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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커 돌아올까"…韓中 해빙 모드에 관광·유통업계 '기대'


中 단체관광 상품 판매 재개 관건…"사드 보복 완화, 체감은 아직"

[아이뉴스24 장유미기자]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배치와 관련해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경제 보복에 나섰던 중국 정부의 태도가 급변하며 경색됐던 한·중 관계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자 유통·관광·호텔 등 관련 업계에 모처럼 화색이 돌고 있다.

외교부는 31일 오전 10시 홈페이지를 통해 '한·중 관계 개선 관련 양국간 협의 결과'를 발표하고 "양측이 모든 분야의 교류협력을 정상적 발전 궤도로 회복시켜 나간다"고 발표문에 명시함으로써 '중국의 경제보복' 철회를 시사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10~11일 베트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정상회담을 갖는데 전격 합의하면서 양국 관계가 해빙 모드로 접었다. 이는 사드배치를 공식화한 지 1년 4개월만이다.

외교부는 발표문에서 "양측은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며 "양측간 공동문서들의 정신에 따라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발전을 추진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양국의 최대 갈등 요인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또 한·중 양국이 정치적 갈등을 겪는다고 해도 경제보복을 가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짤 발판을 이번에 마련했다고 보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일로 그동안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관광·호텔·유통 등 관련업계는 '금한령(禁限令) 해제'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특히 지난 3월 중순 중국 단체관광객의 방한 금지 조치로 일부 업체들의 잠정 폐업이 이어졌던 관광업계는 하루 속히 사드 보복 이전으로 원상 회복되길 간절히 바라는 눈치다. 관광업계는 외국인 관광객 중 절반을 차지하던 중국인 수가 작년에 비해 올해 절반가량 줄어들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 실제로 올 3~8월 입국한 중국 관광객은 전년 대비 61.3% 줄어든 203만6천215명에 그쳤다.

관광업계 만큼 호텔업계도 한중 관계 복원을 반기는 분위기다. 특히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비즈니스 호텔들은 그동안의 부진을 씻고 호텔 운영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치며 내부 정비에 나서고 있다. 또 그동안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씨트립에서 검색이 되지 않았던 롯데호텔은 최근 실무진과 만나 검색 재개와 한국 여행상품 구성을 논의하는 등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호텔 관계자는 "사드 보복 이전까지 전체 외국인 투숙객 중 15% 정도가 중국인이었지만 금한령 이후 20% 정도 감소해 지금은 10% 초반대로 떨어진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양국 관계 개선에 따른 사드 보복 완화 움직임을 전혀 체감할 수 없지만 이 같은 분위기가 조성됐다는 점에선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중순 '금한령' 이후 이익 급감으로 어려움을 호소하던 면세업계도 이번 일을 반기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전까지 '황금알'로 평가받던 면세업계는 예상치 못한 외교 이슈와 다수의 신규 사업자 등장으로 경쟁이 심화되며 최근 몇 년간 수백억 원대 손실이 발생하며 '불황의 늪'에 빠진 상태다. 실제로 지난 2분기에는 업계 1위인 롯데면세점이 14년만에 적자를 기록했고 몇몇 업체는 수익성이 악화되자 사업권을 반납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일로 한시름 덜긴 했지만 아직까진 양국 관계 개선에 따른 사드 보복 완화 움직임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며 "중국 현지에서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여행상품이 올라와야 체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 상품이 판매된다고 해도 상품기획, 마케팅 등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실제 관광객이 국내에 유입되려면 5~6개월 정도는 걸릴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 쯤 지나봐야 사드 보복 완화 분위기를 어느 정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도 양국의 화해 무드를 환영하고 있다. 이들은 면세점만큼 직접적인 피해를 입진 않았지만 일부 점포를 중심으로 중국인 관광객 매출이 높았던 만큼 빠른 시일 내에 중국인 단체 관광객들이 국내로 유입되길 기대하고 있다.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직격타를 입은 롯데 역시 이번 일에 대해 환영의 뜻을 표했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양국의 관계 개선 협의를 환영한다"며 "롯데는 기업이 감당하기 힘든 손실과 피해를 입은 것이 사실이지만 중국과의 우호적인 관계 개선이 반드시 있을 것이라 믿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협의로 롯데를 포함한 기업들의 활발한 활동이 재개되기를 기대한다"며 "우리도 정상화를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롯데는 그동안 면세점을 비롯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각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사드 여파로 인해 1조 원이 넘는 피해를 입었다. 특히 중국 롯데마트는 중국 정부의 강도 높은 제재로 대부분의 점포를 몇 개월간 운영하지 못하게 돼 매출이 급감했고 현재 골드만삭스를 주관사로 선정해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양국 관계 개선으로 롯데마트가 중국 철수 방침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기대했으나 롯데 측은 강하게 부인했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마트 매각 건은 이미 진전되어 온 사항으로 기존대로 변동없이 추진할 계획"이라며 "지금까지 10여군데 업체에서 접촉해 왔고 연내 매각할 수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마트 외에도 현재 중국 사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해온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롯데홈쇼핑, CJ오쇼핑 등도 이번 일을 계기로 입장 변화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롯데마트도 그동안 중국 사업 철수 가능성을 극구 부인했다가 태도를 바꿨던 만큼 향후 사태 추이에 따라 또 다시 입장을 번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관계가 개선되는 분위기지만 체감할 만큼 실제적인 보복 완화 움직임은 아직까지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며 "그동안 사드 보복에 따른 피해액이 수조 원에 달할 만큼 상당해 금한령 해제 등이 이뤄진다 해도 시장이 정상화되기 까진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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