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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스토리] '샐러드바' 원조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


론칭 21년간 외식 트렌드 변화 이끌며 1등 토종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우뚝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T.G.I 프라이데이스', '베니건스', '아웃백', '씨즐러' 등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됐던 1990년대 후반에 '토종'을 외치며 시장 경쟁에 나섰던 '빕스(VIPS)'가 올해 론칭 21주년을 맞았다.

당시 외식 시장에는 내세울 만한 국내 외식 기업이나 브랜드가 없어 업체들이 해외 유명 브랜드를 도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1980년대 후반 미도파가 '코코스'라는 이름으로 국내 최초로 외국계 패밀리 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했으며, 이후 두산음료(KFC), 두산 계열인 일경물산(버거킹), 샤니(현 SPC그룹, 던킨도너츠) 등 국내 업체들이 앞 다퉈 외국 브랜드 끌어들이기에 바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외식 산업의 미래 성장성을 보고 제일제당 식품사업부(현 CJ푸드빌)를 통해 '토종' 외식 브랜드 개발에 적극 나섰다. 당시 이 회장은 "국민 소득이 늘어나면서 외식사업 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특히 패밀리 레스토랑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값싸고 좋은 분위기에서 양질의 제품을 제공하고자 외식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제일제당은 1997년 '샐러드바'라는 프레임을 새롭게 도입해 독자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브랜드인 '빕스'를 론칭했으며, '빕스'는 매년 외식 트렌드에 맞춰 꾸준히 변신을 거듭한 끝에 지금까지도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외식업 성장성 본 이재현 회장, '빕스' 키우기 본격화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삼성그룹에서 분가한 직후 CJ푸드빌의 모태가 된 제일제당 식품사업부를 통해 1994년 일본 패밀리 레스토랑 기업인 스카이락과 기술도입계약을 맺고 외식업에 뛰어들었다.

원래 일본 유통 업체였던 스카이락은 1970년대 일본의 경제성장과 맞물려 각 가정마다 '마이카' 시대가 열렸다는 점에 착안, 차를 타고 도심 외곽으로 나가 외식을 하는 일본 외식 트렌드 변화를 포착했다. 스카이락은 이들을 겨냥해 시내 중심이 아닌 교외를 중심으로 매장을 오픈했고 패밀리 레스토랑을 확장, 전 세계에 9천여 개 매장을 운영하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한국에서 제일제당과 손잡은 스카이락은 1994년 12월 당시 신흥 주거지로 떠오르고 있던 88체육관 근처 공항로 대로변에 1호점을 열고 운영을 시작했다. 제일제당은 스카이락을 통해 패밀리 레스토랑 운영의 노하우를 익히면서 자신감을 얻었지만, 로열티 부담과 본사의 영향력에 한계를 느끼며 1996년부터 독자 브랜드 론칭 준비에 본격 착수했다. 특히 일본 외식문화를 한국에 그대로 반영하려는 점이 사업을 확장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결국 제일제당은 1997년 '샐러드바'를 앞세운 토종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를 론칭했다. 서울 강서구 등촌동에 1호점을 오픈한 빕스는 당시 일반 식당에서는 맛보기 어려웠던 연어·새우 등 고급 메뉴는 물론 신선한 채소와 과일 등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빠르게 인기를 얻었다. 또 스테이크 및 서양 식문화가 점차 유입되기 시작하던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인들의 식문화에 맞춘 자체 개발 스테이크를 출시하며 스테이크의 국내 대중화를 이끌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빕스를 론칭한 1990년대는 국민소득이 1만 달러에 근접하면서 해외 자유여행 등으로 새로운 식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스테이크, 서양식 뷔페 등 양질의 외식이 대중에게 소개될 시점이었다"며 "빕스 1호점에서는 토종 레스토랑답게 한국 입맛에 익숙한 고객들을 위해 '한국식 갈비소스'를 개발, 스테이크에 적용하는 등 첫 국내 브랜드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당시 고객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스카이락'과 결별한 CJ푸드빌, '빕스'로 입지 굳혀

'스카이락'과 '빕스'를 함께 운영하던 제일제당은 2000년 7월 외식사업부를 푸드빌로 분사시켜 레스토랑 전문기업으로 적극 육성코자 했다. 특히 '빕스'의 해외 진출을 적극 검토하며 브랜드 키우기에 본격 나섰다.

반면 중저가를 표방한 '스카이락'은 고급화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했고, 결국 푸드빌은 2006년 일본 본사와 합의를 거쳐 프랜차이즈 연장 계약을 중단, 사업을 접었다.

이후 푸드빌은 2002년 제일제당그룹이 CJ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CJ 브랜드 집중화 전략'에 따라 CJ푸드빌로 사명을 교체, '빕스'를 중심으로 다른 외식 사업 확장에도 본격 나섰다.

특히 빕스는 등촌점의 성공적인 운영 덕분에 1998년 압구정 일대 호텔 레스토랑에 버금가는 고급 레스토랑으로 2호점인 '압구정점'을 오픈했다. 이후 1999년 3호점 올림픽점을 개점하며 안정적으로 저변을 확대해 나갔다. 현재는 국내외 8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또 차근차근 내실을 쌓아 2000년에는 브랜드 론칭 3년만에 100만 명 고객 돌파, 2004년에는 고객 1천만 명 돌파, 올해 5월까지 누적 고객 수 2억 명 돌파 등의 기록을 세우며 토종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성공적 입지를 굳혔다.

◆빕스, 스테이크 대중화 앞장

빕스는 스테이크와 샐러드바 라는 두 축에 중심을 두고 성장해 왔다. 빕스는 론칭 초기에는 스테이크 대중화에 힘썼으며, 스테이크 시장 안정기 이후에는 '최고의 프리미엄 스테이크'를 선보이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2010년에는 정통 스테이크 메뉴를 강화해 '프리미엄 스테이크하우스'로의 변신을 꾀했다. 빕스는 당시 '마이 넘버원 스테이크하우스(My No. 1 Steakhouse)'라는 슬로건을 선포하고, 국내 스테이크 문화를 이끌고자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이를 위해 빕스는 BI(Brand Identity)를 변경했다. 로고 하단에 '프레시 라이프 레스토랑(Fresh Life Restaurant)'의 문구를 '스테이크 앤 샐러드 바(Steak & Salad Bar)'로 바꾸며 '스테이크 하우스'로서의 비전과 의지를 더욱 확고히 드러냈다.

또 메뉴 전문성도 강화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스테이크 전문점을 탐방하며 정통 스테이크 맛을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 여기에 직화 오븐에 굽는 브로일링 방식과 290도 이상의 프라이팬에 굽는 팬 프라잉 방식 등 다양한 조리법과 웻에이징(wet aging), 드라이 에이징(dry aging) 등의 숙성 방법도 개발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빕스가 21년간 선보인 스테이크는 300여종, 판매한 스테이크는 총 8천만개가 훌쩍 넘는다"며 "빕스의 론칭 시점부터 지금까지 이어진 스테이크 라인업의 변화를 살펴보면 한국인의 스테이크 선호도가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21년간 매 시즌마다 신메뉴를 출시하며 샐러드 바에도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지금까지 선보인 메뉴 수는 약 2천800개로, 이달 말에는 '월드푸드마켓' 시즌 2 콘셉트로 새로운 메뉴를 또 출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소비자 취향 맞춘 빕스, HMR·투고 메뉴로 새롭게 변신

빕스는 변화하는 고객 라이프 스타일과 니즈에 맞춰 브랜드 방향에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매장을 벗어난 장소 어디서라도 고객이 원할 때 빕스 메뉴를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최근에는 가정간편식(HMR)과 투고(to go) 메뉴를 대폭 강화했다.

빕스는 가정간편식 수요가 늘고 있는 고객 트렌드에 착안해 매장의 인기 메뉴인 '폭립'을 가정 간편식으로 재현한 '바비큐 폭립 2종'을 전 매장에 출시했다. 또 샐러드, 치킨, 피자 등을 '투고(to go)' 메뉴로 판매해 집은 물론 야외 캠핑이나 피크닉, 각종 파티 등에서도 빕스의 다양한 메뉴를 간편하고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투고 메뉴로만 구성한 '파티 박스'와 스테이크와 샐러드로 만든 도시락인 '밀박스'도 새롭게 선보이는 등 고객 편의를 위한 제품군을 더 늘릴 것"이라며 "HMR 제품에 대한 접근성을 더 높일 수 있도록 온라인 채널과 협업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빕스는 올해 론칭 21주년을 맞아 변화하는 고객 트렌드를 감안해 차별화된 매장 모델을 선보이며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빕스 제일제당센터점을 샐러드 특화 매장인 '빕스 프레시업(Fresh up)'으로 리뉴얼 오픈했고, 매장 입구에는 쇼케이스를 두고 '투고 샐러드'를 판매해 주변 오피스 상권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올 7월에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형태의 펍(PUB) 스타일의 주류 특화형 매장을 명동에 오픈할 예정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최고의 음식과 서비스로 고객 만족도를 최우선으로 한다'는 빕스의 가치는 처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다"며 "앞으로 한국형 패밀리 레스토랑의 새로운 성공의 발자취를 남기도록 변화와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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