 3대 중점과제를 발표했다. 가장 많이 고려한 부분이 무엇인가.

"현 정부의 국정철학 실현을 많이 고려했다.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고, 중소·벤처기업 주도로 기술창업과 혁신창업을 하며 과학기술 발전으로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것이 현 정부의 주요한 경제 분야 국정과제 아닌가. 따라서 KIAT의 다양한 사업 중 정부의 국정과제 실현에 도움이 될 만한 사업을 중심으로 중점 과제를 선정했다. KIAT는 특히 기업의 R&D를 통한 기술혁신에 주력한다. 기업의 기술혁신을 지원해 우리 경제의 소득주도 성장, 혁신성장, 일자리 경제를 주도하고자 한다."

-올해 석박사급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을 2천684명 배출한다는 계획이 특히 눈에 띈다.

"주력산업 고도화와 신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현장 실무 능력을 갖춘 석박사급 기술인력이 필요하다고 봤다. 특히 4차 산업혁명에 대응이 가능하고, 미래에 유망할 것으로 기대되는 신산업, 첨단 ICT 관련 산업의 인력양성에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중점 투자할 산업 분야를 꼽자면 지능형반도체(61억원), 미래형자동차(38억원), 산업용 드론(37억원), 스마트공장 운영설계(25억원), 웨어러블 스마트 디바이스(15억원), 3D프린팅(15억원), 임베디드SW(29.9억원) 등이다. 일단 올해 현장 맞춤형 전문인력 양성에 686억원을 투입해 2천684명의 인재 양성 목표를 세웠다."

-그러한 전문인력을 어떻게 육성하나.

"대학교와 대학원에 해당 산업과 관련한 특성화 학과 및 교육과정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기업 연계·실습 중심 프로젝트를 펼쳐 현장에 바로 투입 가능한 실무 전문인력을 배출하겠다."

-기업의 기술사업화 애로 해결에도 초점이 맞춰져 있다. 실제로 공직에 있는 동안 이같은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과 만난 적이 있나.

"원장 취임 이후 한 의료기기 전문업체와 만난 적이 있다. 그 기업은 정부 지원을 받아 R&D를 수행했는데 후속 사업화와 해외진출에 필요한 추가 자금이 필요했고, 석박사급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KIAT에서 조치를 취했다. 정부가 지원한 사업비 잔액을 회수하는 대신 이를 후속 R&D에 활용하도록 승인했고, 사업화 관련 후속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KIAT가 지원하는 사업화연계기술개발사업을 안내했다. 향후 신제품 홍보와 기업 인지도 향상에도 지원해 주기로 했다.

대다수 중소기업들은 R&D 과정에서 각종 어려움을 겪는다. KIAT가 지난해 실시한 '2017 중소기업 기술통계조사 보고서'를 보면 중소기업들은 기술개발을 하면서 겪은 애로사항으로 인력확보의 어려움, 자금부족, 기술정보 부족, 연구설비와 기자재 부족 등을 꼽았다. 이 중 특히 심각한 것은 인력·자금 확보 문제다. 설사 R&D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이번에는 사업화 과정에서 자금시장, 판매시장 부족 등으로 어려움을 또 겪는다.

이런 부분을 감안해, 앞으로 기술력은 있지만 업력이 짧은 중소기업들의 여러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고객맞춤형 개선방안을 제시하는 '원스톱 애로처리'를 지원하려고 한다. 또 전문관 제도를 활용해 중소기업에 맞춤형 진단과 성장 솔루션을 제시할 예정이다."

-R&D 지원에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단순히 R&D의 성공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개발된 기술이 제품화돼 매출이 발생하고 해외에 진출하는 등 기업이 실제로 성장하는 과정을 종합적으로 지원하려고 한다. 이를 P&D(Platform Development)라고 정의하고 싶다. 그간 R&D 지원에는 이 부분에 대한 지원이 부족했다고 본다. 최근 혁신의 트렌드는 선도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는 선도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사업화해, 플랫폼으로 안착시키는 것이라 생각한다. 실제 사업화를 통한 비즈니스 창출, 신산업·신시장 창출까지 지원할 수 있어야 기업의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다."

-신남방·신북방 전략을 통한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신흥시장 진출 전략도 발표했다. 기존 KIAT의 글로벌 사업에 비해 보다 중점을 두는 부분은.

"정부 차원에서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이와 연계한 전략적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 그래서 올해부터는 기술협력 권역을 보다 확대·다변화하고, 통상협력·개발협력·기술협력을 아우르는 통합형 산업기술국제협력을 추진하려고 한다. 우선 올해 신남방 정책에 대응해서는 인도와의 미래비전전략그룹을 발족하고, 필리핀·캄보디아에 애로기술지도(TASK)를 착수할 예정이다. 신북방 정책에 대응해서는 러시아와의 기술교류를 위한 포럼 개최와 공동 R&D 과제를 발굴·지원하고, 아제르바이잔에 애로기술지도를 추진한다."

-지난 2월 산업통상자원부가 '중견기업 비전 2080'을 발표해 중견기업 혁신성장에 나섰다. 여기서 KIAT가 맡은 역할이 있나.

"중견기업의 기술혁신 역량을 확충하고, 지역 대표 중견기업을 발굴해 지역 혁신생태계를 구축하는 역할이다.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월드클래스300'을 사업으로 중견기업의 기술혁신 역량을 확충하려고 한다. 올해는 사업 대상인 300개 중견기업 선정을 완료했고, 내년부터 2026년까지는 전기·자율주행차, 에너지신산업, 바이오 등 미래 신산업 지원을 확대하고 소프트웨어·지식서비스 등 비제조업 분야의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성장잠재력이 뛰어난 지역 내 중견·중소기업 발굴에도 힘쓸 것이다. 혁신역량이나 지역경제 기여도를 고려해 지역별 유망 중견·중소기업을 선정하고, 지역 산·학·연과의 공동 R&D, 수출, 인력 등을 패키지 지원하려고 한다."

-지원 분야가 다양하다. 체계적으로 지원하려면 전문 인력이 많이 필요할 텐데.

"그래서 외부 전문가들과 같이 손발을 맞춘다. 분야별로 외부 전문가 자문단을 운영하고 있다. 지원 사업을 기획할 때 전문가 그룹들이 참여하고, 이를 심사한다. 지원 사업이 실제로 시행되면 이에 대한 사후관리에도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현실적으로 지원 전 과정을 모두 조직 내에서 하기는 어려우니 외부 전문가들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다.

조직 내부에도 전문 인력들이 많다. 이번에 도입한 '전문관 제도'가 이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제도다. 국제협력, 기술사업 등에서 20년 이상 경력을 가진 이들을 전문관으로 선정해, 이들이 지속적으로 기업을 보살피도록 하려고 한다. 기술경쟁력은 있지만, 정보나 정책 이해도가 부족해 성장이 정체된 중소기업을 이들이 찾아가 맞춤형 진단과 성장 솔루션을 제시하는 것이다. 기업에 문제가 있으면 이를 치료하는 주치의, 종합병원 개념이다."

-취임 이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내부 조직개편이었다. 이번에 '3대 중점 과제'를 발표하면서도 정책자문단 상설 운영 계획 등 내부 조직 관련 조치도 발표했다. 중점을 둔 부분이 무엇인가.

"'고객 중심 공공기관', 즉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으로 일하는 방식을 개편하고자 했다. 지난 2월 조직개편을 통해 일자리전략본부는 정부의 일자리 창출 지원을, 혁신성장본부는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신산업을 지원하도록 했고, 사업관리단을 신설해 정책 당사자들인 기업들에 대한 사후 관리를 강화했다. 내부 소통 강화를 위해 정책조정협의회도 설치했고, 원장 직속의 고객만족 전담조직도 대외협력실 내에 마련해 고객들의 문의를 직접 챙기고자 한다.

정책자문단을 운영하게 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산업기술 정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외부 전문가 고객이 정책자문단으로 참여해, 기관 주요 사업의 수행 및 국정과제 이행 현황과 관련해 자문하고 각종 아이디어를 제안할 것이다."

-'고객'이라는 단어를 많이 강조하는데.

"KIAT가 굉장히 많은 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연구개발(R&D), 국제협력, 지역 관련 사업 등이다. 특히 R&D 지원사업의 경우 인력양성·산학협력·기술사업·중견기업 지원 사업 등으로 다시 나뉜다. 그러다 보니 지원을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아무래도 지원하는 쪽이 '갑'의 입장이다 보니 현장에서는 자칫 지원을 하면서 지원 기관이 '갑질'을 한다고 느낄 수도 있다. 그래서 고객 입장에서 청취하고, 서비스를 하려고 노력한다.

취임하고 봤더니 지난 5년 동안 KIAT의 고객만족도가 매년 1%씩 떨어지고 있었다. 제가 취임 초부터 고객만족이 중요하다, 고객만족 경영을 하겠다고 계속 말하면서 적극적으로 이를 다시 올리려고 하고 있다. 공공기관으로서 공익성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공익성만 너무 내세우다 보면 고객들이 필요로 하는 효율적 관리가 안 되고, 기관에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하달하게 될 수 있다. 현장에서는 4차 산업혁명 속에서 여러 변화를 느끼는데, 지원 기관으로서 현장에서 느끼는 부분을 잡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3년 임기의 첫 발을 내디뎠다. 임기 중 가장 큰 목표는.

"앞서 발표한 '3대 중점 과제'를 중심으로, 기관의 주력 사업을 통해 다양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 기업과 국가경제의 성장에 기여할 것이다. 중소·중견기업의 기술사업화 지원을 통해 기업의 사업화를 성공시키고,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발전을 충실히 지원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며, 국제협력 네트워킹을 선도해 다양한 형태의 국가 간 기술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고자 한다.

조직 내부의 변화도 중요하다. KIAT가 설립된 때가 2009년인데, 그간 창립 이후로 외형적인 성장에 주력해 온 것 같다. 그런 만큼 이번에는 기관의 내적 성장에 필요한 제도와 조직을 다듬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급격하게 성장하다 보니 인사·정책결정 등에서 다소 즉각적으로 운영된 측면이 있었고, 고객만족 부분에서도 아쉬운 면이 있다고 봤다. 앞으로 KIAT가 '시스템이 통하는 체계적 조직'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겠다. 리더로서는 성과에 집중하는 보여주기식 경영이 아니라 맏형 같은, 가족 같은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다. 그러면서 내실도 탄탄하게 하고자 한다."

대담=박동석 정치·경제 에디터, 정리=윤선훈기자 krel@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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