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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신원 '반하트 디 알바자' 철수…사라지는 남성복


3분기 중으로 시기 조율…'지이크' 중심으로 남성복 재편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신원그룹이 남성 컨템포러리 브랜드 '반하트 디 알바자(VanHart di Albazar)'를 철수한다.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한 '선택과 집중'에 나선 만큼 백화점 1위 브랜드인 '지이크(SIEG)'에 힘을 실으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신원은 3분기 중으로 반하트 백화점 매장 35곳을 철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복수의 매장 관계자는 "철수는 확정됐고 정확한 시기를 조정 중인 것으로 안다. 철수 시기는 7~9월쯤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반영한 듯 신원은 지난 4일 공시한 '2017년 사업보고서'의 주요제품과 상표권 항목에서 반하트를 삭제했다. 현재 신원이 전개하는 남성복 브랜드로는 지이크와 지이크파렌하이트(SIEG FAHRENHEIT)만 남은 상태다. 또 매 시즌 컬렉션을 소개했던 반하트 공식 홈페이지의 룩북(LOOK BOOK)도 올해부터는 업데이트가 중단됐다.

반하트는 2011년 신원이 이탈리아 유명 남성복 디자이너 '알바자 리노'와 함께 론칭한 프리미엄 남성복 브랜드다. 신원은 반하트를 글로벌 명품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자사 브랜드 최초로 중국·프랑스·이탈리아의 상표권을 출원했다. 중국 1위 백화점 '항주대하'의 부사장이 신원 본사를 방문해 반하트 유치에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박성철 신원 회장은 당시 "창립 40주년 기념 사업의 일환인 글로벌 패션리더 도약을 위해서는 가치를 갖추고 있는 국내 브랜드 론칭이 선행되어야 한다"며 "반하트 및 기존 국내 브랜드를 통한 대중화와 명품화를 통해 국내 패션을 리드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했었다.

업계에선 반하트의 철수가 예상외라는 입장이다. 침체된 남성복 시장에서도 반하트는 핸드메이드 코트와 폭스 퍼(Fur) 다운 점퍼 등 고가 제품 인기에 힘입어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렸기 때문이다. 더욱이 30~40대 남성 사이에서 값비싼 명품 의류 대안으로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주목받고 있는 시기에서 의외라는 반응들이 나온다.

실제 반하트는 2016년 매출액이 200억원을 돌파한 데 이어 작년 11월 누적 매출액 역시 65% 성장한 170억원을 달성했다. 최근 3년간 남성복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이 마이너스(-2.4%)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꽤 선방한 셈이다. 다만 반하트 론칭 당시 3년 내 목표매출액이 300억원이었던 만큼 기대에 못 미쳤다는 분석도 있다.

작년 신원의 영업이익이 크게 쪼그라든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신원의 패션부문 브랜드사업 매출액(2천717억원)은 전년 대비 4.38% 늘어난 반면, 영업이익은 12억원으로 74.85% 줄었다. 이에 연결기준 영업이익(8억원)도 20.44% 줄었으며 당기순손실(-98억원)은 2배로 커져 2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에 신원은 올 초 지이크와 지이크파렌하이트를 중심으로 한 남성복 사업 강화 계획을 밝혔다. 지이크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입지를 견고히 하되 지이크파렌하이트는 가성비를 강조해 볼륨화 전략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중국시장에서는 한중 합작브랜드 '마크엠'에 힘을 실어 연내 중국 주요 상권에 매장 40개를 열 예정이다.

국내 남성복 브랜드의 철수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F는 작년 상반기 28년차 토종 남성복 브랜드 '타운젠트'를 철수했고 삼성물산 패션무분 역시 2016년에 21년차 백화점 브랜드 '엠비오'를 중단했다. '로가디스'의 프리미엄 라인 '로가디스 컬렉션'은 '갤럭시'로 통합하고 중저가 라인인 '로가디스 그린'은 '로가디스 스트리트'로 통합했다.

남성복 시장이 프리미엄과 SPA(제조·유통일괄)로 이분화되고 딱딱한 정장보단 캐주얼을 선호하는 남성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에 코오롱FnC는 지난해 '지오투'의 수트 라인을 접고 캐주얼에 집중하기로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코모도'는 수트 비중을 20%로 줄이고 70% 이상을 캐주얼 의류로 채워 매출액이 크게 증가했다.

이에 대해 신원 관계자는 "오래 전부터 반하트 철수를 논의해온 것은 맞지만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1~2달 내에 결론 내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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