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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화장품 '코스메슈티컬' 인기에 뷰티업계 '촉각'


화장품시장 진입장벽 낮아…M&A로 특허기술 확보 분주

[아이뉴스24 윤지혜 기자] 기능성 화장품이 각광받으면서 의약품과 화장품 간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특히 제약업계가 출시한 '코스메슈티컬' 제품이 인기를 얻으며 화장품업계 경각심이 높다. 코스메슈티컬이란 화장품(cosmetic)과 의약품(pharmaceutical)의 합성어로, 의학적으로 검증된 성분을 함유한 화장품을 말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메슈티컬 사업이 제약기업의 캐시카우(수익창출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이에 화장품 사업에 도전장을 내는 제약사도 느는 추세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제약기업 25곳과 바이오기업 18곳이 코스메슈티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기기사와 병·의원도 뛰어들며 시장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2016년 기준으로 코스메슈티컬 시장 규모는 약 5천억원으로, 국내 화장품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8%에 불과하다. 그러나 세계시장이 약 47조원에 달하고 성장속도도 화장품 시장보다 25% 빠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의 잠재성은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더욱이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항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여기에 지난 2016년 8월 화장품법 개정으로 기능성 화장품 범위가 ▲미백 ▲주름개선 ▲자외선 차단 등 3종에서 ▲염모·탈모 방지 ▲아토피 피부 보습 ▲여드름 피부 각질화 방지 등 11종으로 확대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헬스&뷰티(H&B)스토어와 온라인·홈쇼핑 등 기능성 화장품에 최적화된 채널의 성장으로 유통망 확보도 용이해졌다.

동국제약의 기능성 화장품 브랜드 '센텔리안24'는 코스메슈티컬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특히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의 주원료(센텔라아시아티카)로 만든 '마데카 크림'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면서 지난해 화장품 사업 매출액이 60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159억원) 4배 높은 수치다.

지난해 뷰티·헬스 전문회사 유한필리아를 설립한 유한양행도 화장품 분야 광폭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유한필리아는 작년 12월 베이비스파 브랜드 '리틀마마'를 출시한 두 달 만에 전국 주요백화점 아동편집매장 30곳과 프리미엄 온라인몰 등에 입점하며 급성장 중이다. 향후 성인용스킨케어 제품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이밖에도 동화약품·대웅제약·동구바이오제약·셀트리온·일동제약·종근당·휴온스·휴젤파마 등도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하며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이 같은 외유가 가능한 까닭은 제약산업에 비해 화장품산업 진입장벽이 낮은 데다, 자사가 보유한 치료제 기술을 이용하면 기존 플레이어와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품업계 M&A로 대응……"명확한 효능 입증 필요" 지적도

이에 화장품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자칫 화장품업계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더마코스메틱' 시장을 제약업계에 뺏길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하다. 더마코스메틱이랑 피부과학을 뜻하는 '더마톨로지(Dermatology)'와 코스메틱의 합성어로, 사실 코스메슈티컬과 비슷한 개념이다. 흔히 제약사가 만들면 '코스메슈티컬', 화장품사가 주도하면 '더마코스메틱'으로 불린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피부개선 효과가 얼마나 뚜렷이 나타느냐가 관건인 만큼 피부질환과 관련해 특허기술을 가진 제약업계 출현이 위협적인 것은 사실"이라며 "화장품 제조자개발생산(ODM)·주문자상표부착(OEM) 산업 성장으로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화장품을 만들 수 있지만, 제약사의 특허기술은 화장품업계가 단시간 내 쫓아갈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화장품업계도 인수합병(M&A)을 통해 더마코스메틱 경쟁력을 높이는 추세다.

대표주자는 CNP 차앤박화장품·CNP Rx·케어존·더마리프트 등 4개 브랜드로 더마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LG생활건강이다. 지난해 11월 태극제약 지분 80%를 446억원에 인수한 LG생활건강은 태극제약이 보유하고 있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 허가 600여개를 활용해 신규 더마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토니모리는 30억원을 투자해 바이오벤처기업 에이투젠을 자회사로 편입했으며 프로바이오틱스 배양액을 활용한 화장품 원료를 개발할 예정이다. CJ헬스케어를 인수한 한국콜마 코스메슈티컬 분야 경쟁력 있는 제품을 선보이겠다고 발표했다. 잇츠한불은 지난 2015년 더마코스메틱 업체인 '네오팜'을 인수해 더마 라인을 보강했다.

일각에선 급성장하는 코스메슈티컬 시장에 대한 우려도 나타낸다. 현재 코스메슈티컬 제품은 라벨이나 광고를 토대로 그 효과를 추정할 수밖에 없어 허위과장광고 제품을 골라내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코스메슈티컬의 안전성과 유효성 평가를 지원하고 임상시험 지원 데이터를 DB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너도나도 코스메슈티컬과 더마코스메틱을 하고 있지만 제도적 관리가 이뤄지고 있지 않다"며 "용어의 정의부터 모호한 데다, 이를 표방한 제품들이 기존 기능성 화장품 대비 얼마만큼의 효능이 있어야 하는지도 정해진 바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지혜기자 ji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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